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아리랑 518
*12월 1일 화-새 데이케어로…월~목까지. 문제는 금요일.
오늘부터 아리가 새로운 데이케어로 가는 날. 토론토 대학 내에 있는 데이케어로 1년 전부터 웨이팅 리스트에 얹혀 기다렸던 곳인데 이제야 자리가 나긴 했는데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만이다. 금요일 하루는 다니던 ‘키즈 앤 컴파니’를 다니던지 아니면 무슨 방법을 강구해야 할 형편이다. 그러잖아도 ‘키즈 앤 컴파니’의 메니저가 인종차별의식이 알게 모르게 있는 것 같아서 염려도 있는 터이고, 그동안 다니면서 완전히 흡족했던 것은 아니어서 금요일 하루만 불쑥 나간다면 오히려 아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차라리 할머니가 하루는 아리와 함께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은 했지만 한편으론 할머니의 문제가 심각하다. 너무 힘이 들고 또 시간을 너무나 뺏기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 일이 많은데도 지금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데 더구나 금요일 하루 온종일 돌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를 어찌 할 것인가? 교육상으로도 할머니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할머니식 교육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하고 가르치는 것이 좋은 듯하다. 어떻튼, 오늘은 첫날이라서 엄마아빠가 함께 갔다. 저녁 때 엄마아빠와 함께 돌아온 아리, 엄마아빠는 잘 적응했다고 대견해 한다. 아빠는 회사에도 가지 않고 근처인 엄마 사무실이 있는 도서관에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잠시 점심시간에 가보니까 유리창 너머로 ‘하이 대디!’하고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더라는 것이다. 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카펫트 색깔이 무슨 색이냐?고 질문하니까 모두들 빨간색이라고 대답했는데 아리만 브라운이라고 대답을 했다는 거야. 그 카펫의 중심부분이 브라운이었는데 거길 가리키면서 ‘브라운’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서 선생님이 매우 칭찬했다는구나. 또 진짜 캐터필러도 보았다고 할머니에게 설명도 했지. 제시카 선생님이 포켓에 넣었다고 하는데 그건 무슨 뜻인지 잘 모르지만 하여튼 아리가 잘 적응했다고 하니 무엇보다도 안심이고 즐거웠지. 요즘 부쩍 말수도 늘고 의견도 분명해서 집안에서 모든 일에 다 참견하고 제 의사를 언제나 다 말하는 아리. 자라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단다. 잘 자라줘서 우리가족 모두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단다. 깔깔깔 웃는 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고, 통통통 뛰는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고, 할머니의 키높은 의자 뒤로 올라와 어깨를 타고 할머니 무릎으로 내려오는 아리가 분주하고 법석이지만 그런 아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할머니는 정말 행복하단다.
퍼스트 캐네디언 플레이스입니다. 이곳저곳 모두가 아리의 놀이터입니다. PATH의 한 부분인데 깨끗하고 시설이 편리해서 참 좋습니다. 공공장소가 깨끗하고 넓고 편리하고 많다는 것이 한국과는 다른 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람들이 모두모두, 정말정말 친절하다는 점. 이것도 한국과 다른 점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온화합니다. 그 점 때문에 할머니는 늘 감동 먹는답니다!
아리야. 고맙다! 네가 있어서 우리모두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너도 알지? 그런데 더욱 기특한 것은 엄마나 아빠 그리고 할머니가 웃는 얼굴이 아니다 싶으면 “아유 해피?” 하고 꼭 물어보고 “노우~”하면 걱정스레 울적해져서 함께 우울한 표정이 되다가 애써 표정을 바꾸며 “하하하 아유 해피?” 하고 다시 묻는 아리. “할머니, 와이 낫 해피?” 하고 묻기도 하고, “할머니, 엄마 노 해피” 하고 걱정하기도 한다. “그래. 해피!” 그제서야 소리내어 하 하 하 웃으며 밝아지는 아리. “앤 유?” 하면 “미투! 해피!” 함박웃음을 터트리는 우리 아리. 오, 귀여운 천사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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