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48회,나무를 믿었다,시집'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에서

천마리학 2013. 9. 10. 02:48

 

 

연재48회

 

 

나무를 믿었다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나는 나무를 믿었다

내 톱질이 나무의 재생을 도와주듯

나무가 나의 탈출을 도와주리라는 것을.

 

 

고단한 삶을 벗어버리고

이승으로부터 탈출한 육신을

고향마을 뒷산 소나무 밭

그윽한 솔향기로 감싸 안는

통나무 관이 되어주거나,

 

빛과 어둠을 쓸어 담고

아득하게 출렁이는 바다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떴다 지는 목숨 이끌어

암흑의 바다를 건네주는

통나무배가 되어 주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