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55회
악기가 된 나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온갖 새들을 불러모아 떠들썩하게 소리잔치 벌이기 좋아하던 한 떼의 나무들, 판소리 남도창 오페라··········· 가리잖고 끼리 끼리 모여 즐겁게 살더니 죽어서도 소리판에 뛰어들었다. 이름다운 소리 속에서 바람소리 물소리까지 휘휘 감아 두루고 윙윙 온몸으로 끼를 풀어내던 살아생전의 습관대로 죽어서도 소리판이 되어 그 끼를 마저 풀고있다는 소식이었다. 가야금 판이 되었거나 북통이 되었거나 첼로의 통큰 소리 욹어내는 소리통이 되어서 사람들의 마음 속을 들락날락 몸살나게 하면서 백결의 궁우(宮羽), 우륵의 거문고, 스트라디바리우스 등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생전의 모습으로 영원히 푸르게 사는 생명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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