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나무연작시 제9회- 귀엣말

천마리학 2013. 3. 6. 02:04

 

  

    <제9회>

 

 

             귀엣말

──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살맛 나게 하는 곳

햇빛 속에는

기름진 영양분과 초록 비타민이

고루 배합되어 있어서

땅 속으로 흐르는 물길도 터주고

넓은 귀를 가진 바람은

나뭇잎들의 귓속말에도

귀가 밝다고 했다.

 

그 곳에 가면

우리도 건강한 나무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확실한 절망은 곧 확실한 희망이기도 해서

남아있는 인생 전부를 모험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