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50회-하늘에 이르는 길, 시집[나는아직사과씨 속에 있다]에서

천마리학 2013. 9. 15. 20:39

 

 

 

 

 

연재50회

 

 

하늘에 이르는 길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이곳에선 보려고 하며 안 된다

침엽수의 날카로운 바늘이 눈을 찔러댄다

들으려고 해도 안 된다

전기톱날 소리에 이미 고막은 망가졌다

보이는 걸 보지 않고

들리는 걸 듣지 않는 법을

나무는 알고 있었다.

 

묵언의 참선만이

하늘에 이르는 길임을

나무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