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27회-비밀통로, 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천마리학 2013. 6. 20. 04:48

 

 

 

제27회

 

 

비밀통로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숲 속은 어둠뿐이었다

삐걱삐걱 나무계단을 밟으며

누군가 올라오고

흡혈귀의 눈알이 번뜩이는

어둠의 휘장 뒤에서

잠 속의 꿈마저 미행 당하는 공포가

어둠을 더욱 어둠이게 하는

칠흑의 밤

어둠에 둘러싸인 나무들은

땅 속에 묻어둔 뿌리로 내려앉아

비밀의 싹을 틔우고있었다

비밀통로를 만드는 나무의 공작에

어둠은 울타리가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