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226

연재시59회-화장지가 된 나무,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9회 화장지가 된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한 무리의 나무들이 화장지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별 쓸모 없는 잡목으로 태어나서 잡목 숲을 이루고 쓰레기처럼 엉켜 살면서 ‘쓰레기는 아름답다’고 작은 목소리로 부르짖어가며 재생철학을 하던 친구들이었다..

연재시58회-보석이 되는 상처,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8회 보석이 되는 상처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상처에서 흘러내린 송진이 아픔으로 누렇게 떴다 한 세월쯤 흙 속에 묻혀 다져지고 끈적거리는 연민마저 삭혀버리고나서 호박으로 다시 태어나면 아픔이나 송진 따위는 생각하는 이 아무도 없다 상처를 보석이라 말하는 ..

연재시57회-목판본 경전,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57회 목판본 경전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죄요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모두 죄가 되어 돌아오니 주체할 수 없는 번뇌 때문에 사는 게 지옥 같다는 친구, 제 손으로 몽둥이 하나 깎아들고 찾아와서는 생각날 때마다 제 몸을 때려 정신 차리게 해달라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