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3) 16회 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3) 해방이 되었다 해도 습관은 무서워서 모두들 조선말보다 일본말이 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그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조선말을 하면 벌을 세우던 일본인 교사들이 다 가버렸어도 아이들은 조선말을 하고 얼른 주위를 돌아보았다. 다시 5학년 ..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8.11
15회 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2) 15회 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2) 조국의 패망으로 후꾸고는 이제까지 입었던 기모노를 잘 손질하여 장롱 깊숙이 보관했다. 깊은 밤이었다. 옆에서 칭얼대던 명수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고 아직도 신문사에서 퇴근하지 않은 동혁을 기다리며 장롱 속에 감춰 두었던 기모노를 꺼내어 어루만지고 있는..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8.10
14회 -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1) 14회 제5부 해방, 떠나는 사람들(1)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초토화된 일본열도에 8일, 소련이 대일 선전포고를 했다. 이날 밤 쾌속정으로 함경북도 상리를 습격한 것을 기점으로 소련군의 한반도 진국이 본격화되었다. 조선총독부의 아베 총독은 정보를 입수..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7.30
13회 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3) 13회 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3) 며칠 후 신문사 근처 다방에서 만난 동혁은 후꾸고에게 부탁했다. “신문사 일로 너무 바쁘니까 당신이 방을 구해 봐요.” “네.” “나 오늘 취재하러 떠나니 다녀와서 연락하겠소.” “잘 다녀와요.” 후꾸고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녀도 함..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7.23
12회-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2) 12회 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2) 햇살이 눈부신 오후 한나절이었다. 두 사람은 나무 그늘아래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지바상, 가족들 모두 반대했습니까?” “그래요. 동혁씨는요?” 두 사람의 마주 보는 눈길이 열정적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요. 예상했던 것 아니었소?” 그에게 대답도 못하고 ..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7.14
11회-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1) 11회 제4부 쫓겨나는 두 사람(1) 소화 19년 그 해 여름도 어김없이 높다란 하늘로부터 오고 있었다. 더운 바람이 불어와 시퍼런 녹색의 논에 출렁거림을 만들었다. 벼이삭에 앉으려 하는 잠자리들도 놀라서 다시 날갯짓을 하며 날아가 버렸다. 동혁은 잠자리의 반복되는 날갯짓을 바라보며 우리 두 사..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7.04
10회-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3) 10회 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3) 다음날 교무실은 어젯밤 지서 방화 사건으로 어수선하였다. “누가 겁도 없이 그런 짓을 했을까?” “한밤중인데....” 후꾸고는 출석부를 들고 교실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후다닥 자리로 가서 앉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조용히, 출석 불러요.” 그 때 뒷문을 열고 칠복..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6.26
9회-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2) 9 9회 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2) 두 사람이 시장에 들르자 아낙네들이 서로 눈짓을 하며 그들이 다가오자 인사를 했다. “선상님덜이 웬일이데요, 뭘 사러왔당가요.” “저 새우 좀 살려구요.” “오널은 비싼디요이.” 하며 경숙 어머니는 좋은 새우로 골라 담으며 말했다. “선상님요. 우리 경숙이 공..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6.17
8회-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1) 8회 제3부 벚꽃나무 아래서 (1) 동혁이 동경유학을 마치고 다른 직업을 원했음에도 조선인인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몇 달의 고민 끝에 다시 교단에 설 수밖에 없다고 느꼈을 때, 이제껏 버텨 온 창씨개명의 반대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성을 버리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는..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6.08
7회-제2부 에노 공원에서의 약속 (3) 제2부 에노 공원에서의 약속 (7회) 동혁은 후꾸고와 함께 오사카조안의 덴슈카큐에 올라가 전망대에서 시내를 바라보았다. “꽤 넓죠?” 그녀가 동혁의 가까이에서 물어왔다. “그렇군요.” 덴슈카쿠 아래 서 있는 벚나무 나뭇잎 위로 햇빛이 쏟아져 내려와 바람에 잎이 흔들릴 때마다 초록빛으.. 김한나의 지바후꾸꼬 나의 어머니 200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