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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소박이 2

이번호는 몇몇 독자들의 독촉이 있어서 예정보다 일찍 올립니다. 이번에는 소묘반에서 제공한 그림과 뎃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의 얼굴사진은 어느 독자가 1회를 보고 조금 밝게 만들어서 보내셔서 그걸 싣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이소박이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이민 10년차인 한씨아줌마는 남편이 한인교회에서 허드렛일을 봐주며 살아간다고 했다. 이민선배라고 해서 별반 사정이 나아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고향친구의 말만 믿고 이민 왔다가 몽땅 날리고 이제 겨우 안정이 되었다고 했다. 안정이 되었다는 말은 경제적인 안정이라기보다는 사기를 당하고 입은 상처로부터 몸과 마음을 이제야 겨우 추스르게 되었다는 의미로 보였다. “네에, 난 내가 한 씨예요.” 한씨아줌마 역시 조금 전..

예사롭지않다

이번 글엔 십장생도를 곁들입니다. 위태로운 시기에 모두들 건강을 지키셔서 십장생처럼 오래오래 사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예사롭지 않다 * 권 천 학 안녕하십니까 회원여러분! 우리의 목숨을 위협받는 COVID-19으로 활동이 제한된지 석달째입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스스로 건강과 위생수칙을 지켜 목숨을 부지해야할 상황입니다. 예로부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홍복이라 했습니다. 건강장수를 기원하며 그린 그림이 십장생도입니다. 맨 아래에 설명을 붙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상기해보시기는 기회가 되시기 바랍니다. -십장생 병풍 1~4폭(해, 불로초(영지버섯), 거북, 사슴, 그리고 학(출처:한민족대백과사전) 얼마 전까지 뜰 앞에 피어 봄이 와있음을 꿋꿋하게 보이던 수선화, 아무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번져..

오이소박이 1

연이은 고온으로 30도를 웃도는 여름, 체감온도가 40도를 넘어서는 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잠시라도 마음을 다듬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연재할 단편소설 [오이소박이]는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 수상작품입니다. 주현님의 뎃상과 우삼님의 '하늘텃밭' 사진을 곁들였습니다. 오이소박이 * 權 千 鶴 -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배라먹을 짜식!” 입안의 담뱃가루를 뱉어내듯, 뱉어낸다. 아리랑식당의 뒤뜰, 울타리 가의 벤치 위에 쏟아지는 오후 3시의 초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경애는 주방장 모자를 벗어 벤치 위에 떨어진 햇살을 툭툭 날려버리고 걸터앉자마자 앞치마의 주머니에서 담배부터 꺼내 문다. ‘진수가 전문대학 한식요리과를 지원했어. 언니..

건강습관...뇌는 안 쓰면 쇠퇴

뇌는 안 쓰면 쇠퇴…기억력 향상을 위한 건강습관 4 문세영 기자수정 2020년 7월 16일 15:41조회수: 3,695 [사진=AntonioGuillem/gettyimagesbank]익숙한 목소리와 낯익은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보면서도 누구인지 곧바로 기억하기 어려울 때 ‘치매’를 걱정하게 된다. 하지만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일부 감퇴하는 것은 노화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다. 예전보다 우울감, 불안감이 커지고 타인에게 악담을 하는 등 공격성이 증가했다거나 일상생활의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거나 특정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정도의 인지기능 감퇴가 간혹 나타나는 수준이라면 정상적인 노화..

카테고리 없음 2020.07.17

그들에게 경의를

회원여러분! 부디 지치지 마시고, 힘을 내어 꿋꿋하게 견디시기 바랍니다. 하늘은 맑고 푸릅니다. 불청객 COVID-19가 설치거나말거나. 그런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 회원여러분들의 마음속입니다. 싱싱함을 잃지말고 꿋꿋하게 고비를 넘기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은 푸르고 싱싱합니다. 푸르고 싱싱한 곳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박우삼님의 하늘텃밭(우삼님은 '하늘정원'이라고 하시지만)입니다. 그곳에서 푸르름과 싱싱함이 자라고 있습니다. 우삼님의 돌봄을 받으며... 그들에게 경의를 * 권 천 학 박우삼님의 하늘텃밭의 상추, 싱싱함이 솟구치는 모습이 보이죠? *************************************************** 그들에게 경의를! * 권 천 학 시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하하하...아리에게

