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28회-광물질의 어둠-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천마리학 2013. 6. 22. 04:20

 

 

제28회

 

광물질의 어둠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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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막장의 어둠은 광물질이었다

끝없는 곡괭이질로도

허물어지지 않는

이상한 분자식으로 이루어진 결정체

그 단단한 피막에서는 빛도 튀었다

곡괭이의 날은 무뎌지고

팔의 힘도 빠졌다

자유는 이미 사망한 지 오래고

이 빠진 쇠붙이마저

진폐증을 앓기 시작했다

희망은 어둠과 부딪칠 때마다

퍼런 불똥을 튀기며 박살이 났다

 

인생의 막장에서 만난 것은

죽어나간 자유의 만장이거나

유언처럼 뼈에 새겨진 마지막 한 마디

· · · !

 

어머니가 팔을 들어 곡괭이질을 했고

어머니가 진폐를 앓으며 어둠을 깨 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