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3-2012년

966-스케이트배우기, 필린핀식당, Rocky Mountain & Sky

천마리학 2013. 1. 20. 08:11

 

 

 

*201218()-스케이트배우기, 필린핀식당, Rocky Mountain & Sky

966

 

별로 춥지도 않고 외출하기에 좋은 날씨.

할머니 생신이 12, 목요일인데 그날은 주중이므로 기념으로 미리 앞당겨 일요일인 오늘 아리와 할머니가 함께 Science Centre에 가서 I-Max 영화 Rocky Mountain 을 보았다. 지난번 1218일에 아리 생일기념으로 보았던 <Tornado Alley> 에 이어 두 번째인데 그때 보다 더 흥미 있어 한다. 그때도 일요일로 앞당겼었다. 로키산맥에 철도가 놓이고 기차 2816호가 달리는 과정을 그렸다. 1800년대에 Van Horn 이란 사람이 시작한 철도공사, 초기의 어려움이 묘사되어있는데 그 당시엔 주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동원됐다고 한다. 웅장한 자연풍경과 영화다운 속도감이나 각도 때문에 오는 감동이 어쩌면 실제보다 더 짜릿할 수 있다.

할머니는 영어로 된 나레이터를 알아들을 순 없지만 속이 시원해지고 그림만으로도 대충 이해가 가기 때문에 좋다. 다음엔 포스터가 붙어있는 <Under the sea>를 보자고 했다.

 

 

 

 

 

1115분에 시작된 영화는 45분간 상연, 12시에 밖으로 나왔더니 쇼핑간 엄마아빠가 아직 오지 않아서 잠시 가지고 갔던 스쿠터를 타다가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다.

1230분경, 엄마아빠가 왔다.

안 먹어본 필립핀 요리를 먹어보기로 하고, 엄마아빠가 미리 봐둔 필립핀 식당으로 갔다. 아리가 자꾸만 할머니 Birth Day인데 왜 Birth Day 노래가 나오지 않느냐고 끊임없이 보챈다. 제 생일날 몽골리안 그릴에 가서 버쓰데이 노래가 나오고 케잌이 나오고 했던 일을 떠올리고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설명해도 식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질문을 하는 아리. 음식이 날라오자 먼저 버쓰데이 노래를 부르자고 촉구한다. 모두 함께 나지막하게 버쓰데이 노래를 했다. 하이췌어에 앉은 도리도 방긋거리며 손뼉 치며 리듬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 좋아한다.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도리를 보며 웃어준다. 식사 내내, 끝나고 나서도, 특별히 오늘은 디저트를 주문하는데도 아리의 질문은 계속된다. 아직도 성이 안차는 것이다. 식사 끝나고, 디저트 먹을 때··· 하고 대답을 하며 미뤄도 소용이 없다. 못 말리는 아리. 결국 직접 물어봐라했더니 정말 웨이터가 오자 묻는다.

 

 

 

 

“Why don`t Birthday music?"

처음엔 못 알아듣던 웨이터가 늦게야 알아채었다.

“Oh, your birthday?"

"No, my gramma`s birthday."

"Oh, I will ask my manager. OK?"

아리가 디저트의 메뉴를 보자마자 보라색 아이스 크림을 짚었다.

필립핀식 팥빙수와 타로가루로 만들었다는 보라색 아이스크림을 별도로 시켰다.

시간이 좀 걸려서 디저트가 나왔다. 웨이터가 가운데 작은 초불을 켠 작은 케잌모양의 디저트를 써비스로 더 들고 나와서 직접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불어주는 것이다. ! 노래를 하고, 아리가 촛불을 끄고··· 아리 덕분에 생긴 특별한 분위기였다.

사이사이 어른 먼저! 하면서 할머니를 챙기기도 한다.

우리 손자 아리 최고! 베스트 프랜드 아리 최고!

 

 

 

 

 

식사를 마치고 스케이트 장으로. 지난 가을에 재속이모네랑 함께 갔던 그린 파크 내에 있는 스케이트장으로 갔다. 할머니는 피곤해서 차안에서 1시간 동안 쉬었다.

아리는 지난 1, 일요일에 엄마아빠랑 처음으로 스케이트장에 가서 배우기 시작한 스케이트. 오늘이 두 번 째. 3시에 들어가서 4시에 나왔다. 아리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리는 왜 할머니가 아리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보러 오지 않느냐고 묻더라는 것. 엄마도 흥분상태. 우리 가족은 항상 아리와 도리 때문에 행복하다.

집에 돌아와 엄마아빠는 쇼핑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그 사이 배가 고픈 아리는 콩떡을 들고 이층에 가서 할머니와 함께 먹겠다고 하고, 엄마는 청소 끝나고 식탁에서 먹자 하고···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 아리, 결국 랩으로 싼 콩떡과 포크 2, 접시 한 개를 들고 할머니 손을 이끌고 올라간다. 아리가 종종 시리얼을 먹을 때도 할머니 방에 올라가서 먹겠다고 할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강력하게 말렸다. 할머닌 한번쯤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을 들어주었으면 하고 속으로만 생각할 뿐. 말을 하지 못한다.