웃음으로 시작하는 하루!! 오늘아침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실 구석 창 아래에 웬 남자가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구요. 저와 손자 손녀 셋이서 사용하는 화장실인데 느닷없이 웬 남자가 입술에 담배를 꼬나물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보세요! 오래 전 아리를 위해서 쓴 시가 떠올랐습니다. ************ Ari -3살2개월된 아리에게 할머니 권천학 환하게 떠오르는 햇덩이를 빼닮았구나 봄바람에 피어나는 꽃송이를 닮았구나 맑은 눈과 뾰족한 입 새 세상이 열리고 새싹이 돋고 그 빨간 입술로 옹알옹알 몸짓으로 통하는 아리 나라 말 우주에 안 통하는 것이 없구나 콩 콩 콩 너를 따라가면 콩 콩 콩 새 세상이 열리고 하 하 하 네 손을 잡으면 하 하 하 새 하루가 열린다 *..

아이러니,Irony

"Si vis pacem para bellum!" 오늘은 625동란 70주년이 되는 날, 마음을 여미며 생각해봅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평화적 수단으로만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는 머지않아 다른 국가에게 흡수될 것이다" 또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도 결코 없다"고. 그리고, "평화를 위한 전쟁은 순결을 위한 성행위와 같다"고도 했습니다. 아이러니, Irony * 권 천 학(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Si vis pacem para bellum!" ‘평화의 댐’에 가면 평화를 지키는 대포가 하늘을 향해 위풍당당하다 살인을 막는다고 살인을 하는 사형제도가 철석같듯이 전쟁을 증오하고 평화를 지켜야한다면서 평화의 심장을 향해 조준되어있는 대포 평화의 이름으로..

제2땅굴에서

북한의 땅굴은 모두 남침용입니다. 1997년 미국의 해병대에서 발간한 '북한 핸드북'에 따르면 20여개로 추정된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 발견한 땅굴은 4개입니다. 제1땅굴은 1974년 연천에서, 제2땅굴은 1975년 철원에서, 제3땅굴은 1978년 파주에서, 제4땅굴은 1990년 양구에서입니다 제가 제2땅굴을 방문한 것은 발견된 얼마 후였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1,2km 떨어진 곳이었고, 2명이 동시에 총검을 매고 걸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시간당 구보로 2만4천명의 군인이 남한 즉 발견된 철원으로 쏟아져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6.25남침 70주년이 되는 오늘, 다시한번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그 날, 땅굴의 막장까지 갔다나오면서 들었던 물방울 소리와 음습한 습기가 지금도 느껴집니다. 제2땅..

노동당사에서

ㅇ 지난 6월16일,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년9개월만에 폭파되었습니다. 우리의 자존심과 540조가 넘는 세금이 한 순간에 날아가버렸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노동당사에서 * 권 천 학 온몸이 통째로 슬픔의 귀가 되는 약속의 땅 사지가 찢겨나간 자유의 토막들이 아직도 채워진 수갑을 못 푼 채 조국을 부르는 소리 노동당사의 지하실에 갇힌 피울음을 하늘로, 하늘로 퍼내는 죽지 찢긴 솔개미 탱크 바퀴에 깔렸던 플잎들은 소리 없이 일어서고 참호마다 싸늘하게 내려앉은 어둠은 병사의 가슴을 관통시킨다 북녘의 바람은 좌표를 잃는 채 정처 없이 떠돌다가 마른나무 가지에 걸려 연(鳶)이 되고 족쇄 채워진 소망을 두른 채 떨고 서 있는 겨울 나무의 숨소리 오래 전, 제가 방문했을때의 노동당사입..

아버지의 흔적

아버지의 흔적 * 권 천 학 사부곡 1 무적함대였던 등판과 막강했던 어깨가 아버지였다 힘없는 두 다리 사이, 습하고 냄새나는 아버지의 부자지를 주물럭거려가며 내가 태어난 DNA의 통로가 되어준 흔적과 씨앗주머니의 주름 사이사이를 닦는다 퀴퀴한 역사의 어두운 길을 더듬어 들어간다 초점 없는 시선으로 그윽하게 나를 들여다보는 아버지, 부끄러움도 없다 어쩌면 아버지는 지금 생명의 근원이 되는 바이칼 어디쯤을, 고비사막의 모래언덕 어디쯤을 찾아 헤매며, 원시 이전의 시간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응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회로의 어디쯤에서 우린 만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