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98-스펠링 비에서 할머니 윈, 초컬릿

천마리학 2009. 11. 17. 10:33

    할머니랑 아리랑 498

 

 

*10월 7일 수-스펠링 비에서 할머니 윈, 초컬릿

 

 

오늘아침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할머니에게 하는 말.

“유 윈?”

“응, 할머니 윈”

“초컬릿 어게인?”

아니 요녀석 봐라, 웃지 않을 수가 없었지.

 

 

 

아리의 단짝친구 제이든.

데이케어가 쉬는 토요일에도 만나서 논다.

 

 

 

 

어제 영어교실에서 스펠링 비(단어테스트)를 했는데 할머니가 우승을 해서 그 보상으로 2달러짜리 동전모양으로 만든 초컬릿을 받아서 그걸 가져다 주었더니, 오늘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것부터 묻는 것이다.

요사이 할머니 친구 피터가 준 초컬릿 캔디, 또 쏘피가 준 찐빵 등을 가져다 주었더니 아침이면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학교에 가겠다고도 하고, 또 어떤 땐 피터나 후란시스 등 할머니 친구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기도 한다. 또 할머니 학교에 가면 그저 초컬릿이나 캔디 등이 생기는 줄 안다.

“할머니가 학교에 갔다 오면서 가져올게”

하고 말했더니 쿠키, 크렉카, 초컬릿을 가져오라고 주문한다. 이그 귀여운 우리 아리!

 

요즘은 아리가 한국의 동화 <콩쥐팥쥐>에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할머니 콘쥐팥쥐, 리드잇”

그러나 할머니가 영문으로 된 <콩쥐팥쥐>를 읽어주면 이상한 듯 바라보며 재미없어 한다. 늘 한국말을 가르치는 할머니가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한 모양이다. 아리야! 할머니도 맘에 들지 않는단다.^*^

그리고 막상 <콩쥐팥쥐>를 이해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하버프론트의 놀이터,

둘이서 만나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제이든 엄마도 흐뭇해한다.

사실, 제이든이 아리를 너무 좋아해서 더 놀게 해주고 싶다고

제이든 엄마가 청해서 주말마다 만나 놀기로 한 것이다.

아리는 좋아하는 친구들이 참 많기도 하지.

엘리스도 무척 좋아하지. 그래서 엘리스 엄마가 '아리는 앨리스의 제임스 딘'이란 별명까지 만들었지.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아리는 앨리스에겐 관심이 없어.

아리는 아마 아직은 여자친구가 별로인가 봐.^*^

 

 

 

어린 아리에게 엄마가 죽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고, 새엄마를 어떻게 이해시킬까?도 어렵다. 게다가 궁중의 왕자라던지, 궁녀들 그리고 벼껍질을 벗기는 일, 물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일, 시냇가로 빨래하러 가는 일, 결혼하여 왕비가 되는 일 등을 이해시키기엔 너무 어렵고 맞지 않아서 이야기를 책보다 더 쉽게 꾸며대긴 하지만 수월치가 않다.

말을 좋아하는 아리는 한 페이지에 포졸이 타고 온 말이 귀퉁이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좋아했는데, 그 다음 페이지부터 말 그림이 없으니까 자꾸만 말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담벼락 뒤에 세워놓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해줘도 자꾸만 말이 어디 있느냐고 찾는다.

“웨얼이스 더 홀쓰?”

그러면서 담벼락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말이 없는 것을 아쉬워할 뿐이다.

아무래도 좀 더 두었다가 읽어줘야 할 것 같다.

 

 

 

 

만나기만 하면 신나서 서로 딩굴고 뛰고소리치는 아리와 제이든.

아리가 하는 행동을 제이든이 언제나 따라 하는 편이다.

제이든은 데이케어가 하는 평일의 오후에도 아리와 헤어질 때마다 헤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곤 한다.

제이든의 엄마나 아빠가 억지로 데려가기 때문에 큰소리로 악을 쓰며 울고,

아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상한 듯, 마음 아픈듯한 표정을 짓곤 하지만

이내 잊어버리고 할머니와 잘 논다.

 

 

 

 

요즘은 아리가 전에 비하면 좀 더 산만해졌다.

집중하기보다는 정신을 마구 흩트려버리고, 자신이 잘 하는 일이 아니거나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선 집중하려 하지 않고 회피해버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좀 더 깊이 파고들려고 하거나, 알려고 하면 좋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어른의 생각일 뿐, 어린 아리에게 맞춰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행여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너무 산만하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제 엄마의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산만해서 걱정이던 때도 있었고, 또 쟈닌으로부터 들은 제 아빠의 어린 시절은 매우 산만해서 문제였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지만, 어떻튼 산만한 것이 지금 심각한 것은 아니므로 두고 지켜봐야겠다.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듯하다. 단지 어른의 욕심일 수 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