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99-아리나라 말 아쿠타 그리고 안냐세요 왕할아버지?

천마리학 2009. 11. 20. 08:52

    할머니랑 아리랑 499

 

 

*10월 11일 일-아리나라 말 아쿠타 그리고 안냐세요 왕할아버지?

 

 

한국의 왕할머니와 왕할아버지께 전화를 하면서 아리에게 수화기를 대주었더니, 왕할아버지 안냐세요?(안녕하세요?) 하고는 바이바이 한다. 나비야 노래를 불러드리라고 했더니

“나비야나비야이이날라오노라노양나비흰나비춤을추며오노라봄바람이꽃잎도빠앙끗빠앙끗우시며참새도짝짜꿍노예하며춤춘다아까꾸타타카나아쿠타…”

숨도 안 쉬고 주절대더니 마무리는 아리나라 말로 하고는 수화기를 던지며 달아난다. 마냥 신이 나는 모양이다.

다시 수화기를 들었을 때 곁에서 ‘왕할아버지 왕할머니 건강하세요 해’하라고 소곤소곤 시키는데도 숨을 죽인 채 녜에…녜… 하고 제법 신중하게 듣는다. 귀를 바싹 대고 들어보니 왕할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 엄마아빠말도 잘 듣고, 할머니 말도 잘 듣고, 건강하게 커야한다… 하시는 것이었다.

잠시 철이 들었는가 싶더니 이내 본연의 아리로 돌아가고 만다.

“아꾸타 까꾸타…”

 

 

 

 

옥수수 농장에서 옥수수를 먹는 아리!

 

 

 

 

요즘 아리가 사용하는 ‘아리나라 말’이다. 장난기가 돌거나 신이 나면 마구 지껄이는 소리로 아무 의미도 없이 단지 자신의 흥겨움을 표시하는 말이다.

“아리 샤방샤방(이닦기) 해야지?”

“아꾸타 까꾸타, 아까까타꾸타나나다, 아까꾸까아쿠타카…”

“아리, 책을 제자리에 꽂아야지.”

“아까꾸타 나나따까꾸까, 아꾸타 까꾸타…”

어깃장은 그것만이 아니다.

“아리 어디가지?”

하면 눈을 깜빡깜빡 잠시 생각하고 나서

“유티(UT)"

“그럼 엄마는?”

“음, 회사.”

“아빠는?”

“학교”

“그럼 할머니는?”

“프리스쿨.”

“아리는?”

“회사.”

그러면서 베시시 웃는다. 할머니는 학교, 엄마는 유티, 아빠는 회사, 아리는 프리스쿨이 정답이다. 이것을 어깃장 놓느라고 바꾸어 말하곤 한다.

 

 

 

 

 

 

 

오늘은 제 아빠가 버큠을 하다가 장난치느라고 할머니에게 버큠 대롱을 갖다 대기에 할머니가 아아아아! 하면서 쓸려 들어가는 시늉을 했더니 놀라는 표정으로 할머니를 바라보면서 스톱! 스톱! 오우, 노오 아빠! 하고 소리치며 할머니를 감싸고 제 아빠에게 손짓을 한다.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할머니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데 제 아빠가 또 다시 버큠 대롱을 할머니 팔에 갖다 대자 노우, 아빠! 노우! 소리 지르며 침대위에서 펄펄 뛴다. 평소에 빠빠 보이인 녀석이 그래도 할머니 아플까봐서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기특한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