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90-할머니 꿈을 꾸었다고? 오, 사랑하는 아리!

천마리학 2010. 8. 25. 16:46

     할머니랑 아리랑 590

 

2010년 7월 10일(토)-할머니 꿈을 꾸었다고? 오, 사랑하는 아리!

 

 

아리야, 요즘도 할머닌 바쁘게 보내고 있단다. 집안 정리하는 일은 가닥이 잡히긴 했지만 아직도 끝이 없고, 마음엔 아리랑 아이엄마랑 아리아빠랑 보고 싶은 생각이 수시로 끼어들고… 그 중에서도 아리 보고 싶은 생각 때문에 문득문득 돌아가고 싶어진단다.

그런데 어제 밤엔 아리가 할머니 꿈을 꾸었다고? 꿈속에서 할머니가 손이 아팠다고? 네 엄마가 메일로 할머니에게 물어왔어. 세상에. 할머니의 꿈을 다 꾸다니.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할머니 손 안 아파. 그리고 스위스에서 온 쟌 누나랑도 잘 어울리며 논다고? 잘 하는구나. 그럴 줄 알았어. 우리 아리는 비교적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격인 걸 할머닌 아니까.

날씨가 33도로 오르기도 했다고? 매우 덥겠구나. 그래도 우리 아리 건강하게 여름을 나야지. 그러려면 잘 먹고, 잘 자고, 그리고 잘 놀아야 해. 그러자면 마음도 항상 즐겁게 가져야지. 알지 아리?

할머니가 있는 한국도 그렇단다. 지금도 장마기간인데 장마가 남쪽으로 오락가락, 이번 장마는 주로 남쪽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서 할머니가 사는 안양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단다. 그래서 할머니가 ‘착한 비’라고 부르지. 무덥긴 하지만 쨍쨍한 햇볕에 빨래를 수시로 말리고 침구도 말리고… 그래서 좋단다.


 

부전자전!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아빠 닮았죠?

 

 

아리야, 할머니가 한국에 온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구나. 아직도 두 달간을 더 보내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단다.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지. 우리 아리가 보고 싶어서야. 할머닌 정말 아리가 보고 싶다.

 

그래도 이번엔 8월에 있을 왕할아버지의 생신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고, 8월엔 형섭이 형의 결혼식도 있고, 할머니의 백두산문학기행도 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단다.

 

아리야, 할머니 집의 베란다를 기억하니? 제작년 여름, 그러니까 네가 1살일 때 한국에 왔을 때 할머니의 분홍색 조끼를 입고 춤을 추며 놀기도 했고, 밤에 별을 헤어보기도 했었지. 그런데 지금 그 베란다에 초록이 무성하단다. 그 중에서도 두 그루의 머루넝쿨이 제대로 돌봐주지 않은 상태에서 얽혀있단다. 지난 달 할머니가 왔을 땐 좁쌀만 하던 머루알들이 그 동안 자라서 지금은 콩알만 하단다. 너무 신기해. 할머니가 카메라고 찍었으니 너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마.

 

 

아, 아빠랑 마시는 커피 맛 좋다!

아빠  커피는 진짜 커피 에스프레소, 아리커피는 아빠가 만들어주신 초컬릿 커피!

그래도 기분 좋은 아리!

그래서 맛도 좋다!


 

 

할머닌 우리 아리가 다시 한국집에 와서 즐기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단다. 그런 날이 오겠지?

머루가 익을 때쯤이면 우리 아리가 얼마나 좋아할까?

 

아리!

우리 지금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서로서로 건강하게 만나자.

할머니는 아리를 위해서!

아리는 할머니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