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45-Banjjack Banjjack과 <2H₂+O₂=H₂O>,징소리

천마리학 2012. 12. 10. 07:32

 

 

 

*20111216()-Banjjack Banjjack<2H+O=HO>,징소리

945.

Celsius6°~-3°, 10:00am 현재 3°. Cloudy. 

 

오늘은 도리데이케어의 미셀선생님이 부탁한 'Twinkle Twinkle Little Star'의 한국말 가사를 적어 프린트한 것을 가지고 갔다. 더불어서 할머니의 시 <2H+O=HO>도 함께.

얼마 전 할머니가 도리의 데이케어에 갔다가 할머니가 도리에게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빛나네···‘하고 노래를 들려주자 도리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미셀선생님이 놀라면서 묻기에 'Twinkle Twinkle Little Star'의 한국말 버전이라고 했더니 그 노래 한국말 가사를 꼭 알려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그 노래는 도리의 페이브릿 송이 되었다.

프린트하는 김에 두어 장 더 넉넉히 하여 아리의 데이케어에도 줄까 해서다.

가끔 아리의 데이케어에 가보면 중국말로 된 책들을 읽어주는 것을 보았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아리가 중국어 한 단어씩을 배우며 프린트를 가져오는 것을 보았다. 꼭 그 일이 아니더라도 또 거기가 아니더라도 곳곳에 중국의 세가 높은 것을 발견하곤 한다. 전에 다니던 휴론 데이케어도 그랬다. 데이케어의 입구의 문부터 시작해서 실내장식은 물론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실내용 카셑트에서도 중국노래가 흘러나오곤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 한국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Lyric>

Twinkle Twinkle Little Star

 

Twinkle, twinkle, little star,

banjjack banjjack jaguen beul,

 

How I wonder what you are.

a-rm dap ge bin na ne.

 

Up above the world so high,

dong jjock ha nuel e-seodo,

 

Like a diamond in the sky.

seo jjock ha nuel e-seodo.

 

Twinkle, twinkle, little star,

banjjack, banjjack, jaguen beul

 

How I wonder what you are!

a-rm dap ge bin na ne!

 

 

*Merry X-mas and Happy Newyear! ^*^

from ARI & DORI`S grandma!

 

 

 

 

2H+O=HO

Cheonhak Kwon

Translated by Hana Kim

 

The woman like oxygen and the man like hydrogen

the two met and became water

Refreshing dream and explosive power

float afar with different names

one fateful day

they bump into each other

and make a sound

they become a lump

and blend into each other

they clean and embrace each other

they rise into the sky together

and settle on the spine of the cactus together

If they were not mixed

they would float

as a powerless dream and a dreamless power

as each corpuscle, you and I

and as a meaningless cell

But the green and the heat met

and became water

They become water

live on the clouds

and stay on the flower petals

 

 

*Merry X-mas and Happy Newyear! ^*^

from ARI & DORI`S grandma!

 

 

 

 

 

그런데 마침 오늘은 미셀선생님도 산드라 선생님도 안계셨다. 휴가 중이라고. 그래서 샤암 선생님에게 주었더니 매우 좋아했다. 한국말 가사를 읽어보며 신기해 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어느 날 와서 선생님들 앞에서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기로 했다.

 

오늘도 도리는 잘 놀았다고 한다. 아이들 중에서 도리가 가장 의사표시가 많고 그러느라고 말을 가장 많이 한다는 것. 다른 아이들과 행동도 다르다고 한다. ‘스마트 도리라고 한다.

맞다. 도리는 집에서도 그렇다. 스마트 도리!^*^

 

아리는 할머니가 들어갔을 때 티나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것을 보았다. 책 읽어주는 것을 본 것이 어제에 이어 두 번째다. 오늘은 아리가 아이들 속에 앉아있지 않고 혼자서 칸막이 사이를 두고 놀면서 듣고 있었다.

스쿠터를 가지고 간 것을 매우 좋아했다.

