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89-"할머니 아이 미스유" "컴 백 퀵클리" 한다고?

천마리학 2010. 8. 22. 21:30

     할머니랑 아리랑 589

 

*2010년 7월 5일(월)-"할머니 아이 미스유" "컴 백 퀵클리" 한다고?

 

 

아리야, 아리 엄마아빠야! 정말 보고 싶구나.

어젠 이상하게 몸이 안 좋아서 하루 내내 힘이 들었단다. 배도 아픈 것 같고, 열도 나는 듯 하고, 배도 더부룩한 것 같고, 몸이 찌뿌둥 해서 부대끼면서 겁이 났어. 만약 아프면 일을 제대로 마칠 수 없기 때문이지.

무더위에 귀국한 이후 거의 매일 집안정리에 매달린 데다 무더운 날씨와 장마… 그럼에도 잘 견디고 있어서 체력이 좋구나 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그래서 온종일 조심조심, 힘든 일은 미루고, 며칠 전부터 자투리 시간에 시작한 옛날 일기 입력을 했지. 1999년도 분.

이번에 짐을 정리하다 보니 옛날에 쓴 할머니의 일기들도 있고 네 엄마가 어려서부터 쓴 일기들도 있더구나. 그래서 그걸 따로 모아 보관할 것이고, 또 시간 날 때마다 입력을 해놓으려고 작정했단다.

 

그래도 오늘 아침엔 몸이 회복된 것 같아서 마음이 다소 안심이 되는구나. 그래서 컴을 열었지. 네 엄마로부터 기분 좋은 메일이 왔구나.

할머니의 가슴이 뭉클, 눈물이 났어.

 

7월4일 네 엄마에게서 온 이메일이다. 거기에 할머니가 직접 답을 달았지.

 

 

 

아빠와 함께 숲속 길을!

 

 

엄마,

 

지금 모두 자는 시간에 잠시 이메일써요.

 

한국 장마 소식을 들었어요. 안양에도 엄청 왔다고 뉴스에서 들었는데 별 피해는 없었는지 모르겠네요.

저희는 모두 잘 있어요.

오늘은 스위스에서 쟌이 와서 공항에 가서 픽업하고 집에 와서 불고기해 먹었어요.  내일은 쟌이 갈 학교에 한번 같이 가보고 시내구경 시켜주려구요.

 

엄마가 보내주신 2번째 추가 리스트는 월요일에 출근해서 확인하고 바로 이메일  드릴께요.

 

오늘 아침 엄마께 스카잎을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컴퓨터를 키지 않으셨는지 온라인 상태가 아니어서 아쉽게 못 했어요.---몸이  안 좋아서 부대끼느라고 그랬단다.

그리고 오전에 청소를 하고 있는데 아리가 할머니 사진 있는 것을 들고, 할머니 "아이 미스 유" "컴 백 퀵클리"라고 하는 것 있죠.  어찌나 귀엽던지... 지도 할머니 그리운 건 알아가지고....

--아리야, 할머니 눈물 나. 할머니도 너무나 아리가 보고 싶어. 돌아갈 날짜가 아직 멀었는데도 벌써부터 날짜를 짚어보곤 한단다. 아리! 네가 할머니를 잊지 않고 있구나. 떨어진 지가  벌써 반달이 됐잖니. 네가 할머니를 잊어버렸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할머니도 참 바보 같지? 네가 할머니에게 한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나는구나. 고맙다, 아리! 날마다 자라는 모습을 상상할수록 더욱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해져. 이제 할머니 몸이 괜찮아진 것 같으니까 오늘부턴 다시 컴퓨터를 열어놓아야지. 그럼 스카잎 통화를 하며 너를 볼 수 있을 테니.

  

요즘 항상 아리를 9시나 9시30분에 재우고 있어요.  아침에는 7시 30분경에 일어나구요.  눈 뜨자마자 "아이 원트 스티커"라고 외쳐요.  혼자 잤다구요.  그리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니까 아침에 아리가 일어나면 천사 같아요.  울지도 않고.  또 컴퓨터 보는 것도 거의 줄였고... 저도 입덧이나 감기가 많이 나아서 몸이 좀 좋아져서 아리랑 많이 놀고 있어요.  얘기도 엄청 해주고 있어요.  아리가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부쩍 부쩍 큰다는 느낌이 들어요.  말하는 표현도 늘어가고 표현력도 늘고... 

 

여기 날씨는 아주 좋아요.  다음주 내내 30도 안팎일 것 같아요.

 

 

그럼 또 시간이 나면 스카입을 해보거나 이메일 쓸께요.

근데 내일 일요일은 아마 하루 종일 밖에서 보낼 것 같아요.

 

엄마 항상 건강 챙기시구요.  아참, 이모와는 미용실은 가셨어요.  일만 하지 마시고 외모도 꾸미고 그러세요.  같이 찜질방도 다니시고...

 

그럼 안뇽.

하나

 

아리야, 스위스에서 너의 사촌 쟌이 왔다고? 나이 차이가 많지만 서로서로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쟌도 성품이 곱고 또 음악을 하잖니. 바이올리니스트이니까. 게다가 우리 아리 역시 성품이 아주 착하고 활발하고, 명랑하고 그러면서 의견도 분명하고 적극적인데다 누구하고든 잘 화합하잖아.

쟌 누나로부터 스위스 소식도 많이 듣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