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95-Botanical Gardens

천마리학 2009. 11. 8. 18:25

   할머니랑 아리랑 495

 

 

*9월 26일 토-Botanical Gardens

 

 

July 3 to Thanksgiving까지 계속되는 Earth Art Exhibit를 보기위해서 오늘은 뷸링턴의 보타니칼 가든에 갔지. 캐나다, 미국, 스위스,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출품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의 설치미술가인 고승현씨가 생나무를 파서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하는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단다. 지난여름에 그 소식을 신문에서 읽었지만 그땐 엄마가 호주에 있을 때니까 엄마가 오면 함께 가기 위해서 기다렸단다.

작년에도 보타니칼 가든에 갔었지만 갈 때마다 자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곤 한단다. 온갖 꽃들의 아름다운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해.

백년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생나무 가야금을 퉁겨보며 즐겼지. 할머니 생각엔 아리에게 한국의 음악, 한국 사람들의 심성을 느끼게 하고 싶은데 아직은 어려서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야금도 튕겨보면 너의 뇌 속에 그 기억들이 쌓이지 않을까 기대한단다.

 

 

 

 

한국사람의 작품인 '백년의 소리'

나무를 파내어서 줄을 이어 만든 가야금!

사실 이것을 보기 위해서 뷸링턴의 로얄 보타니칼 가든에 갔다.

당기당! 아리도 줄을 튕겨보았다.

 

 

 

 

 

 

식물원의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데 우리 아린 역시 말 마니아 답게 말 그림이 프린트된 티셔츠 상자를 용케도 발견하고 ‘홀쓰, 할머니 홀쓰!’하다가 백마그림이 앞가슴에 커다랗게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화잇 홀쓰, 화잇 홀쓰~’하고 환성을 지르더니 그걸 들고 오픈 해달라고 하는 거야.

값이 비싸긴 했지만 아리 네가 좋아하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하니. 샀지. 21달러나 됐는데말야^*^ 그깟 21달라가 문제니? 아리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백마그림이 있는데… 그치?

계산을 하자마자 즉석에서 포장을 뜯어내고 백마 그림을 보고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아리. 정말 말 마니아 답다니까.

겉에 입었던 셔츠를 벗어버리고 당장 백마 티셔츠로 입었지.

아유, 좋아하는 우리 아리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쁘듯해졌단다.

 

 

 

 

 

아리가 좋아하는 말 그림이 프린트된 셔츠를 보더니 무조건 집어드는 아리!

그것만 가져가겠다고 막무가내인 아리!

그래서 할머니가 사 줬다!

바로 갈아입은 아리!

 

 

 

 

 

식물원구경을 마치고 우린 우리가 뷸링턴에 갈 때마다 가는 해밀턴 시내의 타이레스토랑을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있어서 다른 레스토랑에 갔었지. 아리 네가 레스토랑에서 얼마나 나분대는지 엄마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단다. 할머니 생각엔 네가 사내아이라서 더욱 활동적인 것 같아. 단 1초도 가만히 있질 않으니까. 게다가 요즘 부쩍 더 얄궂어지고 말 수도 늘어서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를 웃게 만들곤 하지.

뛰지 말라고 하면 ‘파이브 미닛, 온리 파이브 미닛’ 하고,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아이, 잇 투 마치’ 하고, 폴리스 오라고 할까? 하면 ‘노우’ 하면서도 1초도 안돼서 장난치다가 계속 엄마가 폴리스 오라고 할까? 하면 고개를 끄덕끄덕해서 황당하게 만들고…

 

돌아오는 길에 네가 어땠는지 아니?

차를 타자마자 엄마에게 쎄쎄쎄 해달라고 하더니 일분도 안되어서 골아 떨어진 거 있지? 그럼 그렇지, 얼마나 나분댔는데….

집에 돌아올 때까지 잠을 잤단다. 네가 자니까 세상이 다 자는 것 같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