연재시56회-목탁이 된 나무,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6회 목탁이 된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껍질도 벗고 깎이고 두드려 맞아도 목이 컬컬했다 똥물을 마셔야 청이 틘다더니 내 속에 든 똥 찌꺼기 비워내라 하여 파내고 후볐다 조금씩 목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아하! 속을 다 비워내고서야 득음 할 수 있구나 권천학의 시마을 2013.10.15
연재시55회-악기가 된 나무,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에서 연재55회 악기가 된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온갖 새들을 불러모아 떠들썩하게 소리잔치 벌이기 좋아하던 한 떼의 나무들, 판소리 남도창 오페라··········· 가리잖고 끼리 끼리 모여 즐겁게 살더니 죽어서도 소리판에 뛰어들었다. 이름다운 소리 속에서 .. 권천학의 시마을 2013.10.08
연재시54회-평와주의자,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에서 연재54회 평화주의자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햇빛은 나무를 키웠다 추위도 함께 나무를 키웠다 햇빛이 나무의 키를 자라게 하는 동안 추위는 나무의 살을 야무지게 올렸다 엽록소 풍부한 바람 속에서 시간의 테를 둘러가며 근육 사이 물길도 내고 마디마디 텅 빈 여백을 초록 .. 권천학의 시마을 2013.10.01
연재시53-내가 만난 부처-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서>중에서 연재53회 내가 만난 부처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아오지의 탄광촌 가파른 언덕배기, 무너진 흙더미에서 만난매미가 떠올랐다. 팔다리도 잘라내고 날개도 떼어버린 채 아직은 번데기였던 매미 폐허가 된 인생의 막장에서 비틀거리는 빈혈의 여름날, 나무 위의 푸르름에 걸터..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26
연재시52회-관음의 나무,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에서 연재52회 관음의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들리지 않는 소리 듣는 나무, 관음의 나무가 되는 일 귀, 마음의 귀 열리면 바람소리만으로도 길의 여닫힘을 가늠하는 나무의 귀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25
연재시51회-섭리의 나무,시집[나는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1회 섭리의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보이지 않는 세상 열어 보이는 나무 침묵의 나무가 되는 일 마음의 눈 뜨고 보면 구름의 두께만으로도 물길 알 수 있고 투명한 햇살 뒤에 엉켜있는 어둠을, 푸르름을 받치고 있는 붉은 노동을, 땅의 뿌리가 하늘에 닿아있음을 열어 ..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20
연재시50회-하늘에 이르는 길, 시집[나는아직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0회 하늘에 이르는 길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이곳에선 보려고 하며 안 된다 침엽수의 날카로운 바늘이 눈을 찔러댄다 들으려고 해도 안 된다 전기톱날 소리에 이미 고막은 망가졌다 보이는 걸 보지 않고 들리는 걸 듣지 않는 법을 나무는 알고 있었다. 묵언의 참선만이 하..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15
연재시 49회-나무처럼,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49회 나무처럼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다시 산다면 몸 안으로 섭리의 길 트고 그 길 따라가는 나무처럼 살리라 밝은 해 아래 말없이 잎 피우고 때 되면 꽃 피워 열매 맺는 나무 그 씨앗에 다시 목숨의 파란 움 틔워가는 나무처럼 살리라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14
연재시48회,나무를 믿었다,시집'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48회 나무를 믿었다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나는 나무를 믿었다 내 톱질이 나무의 재생을 도와주듯 나무가 나의 탈출을 도와주리라는 것을. 고단한 삶을 벗어버리고 이승으로부터 탈출한 육신을 고향마을 뒷산 소나무 밭 그윽한 솔향기로 감싸 안는 통나무 관이 되어주.. 권천학의 시마을 2013.09.10
연재시47회-제4부,해탈의 나무, 나무의집,시집[나는아직사과씨속에있다]에서 연재47회 제 4 부 해탈의 나무 나무의 집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허름하지만 믿음직한 모습으로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분명히 존재하는 집 한 채 짓고싶다 바닷바람 촘촘히 배인 해송을 베어 결 살려 속살 희게 깎고 짭짤한 세상살이에 적당히 소금기 밴 모습으로 확실하게 받쳐..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