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시46회-지구의 체온-시집 [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46회 지구의 체온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동토의 얼음장을 뚫고 땅심 깊숙히 뿌리를 박으면 더운 심장에서 올려 미는 지구의 체온과 만날 수 있다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도 싹을 틔우는 나무는 푸른 목숨을 키우기 위해서 깊이깊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 지하갱도를 ..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27
연재시45회-초록비타민,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45회 초록 비타민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맛깔스런 햇빛과 바람의 자유로움이 섞이고 투명한 물맛이 어우러져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낸 초록 비타민 푸르게 잘 자란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햇빛의 성분과 바람의 방향을 그리고 물줄기의 흐름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26
연재시44회-나무의 언어-시집[나는아직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연재44회 나무의 언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몸 펼쳐놓고 침묵으로 말하는 나무 전기톱에 밑둥이 무너질 때 부르르 떠는 환생의 몸짓 한 번의 경련으로 다 말해버리는 절대 침묵 침묵은 가장 커다란 나무의 언어였다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22
연재시43회-욕망의 숲-시집[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재43회 욕망의 숲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숲은 더 이상 푸른 희망이 살고있는 숲이 아니었다 욕망의 검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늙은 공룡의 늪이었고 어둠을 통해서 죽음에 길들여지고 가파른 삶을 터득해가는 우리들의 목숨은 시시각각 조여오는 사슬에 묶여 한 걸음씩 한 ..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21
연재시42회-한그루 사과나무, 시집[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에서 연재42회 한 그루 사과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내가 한 그루 나무일 때 어린 시절 노오란 꿈이 매달린 탱자 울타리 안의 한 그루 사과나무일 때 “고향”이라는 단어는 봄마다 돋는 새싹이 되고 잊히지 않는 기억들은 새싹 위에 올라앉는 꽃으로 벙글었다. 안깐힘으로 버티..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19
연재시 41회 어둠의 씨, 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재50회 하늘에 이르는 길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이곳에선 보려고 하며 안 된다 침엽수의 날카로운 바늘이 눈을 찔러댄다 들으려고 해도 안 된다 전기톱날 소리에 이미 고막은 망가졌다 보이는 걸 보지 않고 들리는 걸 듣지 않는 법을 나무는 알고 있었다. 묵언의 참선만이 하..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15
연재시 40회-숲을 거부하다-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재 40회 숲을 거부하다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나무는 나무를 거부했고 숲을 거부했다 목숨을 징벌 당하는 삶의 현장 새순 돋을 겨를도 없이 벌목 당해버리는 피비린 자리에 또 다시 나무의 이름으로 서야하는 동물성과 광물성의 이름들 더 이상 나무이기를 포기한 나무는 숲..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13
연재시39회-향기로운 피,-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재 39회 향기로운 피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나무를 쓰러트릴 때마다 투명하게 솟아나는 나무의 피가 향기로웠다 비린내가 나는 사람의 피 그 충격적인 빨간색이 내 생애의 절망을 말하듯 향기로운 나무의 피는 향기로운 나무의 생애를 말한다 내 절망의 피로 나무를 쓰러트.. 권천학의 시마을 2013.08.08
연재시38회-푸른 동화작용-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재 38회 푸른 동화작용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선 채로 물길 열고 선 채로 말씀 피우는 나무 어둠에서 끌어올린 한 모금의 물 빛을 삼켜 엽록소 빚어 올리는 나무의 푸른 동화작용 밑둥 잘린 나무에게 희망은 늘 부질없는 것이었다 권천학의 시마을 2013.07.19
연재시37회-인연의 끈, 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 연재 37회 인연의 끈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벼랑 위 늙은 소나무 솔 씨 하나 터트렸다 회오리 바람에 날려 벼랑 아래 바위 틈 아스라이 발붙인 애솔나무 온몸 비틀어 기어오른다 인연의 끈 내려뜨려 절벽길 더듬어내리는 아! 어머니! 잡힐 듯 잡힐 듯 닿지 않는 손아귀에 시린 .. 권천학의 시마을 2013.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