 

 

 

 

 

 아리가 가끔 할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의 행위들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버릇 나빠진다고, 침대 더럽힌다고, 이유를 대면서 막아왔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버릇보다는 정서적인 면으로 편안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정서적으로 풍부해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들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말은 못하고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 또 그런 경우다. 그런데 할머니 방으로 가는 줄 알았더니 엄마아빠 방으로 가서 창가에 콩떡과 접시를 놓는다. 아하!

아리가 세 살 때? 이 콘도로 이사 온 후니까. 매일 매일 아리를 데리고 노는데 그 무렵에 이 창가에 앉아서 고속도로를 내다보며 왼쪽으로 달리는 길은 몰트리올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달리는 길은 해밀턴으로 가는 길···’하면서 이야기도 해주고 달리는 차들을 보면서 놀았던 일이 몇 번 있었다. 아마 그때를 추억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젠가도 이 창가에서 음식을 먹겠다고 했다가 제지당했었는데···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 여기가 좋아?”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 포크와 콩떡, 접시를 내려놓자마자 할머니가 추리닝으로 만들어준 겉바지를 훌렁 벗더니 의자 밑에 놓고 할머니에게 다리를 뻗으라고 한다. 할머니가 다리를 뻗자

하우스, 마이 하우스!”

하면서 어린 아기처럼 흐음~ 하면서 웃더니 할머니 앞으로 몸을 구부려 눕는다.

 

 

 

 

 

아리, 좋아?”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 무릎을 배고 누워 창밖을 보는 아리, 잠시 흐뭇해하다가 일어나더니 콩떡의 랩을 뜯어내고 포크로 콩떡을 찍어 접시에 담으면서

할머니가 좋아하는 콩떡, 할머니, 아리도 지금은 콩떡이 좋아. 할머니, 먹어!”

하면서 할머니 손에 포크를 쥐어주더니 갑자기 생각난 듯,

아하! 알았다!” 하고 외치는 것이다.

?”

사람들이 인절미를 안 좋아하니까 인절미, 수퍼 아저씨, 안 만들어.”

아까 스케이트장에서 나와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진 아리가 음식을 달라고 하니까 엄마가 콩떡을 샀다고 하면서 내놓았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콩떡!”

“Why didn`t buy Injulmi?"

아리는 인절미를 좋아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콩찰떡은 콩과 찰진 것 때문에 별로였다.

인절미가 없어서 안 샀어.”

엄마가 그렇게 대답했었는데 지금 아리가 그 이유를 떠올린 것이다.

사람들이 인절미를 안 좋아해서 사가지 않으니까 수퍼 아저씨가 인절미를 안 만든 것이라고, 제 나름의 해석을 할머니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오하, 아리!

 

 

 

 

 

8시경에 미미아줌마가 온다고 해서 그 안에 서둘러서 아빠는 아리를 바(목욕) 시켜주고, 엄마는 아래 층 아리방을 마저 베큠하고, 도리는 할머니하고 놀고··· 엄마 청소가 끝날 무렵 할머니는 아래층에서 샤워하고, 서둘러서 아리와 함께 아리방으로.

퍼즐그림 맞추기 3, 곰그림과 공룡, 말 그림으로 전에 하던 것이라서 쉽게 맞췄다. 이어서 하다만 스티커 노트붙이기 완성하고 할머니의 채근으로 겨우 누웠다.

내일부턴 아침에 스쿨버스가 오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Why?”

"방학이 끝났으니까."

“I don`t want to go school.”

"Why?"

" I want to stay at home."

"Why?" 할머니가 이상해서 계속 물었다." I don`t like school."

"Why?"

"I want to stay at home with 할머니."

 

 

 

 

 

엊그제 아빠와 이야기 하면서 데이케어가 싫다고 하더란 말이 생각났다. 친구가 없다고 하더란다. 처음엔 좋아하더니, 벌써 싫증이 난 모양이다. 이 부분이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아리가 성장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진행하는 생활과 데이케어에서의 생활이 차이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늘 같은 일의 반복이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라서 오는 지루함도 있을 것이고, 또 집에서처럼 할머니와 날마다 새로운 놀이방법이 좋아졌을 것이다. 결국 또래아이들하고도 생각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아리는 매우 감정이 풍부하고 샌스티브한 편이다.

할머니는 그 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아리는 누워서도 여전히 이야기 요청하는 아리. 무슨 이야기 할까?

할머니 츄즈, , 로키 마운틴 얘기 해주세요.”

오늘 본 I-Max 이야기를 해달라는 것.

거실에서 미미아줌마와 엄마아빠가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으며 계속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