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악수(握手)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기원 전 고대 바빌론에서는 통치자의 손에 대단한 권위를 부여했다. 즉위식이나 중요한 국가의식(儀式)을 행할 때, 오른 손으로 성상(聖像)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통치자는 하늘로부터 신성한 신의 힘을 전달 받는다는 상징이다. 로마의 카이사르 장군은 그 의미를 살려 악수하는 인사법을 만들어 군대에게 가르쳤고 그것을 전통으로 삼았다. 악수는 신뢰와 다짐을 뜻하는 몸짓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전쟁으로 점철되어있다.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느 곳인가는 전쟁으로 평화가 불타고 있다. 겉으로는 전쟁이 없는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평화의 시기라고 할 수 없다. 서로를 견제하고 뺏고 빼앗기는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