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87-빨리 오세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천마리학 2010. 8. 18. 22:30

 

     할머니랑 아리랑 587

 


*2010년 6월 27일(일)-빨리 오세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지난번에 미경이모가 와서 설치해준 스카잎의 마이크 장치가 되어있지 않아서 여전히 영상만 보일 뿐, 할머니의 소리가 그쪽에 안 들리니 아리도 할머니도 애가 탄다. 영상으로 보이는 모습을 향해 손을 뻗고 소리쳐 부르는 아리!

“할머니, 와이 아류 데어? 컴 히어 할머니!”

계속 소리치고 종알대는 아리를 보는 할머니의 마음이 안달이란다.

할 수 없이 할머니가 모양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할머니 모습을 보고 달려들며 온갖 소리를 종알대고 모양을 지어 보이는 아리. 할머니가 아리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내어 따라 하자 그것이 재미있는지 모양을 바꾸어가며 깔깔거리는 아리.

그런데 그 동안 아리가 많이 자란 것이 느껴졌단다. 말소리도 또록 또록 해지고, 말하는 문장도 엄청 발전되었더구나. 한국말 발음도 더 분명해졌고.

이번 주 내로 미경이모가 다시 와서 손봐준다고 했는데, 빨리 와서 마이크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한국으로 떠나기 일주일 전, 할머니와 함께 콘도 밖, 기차길 쪽에서 기차를 보며 놀았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할머니가 한국에 가셔서 안 계셔요.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

할머니는 언제 오실까?

 

 

 

G20이 열리고 있는 토론토 시내에서 격렬한 반대 데모가 일어나는 것을 뉴스를 통해서 봤지. 화염과 고함과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돌멩이에 깨어지는 유리창들… 프론트 스트리트의 컨벤션 센터 근처인 것 같은데 빨리 빨리 스쳐 지나가는 화면이어서 확실히 알 수는 없었단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라서 할머닌 너희들이 걱정이 되어 즉시 메일을 띄웠단다. 토론토대학이 4일간이나 휴교했으니 얼마나 신중한가를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임시휴가기간 동안 너희들이 어디 여행이라도 가지 않았을까? 궁금했는데, 그림만 보이는 스카잎을 통해서 너희들이 집에서 쉬고 있다는 걸 알았지. 엄마가 감기에 걸려서. 뱃속에 있는 아리의 동생 땜에 약도 안 먹고 자연치유를 해야 하니 그저 조심조심 집에서 휴식하며 안전하게 보내고 있다고 하더구나. 또 아리는 아빠랑 수영장에 다녀오기도 하고… 하여튼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고 있다니 보기 좋고 안심이란다.

할머니도 이곳에서 이제 책 정리가 끝나가고 있고, 토론토대학에 기증하려는 책 목록을 엄마가 확인해서 보내주면 다시 정리하고… 이제 가구와 도배, 장판 등, 그 외에도 집을 정리하는 일이 끝이 없구나. 하지만 얼른 끝내고… 즐기다가 얼른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구나.


 

아리가 할머니 빨리 오세요, 할머니 왜 거기 있어요, 날아오세요, 보고 싶어요… 하던 말들이 뇌리에 남아 뱅뱅.

여전히 엄마에게 유튜브에서 까이유를 보여달라고 조르는 아리. 잘 놀고 큰소리로 떠들며 할머니에게 보여주는 아리, 명랑한 아리… 다 좋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