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육십 고개 중반에서 * 權 千 鶴 육십 고개 중반에서 * 權 千 鶴 생애 첫 황사가 오려나보다 사방 분간 없이 달리던 오르막을 지나, 중년 이후의 헛헛하던, 숨 가쁘게 점 하나 찍으며 지나가버린 좌표 위에, 심심하고 재미없을, 초로의 길목 어디쯤에서 문득 건너다보이는 무미건조한 생애, 생애에 대한 첫 우울증이, 한 생.. 권천학의 시마을 2016.09.08
시-김달삼 김달삼 * 권 천 학 토론토 시내 욕 공동묘지(York Cemetery) 금빛 은빛 치장도 다양한 저승마을 길 한 켠에 확 끌어당기는 낯선 묘비 하나 <KIM DAL SAM / 1899~1978> 낳고 죽은 해와 이름, 달랑 그 뿐인 가장 짧은 묘비귀퉁이 텅 빈 공간에 묘비명(墓碑銘)으로 새겨진 십자가가 선연하다 누구보다.. 권천학의 시마을 2016.08.17
아니리 춘향가 아니리 춘향가 -춘향 3 소문이란 본시 믿을 게 못 되는 것 어둡고 때 낀 과거를 지울 수 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 할까 해서, 각색하여 퍼트린 자전적(自傳的)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이야. 요새 같으면 저작권 수입만으로도 짭짤할 텐데…… 하여튼,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꼬리.. 권천학의 시마을 2016.08.06
아니리 춘향가 아니리 춘향가 -춘향 3 소문이란 본시 믿을 게 못 되는 것 어둡고 때 낀 과거를 지울 수 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 할까 해서, 각색하여 퍼트린 자전적(自傳的)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될 줄이야. 요새 같으면 저작권 수입만으로도 짭짤할 텐데…… 하여튼,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꼬리.. 권천학의 시마을 2016.08.06
춘향이의 입덧-춘향2 춘향이의 입덧 -춘향 2 권 천 학 이게 꿈은 아니겠지? 향단아 간밤에 불불새 한 마리 품안으로 날아들어 둥지를 틀더니만 그 고운 깃 속에 알을 품더구나 산그늘에 젖는 언덕배기 휜 길 소나무 숲에 지는 석양을 걷어내며 히끗 히끗 두루마기 자락 펄럭이더라고?! 정녕 아카시아 꽃은 아니.. 권천학의 시마을 2016.07.28
'위안부'를 위한 시-나비되어 날아라-한영 이 시는 아직도 고통중에 았는 '위안부'들을 위한 시입니다. 나비되어 날아라 ! * 權 千 鶴 딸아! 오, 사람의 딸아! 우리 누이야! 얼마나 춥고 힘들었느냐! 뼛골 쑤시는 검은 역사의 밤을 견디느라 얼마나 외로웠느냐! 오래 걸려 날은 밝았으나 아직도 먼동 어느 한 귀퉁이 그늘 드리워진 새.. 권천학의 시마을 2016.07.19
시-하루살이 하루살이 * 權 千 鶴 바쁘다 설레발 치지마라 사람아! 육십 평생도 모자라 백 년으로 늘여 살면서 있으나마나 한 그 작은 몸으로 목숨이 할 일 다 하며 눈이 어디 붙어있는지 코가 있기나 한지 모를 그 하찮은 몸으로 하루를 평생으로 천 년 살이를 하루살이로 살아내고 든 자리 난 자리 없.. 권천학의 시마을 2016.07.02
봄산에서 1,2 봄산에서 1 * 權 千 鶴 불이야! 봄 산에 불났다는 외침에 불 끄러 간 사람들 모두 가슴속까지 화기가 번져 봄앓이를 한다는데 봄 화상엔 바람이 최고라며 뒤따라오는 5월이 산들산들 데인 자리 핥고 쓰다듬는다 봄산에서 2 황매산에 불 끄러 간 사람들 몇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왔어.. 권천학의 시마을 2016.06.07
시-봄옷 봄 옷 * 權 千 鶴 헤지고 헤져서 다 헤져버렸을 옷 봄만 되면 새 옷이 된다 헤져서도 새 옷 같은 헤진 옷이라도 새 옷이 되는 헤졌지만 새 옷일 수 있는 봄 *자유문학 100호기념 청탁 작품 권천학의 시마을 201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