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84-홀쓰 경찰 아저씨와 꼬불꼬불 분수

천마리학 2009. 9. 27. 21:39

    할머니랑 아리랑 484

 

*8월 27일 목-홀쓰 경찰 아저씨와 꼬불꼬불 분수

 

 

 

아리가 챕터스를 엄청 좋아하고, 데이케어 문을 나설 때마다 그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가자고 하는데 요 며칠 동안 안 갔지. 그래서 오늘은 마음먹고 스트롤러를 준비했지.

 

웰링턴 스트리트의 빅아리 치과 앞을 막 지나는데 아리가 갑자기 홀쓰 홀쓰! 외쳤지. 킹스트리트에 홀쓰 경찰 두 명이 말을 타고 가는 거였어. 와아~ 어떡허지? 홀쓰만 보면 어쩔 줄 모르는 홀쓰 마니아인 우리 아리, 며칠 전에도 길에서 홀쓰 경찰을 발견했었는데 이미 저만큼 가고 있어서 따라잡을 수가 없는 거리였지. 그때도 아리는 계속해서 홀쓰, 홀쓰하면서 아쉬워했었지.

좋아!

 

 

 

 

킹스트리트에서 만난 기마경찰아저씨들.

말을 좋아하는 아리를 위해서 아저씨들이 이렇게 일부러 사진을 찍도록 해주었답니다.

아리는 말의 발목에 둘려진 야광 표찰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때부터 할머닌 스트롤러를 힘껏 밀면서 뛰기 시작, 교통법규도 어기고 존 스트리를 건너서, 지하철본부 건물 옆의 화단길로 직진, 할머니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페네로페 옆 마당으로 나갔는데도 홀쓰 경찰 저만큼 앞서 가는 거야. 할머니가 소리쳤지.

“핼로우, 홀쓰폴리스! 핼로우, 핼로우…”

홀쓰 경찰이 뒤를 돌아보다가 옆텡이에서 달려오는 우릴 발견했어. 무슨 일인가 하고 멈춰 서서 기다려주었지.

“홀쓰 이즈 마이 그랜썬스 페이브릿 에니멀. 애엔…”

숨이 차서 말하는 할머니를 보더니, 웃으면서 오케이 하더니 뒷걸음으로 우리 가까이 와줬지. 할머니가 네 이름이 아리라고 소개하고 아리가 말을 엄청 좋아합니다.

 

 

 

 

 

 

더 비치스!

어떤 이쁜 아줌마가 아리에게 선사한 풍선입니다.

 

 

 

 

 

지난 여름 가족 휴가 때 퀘백에 갔을 때 브라운 홀쓰 마차도 탔는데 그 홀쓰 이름이… 갑자기 말 이름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랬더니 그 경찰아저씨가 “레이? 존? 블루?…”하면서 말 이름들을 대기에 할머니가 허리를 굽혀 아리 너에게

“아리, 뭐였지?”

“벤”하고 대답하는 거였어. 아하 벤? 네가 말을 좋아해? 자, 만져봐라… 하면서 네가 만질 수 있도록 아주 가까이 와줬어. 두 마리의 말발굽이 바로 옆에 오니까 약간 겁이 났지만 괜찮다면서 만지게 해줬어. 그때 어떤 아저씨가 사진을 찍겠느냐고 묻기에 그런다고 대답하면서 보니까 글쎄 길가던 사람들이 모두 서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와~

할머니 카메라를 받아 든 아저씨가 찍으려 하는데 옆에 전신주가 있으니까 홀쓰 경찰이 자리를 옮겨주기까지 하면서 그 사람더러 이쪽에서 찍으라고 대주는 거였어.

와아~ 정말 친절하더구나. 아마 아리 네가 몹시 귀여워서였을 거야.^*^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바이바이~ 하고 떠났는데 그래도 아쉬운 아리 때문에 뒤 따라 갔지. 뒤따르는 우릴 보고 바로 그 앞에 있는 로이 톰슨 홀 옆의 공원으로 들어가더구나. 우리도 그리로 가서 잔디밭에 있는 말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브라운이 쉬~를 하는 거야. 신기하게 보고 있는데 이번엔 블렉이 쉬이~.

그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 손을 흔들며 헤어졌지.

 

 

 

 

 

처음 받은 연두색 풍선을 터트려버린 아리가 못내 아쉬워서 다시 그 아줌마에게 갔습니다.

이번에도 아줌마는 아리에게 보라색 풍선을 주셨습니다.

참 마음씨 좋은 아줌마였습니다.

 

 

 

 

우리는 계속 말이 간 쪽으로 킹스트리트로 갔지. 할머니가 전부터 너에게 보여주겠다고 한 ‘꼬불꼬불 분수’(할머니가 붙인 이름^*^) 생각이 나서 거길 향해 갔지. 할머니 학교 근처야. 아델레이드 스트리트. 그런데 가는 날이 젯날이라고 왠일이니. 오늘따라 ‘꼬불꼬불 분수’가 멎고 ‘나팔꽃 분수’ ‘삼형제분수’(모두 할머니식 이름^*^)만 물을 뿜고 있는 거였어. 그래도 보자마자 신기했던지 ‘나팔꽃 분수’에 머리를 대며 소리를 지르는 거야. 그 바람에 머리도 바지도 젖었지만 네가 좋아하는 걸 보고 할머니도 좋았단다.

 

 

 

 빅토리아 앤 아델라이드 스트리트.

할머니 학교근처에 있는 분수,

여기는 세 가지 분수가 있습니다.

아리가 옷을 흠뻑 적셨습니다.

 

 

 

 

준비해간 땅콩버터와 블랙베리 잼을 바를 잉글리쉬 머핀을 두 개가 먹고 밀크도 한통 먹고… 해가 저물어 돌아왔지. 아리는 돌아오기 싫어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