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주전자 바위 주전자 바위 * 권 천 학 아버지는 늘 아름다운 모습으로 취해 있으시다 빈 주전자를 들리운 채 등 떠밀려 내닫던 유년의 골목길엔 눈물이 그렁그렁 출렁이는 바다를 품어 안고 휘청휘청 출렁이는 세월을 노 저으시던 아버지 주전자 속의 꿈을 조금씩 따루어 마시며 가슴을 비워내시고 바람 소리 가.. 권천학의 시마을 2010.03.04
춘분 춘분 * 權 千 鶴 봄이면 눈이 없어도 눈 뜰 줄 아는 나무처럼 땅심 깊숙이 물관부를 열고 투명한 물길을 여는 나무처럼 먼 가지 끝 잎새까지 초록등불 밝히는 마음의 눈을 가진 나무처럼 눈 감고 있으면서 속 눈 틔우는 나무처럼 실버들 가지 연두 빛으로 몸 트기 시작하는 춘분 때 쯤 환절기의 몸살감.. 권천학의 시마을 2010.03.01
토정비결 보며 여유롭던 설날 * 권 천 학 토정비결 보며 여유롭던 설날 * 권 천 학 ‘그러고 보니 내일이 언니 생일이네? 멀리서나마 생일 축하해’ 한국에 있는 막내 동생으로부터 받은 메일이다. 사실 며칠 전 양력생일 날짜에 맞춰 이곳에서 가족끼리 조촐한 생일축하를 이미 받은 터였다. 한국사람이면 대개는 양력과 음력 날짜 중에서 하.. 권천학의 수필방 2010.02.19
529-할머니의 마지막 수업과 재숙이모네 집들이파티! 할머니랑 아리랑 528 *2010년 1월 8일 금-할머니의 마지막 수업과 재숙이모네 집들이파티! 오늘은 할머니의 마지막 수업 날. 할머니가 원고를 쓰기 위해서 3 개월 동안의 휴학을 하기 때문이지. 또 아리가 데이케어에 가지 않는 날이기 때문에 할머니는 궁리 끝에 아리랑 함께 등교했지. 피로 때문에 몸이 ..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10.02.17
시-안개*권천학 안개 權 千 鶴 덮어 두게나 속세에 뒹구는 아랫도리 흰 설움 붉은 웃음도 조금은 감추고 더러는 잊어가며 그냥 그렇게 먼발치서 보게나 가까이 너무 가까이는 말고 조금만 당겨 서게 나무가 나무로 바위가 바위로 그리하여 숲이 되듯이 나, 여기 한 떨기 꽃으로 그대, 저만큼 한 무리 그리움으로 그냥 .. 권천학의 시마을 2010.02.05
남을 돕는 일도 연습이 필요하다 남을 돕는 일도 연습이 필요하다 * 권 천 학 지난 12일 아이티에 일어난 지진을 전해주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뻥 뚫린 듯 벌린 입을 다물기가 어려웠다. 천재지변을 당한 아이티 사람들의 절망과 아픔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 풍성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일도 편안한 침대에서 자는 일마저도 죄.. 권천학의 수필방 2010.02.01
시사칼럼 가짜명품 만드는 고도의 양심불량 * 권 천 학 시사칼럼 가짜명품 만드는 고도의 양심불량 * 권 천 학 '가짜 명품' 가방 제조 공장 적발'이라는 뉴스를 보고 참 속없는 사람들…하는 말이 입 속에서 흐물거렸다. 취재기자는 '씁쓸한 소식'이라고 했지만 나는 '속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가짜명품을 만드는 공장'이라면 이 공장은 진짜 명품공장.. 권천학의 수필방 2010.01.18
510-산타 퍼레이드와 뱃속의 아기! 할머니랑 아리랑 510회 *11월 16일 월-산타 퍼레이드와 뱃속의 아기!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렀지. 일요일에 산타 퍼레이드가 있는 날, 그리고 할머닌 존 아저씨랑 북한영화 보기로 한 날. 일요일이니까 집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존 아저씨가 예약해놓은 스파다이너 스트리트의 중국레스토랑에서 아점을 ..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12.14
152-숫자공부 셈공부 시작 할머니랑 아리랑 502회 *10월 15일 화-숫자공부 셈공부 시작 지난주부터 할머니 화장실에 포스트 카드 크기의 똑같은 달걀그림 10장을 붙였지. 오며 가며 아리 네가 보라고. 지난여름, 할머니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거리의 붙은 광고용으로 붙은 달걀 그림을 떼어온 것이란다. 왜냐구? 너에게 ..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11.26
496-Where is Ari's wine? 집요함과 고집 할머니랑 아리랑 496 *10월 1일 목-Where is Ari's wine? 집요함과 고집 요즘 아리는 걸핏하면 집을 짓는다. 의자건 카드건, 혹은 장난감 인형들이건 심지어 할머니 다리까지 이용해서 구역을 만들고 그것이 아리의 집이라고 하면서 그 안에 들어가 재미있어한다.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 일이 좋은가보다. 의.. 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200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