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나무의 슬픔 말뚝나무의 슬픔 * 권 천 학 오늘 아침, 미국 팰리세이즈파크에 있는 우리의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가 말뚝테러를 당하였다. 추모비 옆의 꽃무더기 사이에 꽂혀있는 흰색 말뚝에는 일본어로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적혀있었다. 뉴스는 지난 6월, 서울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의 위.. 권천학의 수필방 2013.12.18
흔들어 주세요! * 權 千 鶴 흔들어 주세요! * 權 千 鶴 설핏 가을인가 한 때가 바로 엊그제였는데 어느 새 겨울로 들어서고 첫눈도 내렸다. 몽땅 지우고 서있는 나무를 보며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데, 나의 블로그의 방명록에 한국의 한 친구가 글을 남겼다. ‘빙그레! 건강 하시겠지요-마주앉아 대포 한 잔 하고싶네.. 권천학의 수필방 2013.12.11
눈부처 눈부처 * 권 천 학 한 살 반짜리 도리하고 놀고 있으면 그야말로 시간개념도 공간개념도 사라져버린다. 그냥 둥둥, 순진무구한 허공 속을 떠다니듯, 혹은 무게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가볍디가벼운 새털 같은 느낌이랄까 구름 같은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문득 이것이 곧 천상의 삶이 아닐까.. 권천학의 수필방 2013.12.06
더는 늙지마라 더는 늙지 마라 * 권 천 학 얼마 전 한국의 모 시청에서 발행하는 기관지로부터 원고를 청탁받아 보냈다. 나의 사진과 함께 실린 그 글을 어머니 아버지께서 보신 모양이었다. 안부를 여쭙는 국제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를 받으신 아버지께서 말씀 하셨다. ‘네 글이 나왔더구나. 잘 읽었다.. 권천학의 수필방 2013.11.29
아름다운 구속, 예절 아름다운 구속, 예절 * 권 천 학 -어르신과 반바지 약속한 시간에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저만큼, 먼저 내린 딸 내외와 인사를 나누고 있던 크리스 씨가 아리와 도리를 앞세우며 늦게 차에서 내리는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어르신? 하면서 다가오더니 어르신 오시는 걸 모르고 반바지를 입어.. 권천학의 수필방 2013.11.22
신외무물 (身外無物) 신외무물 (身外無物) * 權 千 鶴 어젯밤에 한국의 어머님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곳의 날씨도 연일 무덥고, 엊그제 물폭탄으로 쏟아진 비 때문에 토론토 도심에서도 피해가 속출한 상황이었지만, 먼저 한국에 장마가 든다고 들으며 연일 염려가 되던 차였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모두 9.. 권천학의 수필방 2013.11.15
‘뻔’의 운명 * 권 천 학 ‘뻔’의 운명 * 권 천 학 에스프레소 한 잔을 내리는 동안 펼쳐 든 신문, 식탁에 기대어서 굵은 제목부터 훑어가며 페이지를 넘기는데 다이애나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다 내린 커피 잔을 들고 창가 자리로 가면서 ‘다이애나, 파예드 만나기 전 파키스탄 의사와 결혼할 뻔’이란 제목.. 권천학의 수필방 2013.11.08
창작활동은 병(病)도 이긴다 창작활동은 병(病)도 이긴다 * 權 千 鶴 나는 지금 루느와르의 ‘누워있는 누드’ 앞에 서 있다. 찬찬히 그녀의 몸매를 훑어내면서 루느와르와 속 이야기를 나눈다. 언제 부턴가 손가락의 중간 마디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엔 오른 손의 셋째와 넷째 손가락의 중간마디가 쏘삭쏘삭 근지.. 권천학의 수필방 2013.11.01
허물벗기 허물벗기 * 權 千 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 뱀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해야겠다. 정신세계 속에 잠재되어있는 관념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 없이 끔찍하게 싫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아는 한 모 기자의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다지만. 그건 순수.. 권천학의 수필방 2013.10.25
층간소음, 한생각만 바꾸면 한 생각만 바꾸면 * 權 千 鶴 -이웃, 이웃사촌 드디어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사건이 났다. 참 안타깝다. 딸깍! 한 생각이면 되는데. 건영아파트에 살 때였다. 갑자기 귀를 찢는 굉음이 벽 너머에서 들려왔다. 원고를 쓰려고 막 책상에 앉아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워서 .. 권천학의 수필방 2013.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