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참아요 * 권 천 학 시인 •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날씨 화창한 지난 주 어느 날 인파로 가득차서 붐볐던 트리니티 벨우드공원이 오늘은 텅 비었다고 한다. 소풍 나온 두어 가족의 모습이 되레 짠해 보인다. 벌써 넉 달째, 학교에도 못가는 손주들도 수시로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지만 고작 앞뜰 뒤뜰행차로 끝을 내는 나의 심정이다.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느라고 힘들었던 시민들이 모처럼 햇볕이 좋았던 그 날, 참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긍하면서도 어쩌려고 저럴까. 걱정되기도 했다. 노상방뇨와 자잘한 소란으로 인근주민을 불편하게 한 시민의식의 허점도 보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맛보는 한 줌의 자유, 한줌의 해방감을 참을 수 없었으리라. 그 다음 날, 뉴스는 갑자기 더 많아진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