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재봉틀에 박아버린 양심 <시사칼럼> 재봉틀에 박아버린 양심 -가짜명품 만드는 공장 권 천 학(시인) '가짜 명품 가방 제조 공장‘을 적발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진품 가격으로는 수백 만 원짜리이지만 단돈 만원에 동대문이나 이태원에 있는 전문 가게로 넘어가고, 그 가게에서는 15만원에서 20만 원 정도에 팔린다고 한다. .. 권천학의 수필방 2009.11.07
DMZ DMZ ―휴전선․1 權 千 鶴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눈물도 없는 마른 슬픔은 아직도 목에 걸려 꺼억 꺼억 흐느끼는데 그 기막힘을 새들도 아는지 무시로 쫑알대고 얼레에 감긴 채 목 졸린 기다림은 줄 떨어진 연(鳶)에 매달려 하염없이 빈 하늘에서 떠돌고 그 막막함을 시냇물은 누워서도 아는지 155.. 권천학의 시마을 2009.11.04
493-존 아저씨 할머니랑 아리랑 493 *9월 19일 토-존 아저씨 존 아저씨가 엄마와 함께 할머니 시를 번역하는 작업 때문에 왔다. 금년 초부터 시작한 일이라서 이제는 마무리 단계이다. 여름 내내 못 만났으니 오랜만이다. 존 아저씨는 아리만 만나면 아리보다 더 아기처럼 놀아준다. 그래선지 아리는 평소에도 가족..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11.03
시-쓰레기는 아름답다 쓰레기는 아름답다 權 千 鶴 (시인) 섣달그믐 무렵 일 년 내내 모아진 각종 영수증을 정리할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곧 빚지는 일이고 쓰레기를 만드는 서글픈 노동이고 나도 세상을 더럽히는 쓰레기일 뿐이라는 통증 때문에 일어나는 스파크 100볼트의 전류가 일으키는 심장발작 해마다 섣달은 오고.. 권천학의 시마을 2009.10.28
꽃의 자서전 <시> 꽃의 자서전 -맨드라미 권 천 학(시인) 열 서너 살 쯤엔 레이스 달린 드레스가 입고 싶었어요 스무 서너 살 땐 흑진주가 박힌 관을 쓰고 싶었구요 서른 서너 살 무렵엔 활활 타오르고 싶더군요 그러다 마흔 서너 살이 되니까 빨간 인주의 낙관이 갖고 싶어졌어요 쉰 서너 살 쯤엔 서리에도 지워.. 권천학의 시마을 2009.10.21
누가 만일 ‘당신 참 명박스럽군요’ 라고 한다면? 누가 만일 ‘당신 참 명박스럽군요’ 라고 한다면? 권 천 학(시인) 'You so obama.(당신 정말 오바마스럽군요.)' 오바마의 대문자 O를 소문자 o로 바꾼 짤막한 이 한 마디. 무슨 말일까? 이 말은 지금 미국인들 사이에 ‘You are so cool.’ (당신 정말 멋지군요)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슬랭으로, UCLA가 .. 권천학의 수필방 2009.10.17
시-동작동에서 <시> 동작동에서 권 천 학(시인) 만날 때마다 깊어지는 어둠 푸른 잔디 이엉 아래 무수히 창을 만들어도 밝히지 못하는 등불 가슴앓이로 시작된 그대 꿈 없는 잠보다 잠 없는 숱한 밤을 기억해야 하는 내 생애의 묘비명 몇 구(軀)의 안식으로 얻어진 한 웅큼의 휴식 죽음을 팔아 사들인 텃밭에 경작.. 권천학의 시마을 2009.10.16
칼럼-문딩이 코구멍에서 마늘씨를 빼먹지… 문딩이 코구멍에서 마늘씨를 빼먹지… 권 천 학(시인) 내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이다. ‘보리고개’라는 말을 듣고는 엄마 보리고개가 어디 있어? 하고 물었다. 대관령이나 추풍령과 같은 어느 높은 산 고개의 이름으로 알고 묻는 말이었다. 그때만 해도 나 어릴 적보다는 얼마나 풍요로워진 세.. 권천학의 수필방 2009.10.08
488-한국말이 어려워! 할머니랑 아리랑 488 *9월 3일 목-한국말이 어려워! 할머니가 요즘 한국말 가르치느라고 현관을 나설 때마다 “다녀 오세요” "다녀 오겠습니다“ ”다녀 왔습니다“ 를 연습시키는데 한국말이 어려운 모양이다. 영어나 불어는 쉽게 하면서 한국말을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 ‘고맙습니다’하는..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10.06
484-홀쓰 경찰 아저씨와 꼬불꼬불 분수 할머니랑 아리랑 484 *8월 27일 목-홀쓰 경찰 아저씨와 꼬불꼬불 분수 아리가 챕터스를 엄청 좋아하고, 데이케어 문을 나설 때마다 그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가자고 하는데 요 며칠 동안 안 갔지. 그래서 오늘은 마음먹고 스트롤러를 준비했지. 웰링턴 스트리트의 빅아리 치과 앞을 막 지나는데 아리가 갑..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