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소설방 5

오이소박이 -5회 끝

안녕하세요? 오늘이 연재 마지막회입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 감사합니다. 아직 COVID-19의 위협이 끝나지 않았으니 계속해서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오이소박이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약속한 목요일. 부축하듯 입구를 들어서는 두 남자. 손님들이 성글게 차 있는 초저녁부터 문이 여닫힐 때마다 시선을 모으던 한씨아줌마가 달려 나가 맞이한다. 마침 지하의 화장실 계단에서 올라오던 경애가 힐끗 그 광경을 바라본다.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부축하여 자리에 앉는 것을 돕고 있었고 한씨아줌마도 거들고 있다. 돕는 남자가 한씨아줌마의 남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다가가서 인사라도 할까 하다가 그냥 주방으로 들어가 유리문을 통해서 바라본다. 구부정한 허리를 부축 받으며 겨..

오이소박이-4회

안녕하세요? 고국엔 폭우가 내려서 피해를 많이 보았다고 합니다. 친지들에게 안부 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수목원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비피해 없는지 연략했더니 오히려 기다리던 비ㅡ 흠뻑 젖어서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 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힘들어하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COVID-19, 역시 머지않았습니다. 잘 이용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저역시, 요즘 ZOOM MEETING과 ONLINE 강의로 소통을 해가면서 또 다른 삶의 방법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지혜롭게 마지막까지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입추! ........................................... 오이소박이 * 권 천 학 -시인 • 국..

오이소박이 -3회

안녕하십니까 회원여러분! 7월의 마지막날, 여름의 한 가운데입니다. 걷기도 하시고, 매일 스트레칭도 빼놓지 마시고... 몸의 건강만이 아니라 마음의 건강, 정신의 근육을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가 아닙니다. 몸을 받쳐주는 것이 곧 정신이지요. 몸도 정신도 모두 강건하셔서, 뽀송뽀송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번엔 소담님의 그림과 '하늘텃밭'의 풍경입니다. 오이소박이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진수는 어렸을 때부터 오이소박이를 좋아했다. 갓 버무린 것부터 시작해서 익은 것까지 다 좋아했다. 오이소박이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녀석이었다. 경애의 귀에 입을 대고 사각사각 씹는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시어진 오이소박이 벌건 국물에 밥을 비벼 먹기도..

오이소박이 2

이번호는 몇몇 독자들의 독촉이 있어서 예정보다 일찍 올립니다. 이번에는 소묘반에서 제공한 그림과 뎃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의 얼굴사진은 어느 독자가 1회를 보고 조금 밝게 만들어서 보내셔서 그걸 싣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이소박이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이민 10년차인 한씨아줌마는 남편이 한인교회에서 허드렛일을 봐주며 살아간다고 했다. 이민선배라고 해서 별반 사정이 나아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고향친구의 말만 믿고 이민 왔다가 몽땅 날리고 이제 겨우 안정이 되었다고 했다. 안정이 되었다는 말은 경제적인 안정이라기보다는 사기를 당하고 입은 상처로부터 몸과 마음을 이제야 겨우 추스르게 되었다는 의미로 보였다. “네에, 난 내가 한 씨예요.” 한씨아줌마 역시 조금 전..

오이소박이 1

연이은 고온으로 30도를 웃도는 여름, 체감온도가 40도를 넘어서는 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잠시라도 마음을 다듬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연재할 단편소설 [오이소박이]는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입니다. 주현님의 뎃상과 우삼님의 '하늘텃밭' 사진을 곁들였습니다. 오이소박이 * 權 千 鶴 -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배라먹을 짜식!” 입안의 담뱃가루를 뱉어내듯, 뱉어낸다. 아리랑식당의 뒤뜰, 울타리 가의 벤치 위에 쏟아지는 오후 3시의 초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경애는 주방장 모자를 벗어 벤치 위에 떨어진 햇살을 툭툭 날려버리고 걸터앉자마자 앞치마의 주머니에서 담배부터 꺼내 문다. ‘진수가 전문대학 한식요리과를 지원했어.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