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휴전선․1
權 千 鶴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눈물도 없는 마른 슬픔은 아직도 목에 걸려 꺼억 꺼억 흐느끼는데 그 기막힘을 새들도 아는지 무시로 쫑알대고 얼레에 감긴 채 목 졸린 기다림은 줄 떨어진 연(鳶)에 매달려 하염없이 빈 하늘에서 떠돌고 그 막막함을 시냇물은 누워서도 아는지 155마일의 긴 옷자락을 연신 흔들어대고 파워 게임의 덫에 걸린 짐승의 지친 몸뚱어리 아직도 치료되지 않은 채 굳어있는 큰 짐승들의 선명한 이빨자국 그 억울함을 바람도 기억하는지 간간이 휘파람을 불어 올리고 피도 흘리지 않는 전쟁과 대치하고 있는 보이지는 않는 또 다른 전쟁 속 보이는 꼼수놀음을 이미 다 알고 있는 나무는 숨죽이고 서서 지켜보고 있다 모든 것은 지금 막 진행 중이었다
*경의선 개통에 즈음하여, 끊기지 전의 마지막 기관사 한준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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