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둥불상앞에서 금동불상 앞에서 * 權 千 鶴 -부처꽃 법대로 살게 해 주십시오 법 없이도 살게 해 주십시오 본디 땅에 발붙이고 사는 척추동물 답게 하늘로 머리 두고 살게 해 주십시오 굽은 길 위에서도 반듯하게 걷고 자갈 박힌 마른 길가에 자잘한 꽃 피워 올릴 줄 알게 하시고 조금은 모자라게 채우는 재미로 만족.. 권천학의 시마을 2010.01.31
시-풍란 풍란 권 천 학 문수보살을 만나 극락에 오른다 바람 속에서 건강한 햇살만 골라 담은 치마폭 흙 발자욱 새겨진 대궁이에서 마알간 꽃 한 송이 뽑아 올린다 향기 머금은 미소로 세상의 기름기 걷어낸다 <메모> 아무리 시끌벅적한 세상이라도 어디 한 줄기 맑은 샘 숨어있고, 아무리 지저분한 세.. 권천학의 시마을 2010.01.24
시칼-희망의 싹을 틔우자 <시사칼럼> 희망의 싹을 틔우자 * 권 천 학 입춘 지나고 우수 경칩이면 개구리가 깨어나고,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춘분 때쯤이면 겨울잠에 빠져있던 동물만이 아니라 갯가의 버들가지도 깨어난다. 비록 가슴을 파고드는 매서움은 품었을망정 봄바람도 불어와서 새싹이 돋고 잇달아 꽃소식도 실어 .. 권천학의 수필방 2010.01.21
시사칼럼 가짜명품 만드는 고도의 양심불량 * 권 천 학 시사칼럼 가짜명품 만드는 고도의 양심불량 * 권 천 학 '가짜 명품' 가방 제조 공장 적발'이라는 뉴스를 보고 참 속없는 사람들…하는 말이 입 속에서 흐물거렸다. 취재기자는 '씁쓸한 소식'이라고 했지만 나는 '속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가짜명품을 만드는 공장'이라면 이 공장은 진짜 명품공장.. 권천학의 수필방 2010.01.18
519-CBC 방문과 할머니친구들 할머니랑 아리랑 519 *12월 4일 금-CBC 방문과 할머니친구들. 오늘은 아리가 데이케어를 옮긴 다음 첫 금요일. 할머니와 함께 하루를 보내야 하는 첫 금요일. 마침 오늘은 할머니 학교의 시티 튜어로 CBC 방송국을 방문하는 걸로 되어있는 날이기도 하지. 아침 10시경, 할머니는 아리와 함께 CBC 방송국으로 ..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10.01.16
시-그 오랜 이름 사랑에게 그 오랜 이름 사랑에게 * 權 千 鶴 그날 밤 꿈자리에 바늘이 부러지더군요 누비던 꿈 개켜 시렁에 얹어버렸지요 믿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왠지 가슴이 따끔거리며 서늘했어요 그뿐이었어요 오래 전의 일 그런대로 예사로운 날들이었지요 미열이 나는 날도 있고 딸꾹질을 하기도 해고 가.. 권천학의 시마을 2010.01.15
518-새 데이케어로…월~목까지. 문제는 금요일 할머니랑 아리랑 518 *12월 1일 화-새 데이케어로…월~목까지. 문제는 금요일. 오늘부터 아리가 새로운 데이케어로 가는 날. 토론토 대학 내에 있는 데이케어로 1년 전부터 웨이팅 리스트에 얹혀 기다렸던 곳인데 이제야 자리가 나긴 했는데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만이다. 금요일 하루는 다니던 ‘키..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10.01.14
517-온종일 챕터스에서 할머니랑 아리랑 517 *11월 29일 일-온종일 챕터스에서. 아침 11시경에 집을 나서서 오후 5시경에 비를 맞으며 돌아올 때까지 온종일 아리와 함게 챕터스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오늘은 챕터스에 들어서자마자 3층으로 올라가자고 한다. “노 다이퍼, 노다이퍼, 오케이?” 의기양양해 하면서 앞장서는 ..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10.01.11
시-첫눈 첫눈 권 천 학 살포시 세상을 덮은 첫눈 그 사람의 백발이 보고 싶다! 가물가물해진 순수의 끝에서 혹은 젊음의 끝에서 가지마다 눈물 무늬로 맺히곤 하던 크리스탈! 이슬처럼 울먹이며 보낸 시간 모든 시간을 지나온 모든 길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첫 눈 산과 들에 내린 눈이 머리에 내리고 마음에도 .. 권천학의 시마을 2010.01.06
시-서설, 새해아침에 쓰는 편지 서설(瑞雪) -새해 아침에 쓰는 편지 권 천 학 좋은 증조라지요 때마침 새해 첫날 이곳에도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허공이 뿌옇습니다. 마치 그리움으로 가슴이 먹먹하던 지난날들의 어느 한 때 같습니다 우리의 만남도 우리의 시작도 언제나 순백의 눈송이었지요 보, 고, 싶, 어, 그 한 마디면 마냥 행복.. 권천학의 시마을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