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기도 가을 기도 * 權 千 鶴 사랑 하나에 목숨 내걸고 반짝이는 깃 펼쳐들면 무성한 잎마다 엽록소 풍부한 바람 몰려와 뜨겁게 달구던 심장 한 계절 시름없이 보내고 나면 겨울강 잔물결 소리 넘실대던 이부자리 지울 수 없는 눈물 한 방울도 못다 부른 노래도 그대 이름 다시 부를 수 없는 슬픔.. 권천학의 시마을 2017.11.24
물컹에 대하여 물컹에 대하여 * 권 천 학 홍시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물컹 씹히는, 씹힐 것도 없는 물컹거림이 이렇게 단맛일 줄이야 늘 단단하려고만 했다 물컹거림은 그저 허물렁이거나 흐리멍텅이어서 속도 배알도 없는 것인 냥 굳은 혀, 굳은 어깨, 굳은 뼈마디, 굳은 골통 붉어지지 않고는 물컹해질 .. 권천학의 시마을 2017.11.14
폴더블 폰 혁명 눈앞-화면 5만번 접었다 펴도 끄떡없게 화면 5만번 접었다 펴도 끄떡없게..폴더블 폰 혁명 눈앞김경필 기자 입력 2017.11.06. 19:46 댓글 657개SNS 공유하기음성 기사 듣기인쇄하기 새창열림글씨크기 조절하기폴더블 폰, 내년 상용화 예고 휘어지는 OLED 디스플레이 유리 대신 플라스틱 소재 사용 힘을 주어도 부러지지 않아 디스플레.. 권천학의 시마을 2017.11.07
낮은목숨들끼리-채송화 낮은 목숨들끼리 -앉은뱅이 채송화 토막토막 잘린 몸뚱이 땅에 묻으면 또 다시 피가 돌고 함께 잘린 조각들을 모아 다시 여는 새날 소중한 목숨들끼리 도란도란 작으면 작은 대로 상처로 남아야하는 이 시대의 아픔 마다 않고 함께 하는 낯익은 얼굴 보통의 목숨들끼리 다둑 다둑 가난마.. 권천학의 시마을 2017.10.31
기다림의 시-시계꽃 클로버 기다림의 시 -시계꽃 클로버 권 천 학 애초에 당신이 약속을 꼭 지키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지키기 위한 것임을 당신은 아십니다 해마다 이 자리 키도 자라지 않은 채 자질쳐 있는 것은 그냥 그러고 싶어섭니다 나도 떠났다간 당신처럼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 권천학의 시마을 2017.07.31
시-금강초롱 금강초롱 * 권 천 학 찢겨진 시간들이 철조망에 걸려 펄럭이고 있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멧돼지 한 마리 박제된 시간을 못 이겨 녹 슨 쇳소리를 뿜어 올리는 비무장지대 낮게낮게 포복하는 평화가 매복중인 바람에게 들켜 뒷덜미 끄달려 끌려가버린 빈자리에 땅 속 줄기로 손잡으며 피어.. 권천학의 시마을 2017.07.03
시-개나리 개나리 * 권천학 누가 뭐래도 봄이면 바람 타고 싶어 개나리 화들짝 피어오르는 계절이면 나들이 하고 싶어 풋정에도 마음 흔들리는 호들갑스런 나이 설익은 가슴마다 번져 나오는 어질병 어쩌지 못해 개나리 울타리 아래 모여 왁자지껄 터트리며 엮어다는 사춘기의 수다 잎이 피기도 전.. 권천학의 시마을 2017.06.03
벚꽃;봄바람은 믿을 수 없어 봄바람은 믿을 수 없어 * 권 천 학 부스럼 번지듯 꽃무더기 피어올라 신명 올리는 봄 한 나절 이름 붙일 것 없는 설렘이나 한 소쿠리 쏟아 붓고 떠나는 봄바람은 믿을 수 없어 벚꽃 그늘 아래에선 더욱 그래도 한 번쯤은 젖어보고 싶은 나른한 꿈 한 자락 못 믿은 봄바람일지언정 한 번쯤은.. 권천학의 시마을 2017.05.21
시-봄옷 봄 옷 * 權 千 鶴 헤지고 헤져서 다 헤져버렸을 옷 봄만 되면 새 옷이 된다 헤져서도 새 옷 같은 헤진 옷이라도 새 옷이 되는 헤졌지만 새 옷일 수 있는 봄 권천학의 시마을 2017.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