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31회
죽을 자유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죽을 자유마저 빼앗긴 채 이데올로기의 폐품으로 버려진 부지깽이가 사그러드는 마지막 불길 속을 휘저었다 허옇게 탈색 되어가는 목숨의 재 죽음 같은 시간들을 파묻기 위해서 지하갱도의 어둠을 파들어갔다
파고 파고 또 파다가 막장 어디쯤 죽음마저 포기한 죽음을 향해 내려꽂은 곡괭이 날 끝에서 섬칫하게 일어서는 낌새 신경을 곤두세우는 그 무엇 오래 전에 잊혀진 고향의 냄새 오! 그 곳까지 뻗어온 나무뿌리 잘린 자리에서 배어나오는 수액 상큼한 향기로움에 목이 메이는데 터진 혈관에서 쏟아내는 암호문 살아 돌아오라는 어머니의 기도문이 방울방울 적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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