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수필방 169

유쾌한 복수

유쾌한 복수 FacebookTwitterEmailMore 오피니언 관리자 (opinion@koreatimes.net) -- www.koreatimes.net/ArticleViewer/Article/124060 22 Nov 2019 05:10 PM 유나이티드... 유 브로크 마이 테일러 기타아 유나이티드 유나이티드... 유 브로크마이 테일러 기타, 유 브르크 잇, 유 슛 휙싯...(United... United...You broke my Taylor Guitar, United... United...You broke it, you should fix it...You're liable, just admit it...) 그동안 몇 차례의 보잉 737맥스의 기체결함으로 말썽을 일으키고 밀고 당기면서 생산중단이 우..

돌파(突破)와 갱신(更新)

돌파(突破)와 갱신(更新)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Painter : Dori Emmenegger-Kim 어느 날 돌파(突破)라는 단어가 코로나 기사의 제목에서 튀어나와 눈에 티처럼 박혔다.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이, 지속적으로 관심 있게 보는 뉴스가 COVID-19 관련뉴스일 터이지만, 중심매체에서 보도하는 원문기사들을 다 접할 수는 없다. 제2, 제3...의 매체 또는 단계를 거쳐 우리에게 도달한다. 이메일, 페이스 북, 카톡...이 뉴스의 최종소비자에게 가장 쉽게 접하는 마지막 단계이다. 그 기사들을 받아보면, 원문기사의 링크 앞에 영어제목을 한글로 번역한 제목을 붙여놓았다. 영어이해에 불편한 한국사람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워싱턴주 코로나 감염자 10만명 돌파 코앞htt..

슬픈 이정표와 마일스톤

슬픈 이정표와 마일스톤 권천학 | 시인,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FacebookTwitterEmailMore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30 Dec 2020 04:22 PM WHO의 유엔 보고에서 작년 말 우한에서 시작된 COVID-19의 누적사망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로이터 통신, 9월29일)를 하면서 가족과 격리된 상태에서 사망하는 ‘슬픈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100만 명 중 미국인이 20만 명일 때였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백신이 나왔지만 확신하기에 아직은 이르다. 좋아졌다는 이정표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정표 즉 마일스톤 milestone, mile과 stone이 합쳐진 영어조어(造語)이다. ‘슬픈 이정표..

마마, 이제 고만 무르시오소서!

마마, 이제 고만 무르시오소서! 권천학 | 시인,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02 Dec 2020 03:32 PM 어느 새 뜰이 비어가기 시작한다. 화초들이 옷자락 여미는 소리와 떠나는 발걸음소리가 자박자박 스삭 스사삭 교향곡을 연주한다. 뜰의 화초들, 그 중에도 씨앗 맺는 식물들이 채 씨앗을 맺기도 전에 시들었다. 그 많던 꽃송이들을 다 피워내기도 전에 옴추려 들어버린 무궁화도, 비교적 강인한 들깨도 씨앗을 채 익히기 전에 밀어닥친 찬바람에 속수무책이다. 여전히 계속되는 코로나 소식, 늘어나는 확진자 사망자... 보도에 되레 무감각해지는 기분이다. 숫자에도 무감각, 경계심과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던 단어에도 무감각. 만성이 되는 것은 아..

빼앗긴 악수(握手)

빼앗긴 악수(握手)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기원 전 고대 바빌론에서는 통치자의 손에 대단한 권위를 부여했다. 즉위식이나 중요한 국가의식(儀式)을 행할 때, 오른 손으로 성상(聖像)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통치자는 하늘로부터 신성한 신의 힘을 전달 받는다는 상징이다. 로마의 카이사르 장군은 그 의미를 살려 악수하는 인사법을 만들어 군대에게 가르쳤고 그것을 전통으로 삼았다. 악수는 신뢰와 다짐을 뜻하는 몸짓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큼 전쟁으로 점철되어있다.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의 어느 곳인가는 전쟁으로 평화가 불타고 있다. 겉으로는 전쟁이 없는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평화의 시기라고 할 수 없다. 서로를 견제하고 뺏고 빼앗기는 욕망..

광야교회와 야단법석

광야교회와 야단법석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815광복절을 맞은 서울의 광화문광장이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로 펄펄 끓었다고 한다. 비가 내렸다는데도 인근의 이면도로까지 가득가득 메운 보도를 접하면서 가슴이 아리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이었다, 작년 6월경 민중집회가 시작되면서부터 광장은 뜨거웠다. 그러다가 10월부터 청와대 사랑채 옆에 천막을 친 ‘광야교회’가 등장했다. 일부 기독교도들이 주축이 되어 구국의 기도와 찬송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예배는 영하의 추위를 무릎 쓴 채 계속되었다. 그러자 당국에선 집회중지, 계고장과 철거명령, 구속 등의 조처를 취했고, ‘순교하겠다...’는 맞대응으로 버티며 겨울을 났고 드디어 금년 2월,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강제 철거되면서 멈추었다. 그..

조금만 더 참아요

조금만 더 참아요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날씨 화창한 지난 주 어느 날 인파로 가득차서 붐볐던 트리니티 벨우드공원이 오늘은 텅 비었다고 한다. 소풍 나온 두어 가족의 모습이 되레 짠해 보인다. 벌써 넉 달째, 학교에도 못가는 손주들도 수시로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지만 고작 앞뜰 뒤뜰행차로 끝을 내는 나의 심정이다.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느라고 힘들었던 시민들이 모처럼 햇볕이 좋았던 그 날, 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긍하면서도 어쩌려고 저럴까. 걱정되기도 했다. 노상방뇨와 자잘한 소란으로 인근주민을 불편하게 한 시민의식의 허점도 보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맛보는 한 줌의 자유, 한줌의 해방감을 참을 수 없었으리라. 그 다음 날, 뉴스는 갑자기 더 많아진 확..

예사롭지않다

이번 글엔 십장생도를 곁들입니다. 위태로운 시기에 모두들 건강을 지키셔서 십장생처럼 오래오래 사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예사롭지 않다 * 권 천 학 안녕하십니까 회원여러분! 우리의 목숨을 위협받는 COVID-19으로 활동이 제한된지 석달째입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스스로 건강과 위생수칙을 지켜 목숨을 부지해야할 상황입니다. 예로부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홍복이라 했습니다. 건강장수를 기원하며 그린 그림이 십장생도입니다. 맨 아래에 설명을 붙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상기해보시기는 기회가 되시기 바랍니다. -십장생 병풍 1~4폭(해, 불로초(영지버섯), 거북, 사슴, 그리고 학(출처:한민족대백과사전) 얼마 전까지 뜰 앞에 피어 봄이 와있음을 꿋꿋하게 보이던 수선화, 아무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번져..

낙엽칙서

낙엽칙서 권천학(국제PEN클럽한국본부 이사) Facebook Twitter Email More 오피니언 관리자 (opinion@koreatimes.net) -- 11 Nov 2019 한국일보 낙엽칙서 * 권천학 -시인 • 국제PEN클럽한국본부 이사 이 계절의 아침산책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시시각각 붉어지고 노랗게 물들어가면서 눈물겹게 황홀해지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는 일도 예사롭지 않고, 나뭇잎 비늘들을 밟고 지나가는 가을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간밤에 조곤조곤 다녀간 가을비조차 예사롭지 않은 아침, 앞뒤 뜰에 날아와 앉은 낙엽들이 마음을 붙든다. 나날이 가을색으로 짙어지고 있는 울타리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강가의 나무들은 얼마나 달라지고 있을까. 자주 다니는 험버강의 산책길에 서 있는 가을 나무의 안부가 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