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20-존 아저씨 그리고 선생님이 된 아리.

천마리학 2010. 1. 19. 02:13

 

  할머니랑 아리랑 520

 

*12월 6일 일-존 아저씨 그리고 선생님이 된 아리.  

 

 

오늘은 빅데이였지.

점심에 존 아저씨를 초대했지. 오늘이 아리가 좋아하는 존 아저씨의 생일이었단다.존 아저씨는 할머니를 비롯해서 우리가족의 좋은 친구잖아.

그래서 엄마가 점심에 특별메뉴를 준비하고 선물도 준비했지. 차이니스 퐁듀. 그리고 선물도 준비했지.

존 아저씨가 들어오자마자 핼로우 존 아저씨! 하며 반갑게 달려가는 아리.

즐거운 식사시간부터 저녁때가 되어서 돌아갈 때까지 끊임없이, 줄기차게, 한 시도 멈추지 않고 존 아저씨랑 친구삼아 노는 아리. 아리는 존 아저씨랑 함께 촛불도 끄고, 음식 써빙도 하고, 장난도 치고 놀자고 떼도 쓰고…

귀찮아하지 않고 끝까지 놀아주는 존 아저씨. 그러니 아리가 좋아하지. 우리 가족 다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존 아저씨잖아.

존 아저씨는 저녁 무렵에 돌아갔지. 집에서 ‘어더 할머니’(아리가 부르는 존 아저씨의 엄마)가 존 아저씨를 위해서 저녁식사를 차려놓고 기다리기 때문이야.

 

 

 

 

존 아저씨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녁식사 후 우리 가족 모두를 놀래키고 즐겁게 해 준 아리.

엄마아빠가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는 동안 할머니는 아리와 놀았지. 아리는 기분이 좋은 아리는 할머니 책상 옆 작은 서류테이블 위에 올라서서 할머니에게 노래와 춤을 보여주는 거였어.

비좁고 위태로워서 할머니는 무대공연을 거실 가운데 스펀지 위로 옮기게 했지. 그리고는 엄마아빠를 불렀지. 할머니 혼자보기 아까워서말야.

“엄마야 아빠야, 빨리 와서 아리의 공연좀 봐라!”

엄마아빠가 오자 더욱 신이 났는지 갑자기 아리의 태도가 달라지더구나.

“아이 엠 어 티춰! 오케이?”

“오케이!”하고 대답했더니. 창가쪽에 의자를 가져다놓고 그 위에 올라가는 거야.

“잇츠 써클 타임! 오케이?”

하면서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를 둥그렇게 앉게 하는 거야. 아리가 시키는 대로 바닥에 앉았지. 그랬더니 의자 위에 서서 동작을 섞어가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동안 알고 있는 노래와 춤을 다 동원하고 군데군데 작사작곡은 물론 이야기도 지어 붙여가며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거야. 너무나 귀엽고 놀라운 모습이었지. 아리의 그 모습을 보던 엄마가 그러는데 아리가 데이케어에서도 언제나 선생님이 되어서 친구들은 모아놓고 공연을 한다고 하더라는 거야. 우린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지. 그런데 정말 우리 아리 잘 한다. 아리의 공연모습에 엄마아빠는 물론 할머니까지 너무나 신기하고 대견했단다. 노래가 끝날 때 마다 박수쳐주었지.

올드맥도날도, 로우로우로우, 라운드 어 버스, 산토끼, 나비야, 머리어깨무릎발, 파이브리틀 멍키즈, 이푸 유 알 해피 앤 노우 잇, 브라운 베어… 아는 노래도 있고 모르는 노래도 있고 지어낸 노래도 있고… 아리에게 그렇게 많은 레파토리의 춤과 노래가 있는 걸 몰랐지.

“넵 타임!”

 

 

 

 

아리와 존아저씨가 구두를 바꿔신고 있습니다.

존아저씨의 발이 커서 아리에겐 보트 같습니다.

 

 

 

 

 

한참 노래와 춤을 추더니 이번엔 낮잠시간이라고 자리를 옮겨 눕게 하는 거야. 말을 안 들으면

“아이 엠 어 티쳐!”

엄마 아빠랑 할머니랑 아리가 정해주는 자리에 나란히 누웠더니 아리는 집안의 불을 모두 끄는 거야.

“아리 티쳐! 할머닌 피피가 하고 싶은대요.”

“에푸터 넵”

“아이이~ 지금 하고 싶어요.”

“오케이, 컴, 컴,.... 유, 넾 어게인 에푸터 토일렛, 오케이?”

“녜에~ 그런데 푸푸도 하고싶어요오~”

“오마이 가쉬, 오케이!”

그 말에 계속 쿡쿡 거리며 웃고 있던 엄마아빠가 더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지.

“쉿~”

정말 아리는 선생님과 똑 같더구나. 엄마아빠에게 조용히 하라고 지시하고는 할머니를 끌고 한쪽으로 가서 손짓으로 토일렛이라고 모양을 지어 짤막하게 동작을 하더니 끝났다고 다시 제자리로 끌고 가서 눕게 하는 거였어.

잠시 또 시간이 지나자 피니쉬, 넵타임! 하면서 전등 스위치를 하나씩 켜는 거야.

 

 

 

 

 

구두를 바꿔 신고 집안을 한 바퀴 돌고 났습니다.

아리가 존아저씨 발에 자기 구두가  잘 맞나 안 맞나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리의 구두 뒷둘레가 납작하게 접혔답니다.

 

 

 

 

 

실내가 밝아지자 이번엔

“런치 타임!” 하는 거야. 엄마가

“우리 뭐 먹어요?” 하고 엄마가 물으니까

“브레드 앤 밀크!”

그래서 할머니가

“선생님, 난 치킨이 먹고 싶어요.”

했더니 한쪽으로 가서 손동작을 하며 입으로 착착 하며 무슨 흉내를 내더니 돌아와서 오무린 손을 내밀며 할머니에게 치킨을 주는 시늉을 하면서

"이거 친킨이예요?"

“아이 바이 더 라바”

그러는 거야. 라바에서 샀다는 거지.

우린 계속 웃지 않을 수 없었단다.

런치타임 끝나고 다시 한동안 공연을 하고 책을 펼쳐 들고 읽고 노래하고 하더니

“피니쉬, 고우 홈!”

“우리 집에 가도 돼요?”

“오케이”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씨유투머로”

“선생님, 우리 엄마가 안 왔는데요 잉잉잉”

하고 할머니가 우는 시늉을 했더니

“던 크라잉, 던 크라잉”하면서 다가와 손을 잡고 고우고우~ 홈.

 

 

 

구두를 바꿔 신고도 불편하지 않은지.....

여전히 재미있고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와, 우리 아리가 정말 선생님 같았단다.

노래 가사 지어내고, 이어 붙이고, 동작도 지어내고, 막힌다 싶으면 얼른 아리 나라 말로 꾸며대어서 이어나가는 아리, 정말 막힘이 없었고, 선생님이 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재연해내는데 우리 모두 놀랬단다.

그리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단다.

아리, 땡큐!

땡큐, 아리 선생님!

 

그런데 잠자리에 들어서 또 할머니 젖을 빨아서 할머니가 얼마나 아픈지 아니?

무슨 선생님이 젖을 먹니? 웃기는 짜장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