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39회-향기로운 피,-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천마리학 2013. 8. 8. 03:24

 

 

 

  연재 39회

 

 

향기로운 피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나무를 쓰러트릴 때마다

투명하게 솟아나는 나무의 피가 향기로웠다

비린내가 나는 사람의 피

그 충격적인 빨간색이

내 생애의 절망을 말하듯

향기로운 나무의 피는

향기로운 나무의 생애를 말한다

내 절망의 피로

나무를 쓰러트릴 때마다

푸른 생애의 또 다른 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