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26회 흡혈귀 공룡-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천마리학 2013. 6. 18. 03:35

 

제26회

 

 

흡혈귀 공룡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시베리아의 밀림에는

커다란 육식동물 공룡이 살고있었다

피에 굶주린 송곳니와

핏발선 눈동자의

수명을 다한 야생동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자

이제는 심술만 남아서

벌목공들의 가난한 꿈을 깨부수고

목숨 건 지폐를 찢어발기며

숲을 흔들어대었다

철 지난 가죽으로 추위를 견디며

원시림에 기대어 사는

흡혈귀 공룡

멸종위기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어둠을 토해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