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은 보라, 쪽지의 추억 도둑은 보라 * 권 천 학 -쪽지의 추억 건영아파트에 살 때였다. 어느 토요일 오후, 평소보다 일찍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아파트의 건물 뒤편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가 사는 동(棟)으로 가는데, 우리집 라인의 길에 하얀 스티로폴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길 옆 화단의 .. 권천학의 수필방 2013.10.11
죄를 모르는 죄-아베신조와 일본 죄를 모르는 죄 * 권 천 학 아베신조(安倍晋三) 그 남자, 한 나라의 정치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정치윤리나 국제윤리도 모르는 것 아닌가싶다. '731'이 적힌 전투기에 앉아서 731 숫자를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히벌쭉 웃고 있는 모습이라니, 나머지 손가락이 자기가슴을 향하고 있는 .. 권천학의 수필방 2013.10.04
토론토거리의 농심라면 토론토거리의 농심라면 * 권 천 학 스파다이나 에비뉴를 걷는데 달리는 스트리트 카(시내버스)에서 뭔가를 봤다. 어? 멀어져가는 스트리트 카를 다시 눈 여겨 보았다. 엔 오 엔 지 에스 아이 엠 아 에이 엠 이 유 엔, 농심라면이잖아! 여백이 많은 가운데에 ‘Nongsim Rameun’ ‘農心’이란 글.. 권천학의 수필방 2013.09.27
당신이 브름힐다라면? 당신이 브름힐다라면? * 權 千 鶴 -일제강점기 찬양론에 대해서 오랜만에 좋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를 감상했다. 남북전쟁 당시의 멕시코 국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노예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현상금 사냥꾼 바운티 헌터 슐츠(크리스토.. 권천학의 수필방 2013.09.08
3월, 감(感)으로 하는 봄 사냥 * 權 千 鶴 3월, 감(感)으로 하는 봄 사냥 * 權 千 鶴 3월! 말만 들어도 몸 어딘가에 새싹이 돋을 것 같다. 햇살 속에 초록의 향수가 들어있고, 공기는 산소로 부풀었다. 불어오는 바람결도 미네르바의 리듬이다. 에글링턴의 어느 주택가 앞을 지나다가 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었다. .. 권천학의 수필방 2013.09.07
백담사에서 연희동까지 백담사에서 연희동까지 * 권 천 학 ‘수고가 많소. 국민을 대할 면목이 없소.’ 전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받아내기 위하여 연희동 자택에 들이닥쳐 빨간 딱지를 붙이는 검찰청직원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그 글을 읽는 순간, ‘면목 없을 얼굴이 있기나 했나?’ 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뒤.. 권천학의 수필방 2013.09.05
가족에게 편지 쓰기 옮김 폭설설법 * 권 천 학 침묵도 너무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앞마당 뒷마당 할 것 없이 몸속의 절 한 채까지 몽땅 흰 눈이 덮어버렸다 쉿! 묵은 내장 속의 기왓장 들썩일라 발 없는 바람도 걸음을 죽인다 케케묵은 등골로 시간이 타고 내리던 지붕까지 몽땅 덮어 누른 흰 눈 봉래루 설선당.. 권천학의 수필방 2013.09.03
깜박병엔 수다도 깜짝 효과 깜박병엔 수다도 깜짝 효과 * 權 千 鶴 2월 어느 날이었다. 늘 시간 없다는 이유로 못하고 있던 영어공부를 좀 시작해볼까 해서YMCA에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레벨테스트를 마치고 나에게 맞는 시간과 장소 등을 고르느라고 링크스쿨에 대한 정보를 주던 자원봉사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 권천학의 수필방 2013.08.27
사고다발의 아침 사고다발, 살얼음의 아침 * 權 千 鶴 오늘 아침은 사고가 많은 아침이다. P·A Day(Professional Activity Day)라서 학교가 쉬기 때문에 스쿨버스도 오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걸어서 아리(6세)와 도리(2세) 두 녀석을 각각 데려다줘야 한다. 바람이 칼끝 같다. 바람을 덜 맞는 소비즈 앞쪽의 .. 권천학의 수필방 2013.08.26
요지경(瑤池鏡) 대신 만화경(萬華鏡)을 요지경(瑤池鏡) 대신 만화경(萬華鏡)을 * 權 千 鶴 -2012 연말풍경을 다시 다듬어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새 대통령도 뽑았으니 이제 정말 한 해를 정리하며 마감을 해야 하는 경계의 시점이다. 침착하기도 어렵고 들뜨기도 어려운 연말분위기에 싸여 하루하루 마디를 재듯, 구석구석 되돌.. 권천학의 수필방 201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