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들리는 바에 의하면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동쪽의 그 숲엔 희망이 살아있다고 했다. 푸른 옷을 입은 시간들이 나무들의 관절을 야물게 키우고 보석세공을 하듯 잘 다듬어진 침엽수림 위에 내려와 햇볕 잔치를 벌이는 해의 살들이 나뭇잎들을 뾰족뾰족 빛나게 하고 가끔씩 훈훈한 안부를 전해주는 바람도 불어와 안개를 걷어내기도 한다고 했다.
들리는 바에 의할 뿐 어느 것 한 가지도 확실한 건 없지만 그 곳에 가면 푸른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난 길이 있을 것 같았다.
|
'권천학의 시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연재,나는아직사과씨속에 있다-제10회 (0) | 2013.03.09 |
---|---|
나무연작시 제9회- 귀엣말 (0) | 2013.03.06 |
연재7회,나는 아직사과씨속에 있다-연극무대 (0) | 2013.03.01 |
나무테마연작시제6회-누구든 포로다 (0) | 2013.02.28 |
나무테마 연작시 제 5회-나는 포로다 (0) | 2013.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