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꽃의 자서전

천마리학 2020. 7. 28. 05:41
페북에서

꽃의 자서전

권천학



정류재 문학관의 소나무


 

열 서너 살쯤엔

레이스 달린 드레스가 입고 싶었어요

 

스무 서너 살 땐

흑진주가 박힌 관을 쓰고 싶었어요

 

시른 서너 살 무렵엔

활활 타고오르고 싶더군요

 

그러다 마흔 서너 살이 되니까

빨간 인주의 낙관이 갖고 싶었어요

 

쉰 서너 살쯤엔

서리에도 지워지지 않는 시 한 편 갖고 싶었어요

 

그리고나서 또 다시 긴 꿈을 꾸며

당신의 꽃밭에서

목숨 곱게 용수 내리고 싶어요

 

 

-시집<유명한 무명시인>에서

 



*권천학 시인은 소박한 소년의 꿈에서 서서히 시인의 향을 느끼고

유명한 시인으로 거듭 났다.

안동에서 일본 다시 김제 거쳐 익산에서 전주, 서울로...

국내에서 <유명한 무명시인>을 자처하며

천 마리 학 떼를 몰고 다닌다.

그는 캐나다에서도 알라스카로 갔다가... 밴쿠버에서 온타리오로...

세계적 청정지역에서 학의 날개를 펼치며 보낸다.

먼 드넓은 푸른 땅에서 고국을 바라다보며 불사르는 시혼.

그의 시심은 참으로 작은 별꽃처럼 빛나 보인다.

학의 날개로 천년으로 누릴 번쩍이는 시혼이 넘친다.

그는 내게 미투꾼이라고 한다.

봄부터 온갖 나무에 새로운 접붙이며 산다고,

그의 눈빛은 마치 신들린 무당처럼 꿰뚫어 보는 마법이 있다.

 

청류재 주인장 김유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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