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47회-제4부,해탈의 나무, 나무의집,시집[나는아직사과씨속에있다]에서

천마리학 2013. 8. 29. 03:11

 

 

연재47회

 

 

4 부 해탈의 나무

 

 

나무의 집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허름하지만 믿음직한 모습으로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분명히 존재하는

집 한 채 짓고싶다

바닷바람 촘촘히 배인 해송을 베어

결 살려 속살 희게 깎고

짭짤한 세상살이에

적당히 소금기 밴 모습으로

확실하게 받쳐주는 정신의 무게를

묵직하게 얹은 대들보

알맞게 굽고 둥글어서 줄기줄기 엮어내는

서까래며 추녀며

하늘이 내려와 물결 짓는 집

굵은 뼈대 일으키는 곧은 기둥 세우고

배흘림기둥이라면 더욱 좋을

넉넉한 집 한 채

자라나는 어린 것들

등 따습게 다둑여줄

송진내 감도는

나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