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15-실랑이, 실랑이, 끊임없는 실랑이… 리사아줌마

천마리학 2010. 1. 5. 22:58

  할머니랑 아리랑 515

 

*11월 24일 화-실랑이, 실랑이, 끊임없는 실랑이… 리사아줌마

 

몬트리올에서 따따 잔과 똥똥 달랏이 오셨습니다. 물론 아리의 선물도 가지고 오셨습니다. 아리는 엄청 좋아합니다. 따따 쟌과 똥똥 달랏 역시 아리를 엄청 귀여워하십니다. 그리고 많이 자란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스마트하다고 좋아하십니다. 아리도 몹시 반가워서 번갈아가며 안기고 장난 걸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옆 테이블의 손님에게 까지 가서 말을 걸기도 하고, 또 옆 테이블의 손님들도 아리의 귀여운 모습에 말을 걸어오기도 합니다.

하버프론트의 딤섬 레스토랑 <펄>에서 멋진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연신 웃음꽃이 피었답니다.

 

 

 

 

어트리움에서 커다란 화면을 통해 방송을 보고 있어요.

 

 

 

 

오늘도 잠자기 전에 한 바탕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아리와 할머니 사이에.

아리는 ‘안추워초컬릿밀크’를 달라고 하고, 할머니는 잠자기 전에 ‘안추워초컬릿밀크’를 마시면 침대에 피피를 하게 되니까 그냥 자고 내일 아침에 먹자고 합니다.

실랑이는 그뿐이 아닙니다. 침대로 오지 전에 또 다른 실랑이도 있었습니다. ‘클리포드 가족 이야기’ 때문입니다. 으레이 아리는 유튜브를 통해서 ‘파니파니’나 ‘클리포드 가족이야기’나 ‘브라운 베어’ 등을 보곤 하지만 그때마다 보지말자고 하는 할머니와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엄마아빠와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된다고 막다가 별 수 없이 아리의 강력한 요청에 지고 마는데 그 후에 또 작은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엄마아빠와 할머니 사이에. 엄마아빠는 할머니 컴퓨터에서 보라고 하고 할머니는 엄마아빠 컴퓨터에서 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아리가 한 번 할머니 컴퓨터에 앉으면 그 순간부터 할머니는 꼼짝없이 모든 일을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리의 선택에 맞기면 아리는 언제나 할머니 컴퓨터를 지적합니다. 그리고는 할머니를 끌고가서 의자에 앉게 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리가 엄청 할머니를 생각하는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아리는 의자에 할머니가 앉으면 할머니의 무릎에 올라앉습니다. 이게 바로 아리가 원하는 자세이거든요. 어떤 때 겨우 틈을 내서 잠시 할머니가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으면 아리는 할머니 의자의 등바지로부터 올라와서 할머니의 어깨를 타고 무릎으로 바로 쳐들어오곤 한답니다. 할머니는 두 손 들고 말지요.

또 실랑이는 계속됩니다. 한번만 보기로 약속합니다.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곤 하지만 아리는 절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클리포드 가족이야기’를 보고나서도 ‘브라운 베어’를 보자고 떼를 씁니다. 옥신각신 하지만 결국은 할머니가 약해져서 ‘한 번 만!’할 때도 있고, 할머니가 강경하게 나오면 아리가 ‘한 번 만!’하고 회유하기도 합니다.

 

 

  

 

소개할게요. 리사아줌마예요.

그런데 리사아줌마가 저보다 더 아저씨도 좋아하시고, 롤리팝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죠?

하여튼 잘 지내보세요. 일단 소개해 드렸으니까

^*^

 

 

 

 

그러나 아리는 그 ‘한번만!’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결국은 다시 ‘라스트 원!’하고 애원 내지 떼를 씁니다. 그런 실랑이 후에 침대로 가게 되는데 침대에서도 실랑이가 계속되는 것입니다. ‘안추워초컬릿밀크’는 먹겠다고 하고 안 된다고 하는 실랑이, 자자는 할머니와 조금 더 놀자고 하면서 책을 펼치는 아리와의 실랑이, 심지어 자다가 젖은것을 발견하고 할머니가 옷을 갈아입히려고 하는 것마저도 아리는 싫어합니다. 죽어라 싫어하기 때문에 어떤 땐 그냥 젖은 채로 아침까지 버티기도 한답니다. 아침에도 실랑이는 계속됩니다. 젖은 옷을 안 벗겠다는 아리와 갈아입히려는 할머니, 또 할머니가 고른 옷과 아리가 입고 싶어 하는 옷이 달라서 실랑이, 바지를 안 입겠다고 하는 아리와 입어야한다고 하는 실랑이, ‘샤방샤방’을 하자는 강제와 하지 않겠다는 떼로 벌어지는 실랑이. 밥을 먹으라고 하는 할머니와 씨리얼을 먹겠다고 하는 아리와의 실랑이. 심지어 먹으라고 하는 할머니와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 놀이에 빠진 아리와의 실랑이. 시간을 재촉하는 엄마와 늦장을 부리는 아리와의 실랑이, 검은 모자를 쓰라고 하면 블루 모자를 쓰겠다고 하는 실랑이, 베이지 자켓을 입으라고 하면 다른 자켓을 입겠다고 하는 실랑이, 블루 부츠를 신겠다고 하고 비가 안 오는 날이니까 안 된다고 우기는 실랑이…… 실랑이는 끝이 없습니다.

미운 일곱 살이라더니 지금은 미운 두 살입니다. 실랑이를 하면서 자라고 실랑이를 하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모양입니다.

실랑이를 하면서도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