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아침의 기도 * 權 千 鶴 또 새롭게 하소서 지금까지 입던 옷 그대로 입고 지금까지 살던 집 그대로 살고 지금까지 쓰던 물건 그대로 쓰고 지금까지 만나던 사람 그대로 만나며 다만 정갈하게 그 모든 것이 오롯한 고마움이며 축복임을 알게 하소서 세상 어디 시작 없이 끝이 있었던가 태어나지 않은 죽음 없고 젊음을 건너뛰어 늙을 수 없음을 젊은이는 푸르되 들뜨지 않게 젊지 않은 이는 나이에 순종하며 늙되 낡지는 않게 있던 그 자리가 새로운 시작임을 눈 뜨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 모든 것이 기적임을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