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아름답다
權 千 鶴 (시인)
섣달그믐 무렵 일 년 내내 모아진 각종 영수증을 정리할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곧 빚지는 일이고 쓰레기를 만드는 서글픈 노동이고 나도 세상을 더럽히는 쓰레기일 뿐이라는 통증 때문에 일어나는 스파크 100볼트의 전류가 일으키는 심장발작
해마다 섣달은 오고 나는 여전히 쓰레기 속에서 앓고
사십 넘어 찾아온 어느 섣달 무렵 머릿속에 반짝 불이 켜지면서 심장으로 흐르는 전류 세상은 쓰레기로 하여 깨끗해질 수 있음!
충분히 쓰이고 떠나는 희생으로 세상이 아름다워짐!!
미련 없는 한 생애의 끝에서 다비장으로 향하는 순종과 재활용의 미덕으로 우리들 삶이 비로소 맑아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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