그 동안 며칠, 가지고 가지 않았었다. 비가 와서, 또는 도리의 X-mas 파티, 아리의 콘서트 등의 이유로.

수쿠터를 타고 씽씽, 도리의 데이케어로 갔다. 도리는 잠자는 방에서 엄마의 젖을 먹고 있었다.

도리의 데이케어로 가는 복도의 박물관이 오늘은 문을 열었다. 눈여겨보진 않았지만 주말마다 여는 것 같다. 아리에게 오며가며 박물관 앞에 내다놓은 징을 지잉~ 하고 한 번씩 두드리게 한다.

실내에 지잉~ 하고 울려 퍼지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할머니가 가져간 쿠키도 나눠먹으면서 그렇게 재미있게 집에 왔지만 또 숙제시간이 되자 아리는 하기 싫어하고 할머니는 신경을 달군다.

여간해서 집중이 안되는 아리, 수 차례 반복해서 말해도 듣지 않는 아리.

도로아미타불이다.

어제 그제 한 이틀을 아빠와 노느라고 쉰 탓이다. 그래서 더 어렵고, 늘 어렵다. 진전이 없다, 안타깝다. 어쩔 수 없다. 할머니 속이 상할 수밖에.

좀 엄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곁에 있는 엄마의 눈치가 보인다.(할머니의 감정일 때도 있을 것이다.)

억지로 큰소리를 쳐가며, 나중엔 30cm 자까지 동원했다.

아리는 자세도 나쁘고 단 1초도 가만히 있질 않는다. 몸을 의자 위에 길게 누이거나 옆으로 틀거나, 손을 아래로 내리고 꼬거나 이것저것을 만지거나, 올려놓으라고 하면 손가락으로 책상변두리를 만지작거리며 꼬물꼬물, 책 페이지를 미리 넘기거나 장난치거나, 턱을 고이거나 옆으로 눕거나 책상아래고 내려빠지거나, 수시로 코구멍을 쑤신다. 말릴수록 양쪽 손가락을 동원한다.

할머니가 화를 내면 빠안히 쳐다본다. 표정 없는 시선으로 겁내하지도 않고 막연하게. 마치 비웃기도 하는 것 같은 표정이다. 너는 짖어라 나는 안 듣는다 하는 것 같다. 그럴 때 할머니는 갈등한다. 정말 남의 자식이라면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 손자를 두고, 어린 것을 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할머니가 나쁘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무엇보다도 겁이라도 냈으면 좋겠다.

 

 

 

 

집중!

그것이 문제다. 집중하지 않으니까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다. 며칠 전에 겨우 이해시켜놓은 것도 다 까먹고 모른다. 늘 그런 식이다. 이해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에 개념이 전혀 없다. 진펄의 개구리다.

정말 규칙적으로 반복적으로 계속적으로 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그러므로 할머니의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때때로 특별한 스케줄이나 어른들의 생활리듬에 맞춰지다보면 흐트러지고 만다. 아빠가 있는 퇴근해오면 엄마는 아리를 아빠에게 맡겨 함께 놀게 한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아리에겐 일관성이 없어지기 일쑤다. 엄마아빠의 태도가 늘 걸린다. 그래서 눈치를 보게 된다.

자러갈 때의 아빠가 아리를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할머니와 다르다. 그 동안 두어 번 엄마의 지시로 아빠가 아리의 숙제를 시킬 때가 있는데 그때 보면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로 읽기로만 입으로만 거의 힌트를 다 주어가며 이야기로 끝내고 만다.

그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리의 학습효과나 이해력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할머니가 데리고 앉아서 시키는 것이 더 어렵게 되는 것이다. 지금쯤은 공부도 해야 한다는 의식, 어른들의 말도 들어야한다는 의식, 규칙에 따라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할머니는 생각한다. 그래서 좀 엄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은 아니지만 아리를 과잉행동을 염려하지 않는가. 그리고 유난히 산만하다.

할머니로서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과연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