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36-아리의 생활시간과 청취수준, 할머니의 초상화와 꽃장식

천마리학 2012. 11. 23. 06:54

 

 

 

*2011128()-아리의 생활시간과 청취수준이 달라졌다

936.

Celsius 3°~0°, 9am 현재 1°. Clear. 

 

 

콘도 밖의 계단을 내려서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저만큼에서 오고 있는 스쿨버스. 적시(適時).

 

오늘로 사흘째,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시작한지 사흘째다. 오후 픽업시간도 좀 빠르게 시도한지 사흘째다.

저녁에 7시반경에 자러 들어가서 잠들기까지가 수월치 않지만 그래도 8시 반경에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많이 이른 시간이다. 8시 반경에 들어가도 잠들기까지 시간 걸리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에 책 읽기, 플레이, 이야기··· 등등으로 요구가 많고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보면 할머니가 몹시 힘도 들고 지치기도 한다. 아침에 720분경까진 깨워야하는데 그 일 또한 너무 어렵고 고통스럽다.

수면시간도 늘 부족한 것 같고 아침에 일어나는 일도 수월치 않아서 잠자는 시간을 앞당겨 본 것.

7시경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요구를 들어주다가 빨리 잠들기도 하지만 터덕거리기도 한다. 어제 저녁이 그랬다.

하도 잠을 안 자려고 해서 애를 쓰다가 이야기도 몇 가지 해주고, 장난도 받아주고 하다가 억지로 잠자게 종용했더니, 잠들기 직전의 먹기 습관인 아리 헝그리한다. 그 습관도 고쳐보려고 노력하지만 되지 않는다. 할머니와 함께 나가자고 하는 걸 혼자 내보내어 거실에 있는 아빠로부터 쿠키 한 개를 먹고 들어왔다. 들어와서도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은 할머니가 아리 혼자자라고 하면서 할머니가 이층으로 올라갔더니 따라 올라오고, 내려오면 따라 내려오고···를 서너 번 반복했고, 어찌어찌해서 겨우 잠이 들었다.

일찍 잔 날은 다음 날 아침 620분경에 잠이 깨고, 깨어도 찡찡대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다.

저녁 8시경 내외로 잠이 들고 아침 6시 지나서 일어나면 수면시간이 10시간, 늦게 잠들어 8시 반경에 잠이 든다고 해고 아침 6시경에 일어나면 수면시간이 10시간은 된다. 아기 때부터 잠이 없는 아리가 수면시간이 그 정도이면 많은 편이고 충분하다. 수면시간이 충분하면 아리의 컨디션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할머니가 그린 아리와 도리의 초상화

 

 

오늘 아침에도 620분에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어제 저녁에 잠들기 전에 책 읽자고 조르던 것을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읽자고 하며 달래었는데, 그것을 잊지 않고 책을 읽자고 한다. 책을 골라오라고 했더니 책꽂이에서 잠시 뒤적이다가 그냥 와서 벌떡 누우면서 , 초이스!’ 한다. 빽빽한 책꽂이에서 책을 뽑는 일이 쉽지 않았거나, 거의 다 읽거나 훑어본 책들이라서 흥미가 없거나, 둘 중의 하나가 이유일 것이다.

할머니가 <거인><>을 뽑아왔더니 <거인>이 자기 페이브릿이라고 하면서 그걸 읽자고 했다. 안경이 없어서 더듬더듬, 그러다가 대충 짐작으로 그림 맞춰가며, 설명을 보태어가며 끝까지 읽어주었다.

스마트, 씽킹, 똑똑장이 등에 대한 점을 강조하면서 할머니의 창작동화를 잇달아주었다.

할머니가 어렸을 때 할머니보다 힘이 세고 키가 큰 친구 청이가 있었거든. 어느 날 선생님께서 맛있는 콩이 들어있는 깡통을 나누어주었는데 집에 오늘 길에 청이가 할머니의 깡통을 달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싫어, 했지. 그랬더니 할머니 팔을 비틀며 억지로 뺏어가는 거야. 억울하고 속상해서 할머니가 꾀를 내었지. 집에 들어서면서 할머니는 갑자기 한쪽 손목을 쥐고 엉엉 소리 내며 울었어. 그랬더니 할머니의 엄마가 놀라서 왜 그러니? 하시는 거야. 할머니는 선생님이 나눠주신 캔을 청이가 빼앗으려고 하기에 안 뺏기려고 뒤로 감추었더니 할머니의 팔을 억지로 비틀어서 캔을 뺏앗아가느라고 손목이 부러졌다고 말했지. 할머니의 엄마가 손목을 만지기에 더 아픈 시늉을 하면서 아아악! 소리치면서 더 크게 울었지. ···”

 

 

 

할머니가 시들어가는 꽃잎을 이용하여 여기저기 집안을 장식한 꽃장식들-1

 

 

 

아리가 일어나서 할머니를 와락 끌어안는다. 제딴에는 마음이 아픈 것이다.

아리의 이야기 듣는 수준이 달라졌다.

더 어렸을 때와 달라서 이제는 동화책에 나온 동화나 차일디쉬한 상상의 동화보다는 실감나는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낀다. 그냥 책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주변에서 일어날법한 이야기, 주변 사람과 관계있는 이야기,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경우의 이야기 등에 더 관심있어 한다.

그래서 요즘은 할머니의 이야기 형태를 바꾸었다. 그래서 킹 스트리트의 바보도 나오고 토론토 아일랜드 할아버지’ ‘프론트 스트리트 바보장이’ ‘스파다이나 바보장이’ ‘퀸즈키 바보장이등이 나왔다.

지금도 할머니가 당한 이야기를 하니까 아리의 마음이 아픈 것이다.

아리의 등을 토닥토닥 해주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할머니가 사실은 가짜로 아픈 거잖아. 괜찮아.”

눈을 찡끗해주었지만 그래도 아리는 어딘가 걱정스럽다.

할머니가 계속 엉엉 울면서 아파하니까 할머니의 엄마가 가자! 하시면서 할머니를 데리고 청이네 집으로 갔지. 청이네 집을 들어서면서 할머니가 더 크게 앙앙 울었어. 그랬더니 청이 엄마가 깜짝 놀라며 왜 그러느냐?고 묻는 거야. 청이가 캔을 뺏앗아가면서 제 손을 부러트렸어요, 하고 할머니가 울면서 손이 아픈 시늉을 하며 말했어. 그랬더니 청이가 자기 엄마 뒤로 숨는 거야.

 

 

할머니가 시들어가는 꽃잎을 이용하여 여기저기 집안을 장식한 꽃장식들-2

 

 

청이엄마가 청이를 보고 눈을 흘기시더니 얼마나 아프니? 하시며 할머니의 손을 만지려고 하기에 더욱 크게 울면서 손을 못 대게 하고, 내 캔 빨리 주세요 하고 말했어. 그랬더니 청이엄마가 뒤에 서있던 청이에게서 친구의 물건을 뺏으면 되니? 하고 나무라시니까 청이가 캔 한 개를 내놓는 거야. 네 것도 내놔라, 청이엄마가 무섭게 청이를 노려보는 거야. 그러니까 청이가 청이의캔을 청이엄마에게 주는 거야. 이건 벌이다, 하고 청이엄마가 청이에게 말하고는 청이 것 까지 두 개를 다 할머니에게 주시는 거야. 할머니가 깜짝 놀라서 받을까말까 망서렸어. 그랬더니 청이엄마가 괜찮다 청이가 잘못했으니까 주는 거야. 하시고는 방에 들어가서 약을 꺼내오시더니 할머니의 손목에 약을 발라주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할머니의 엄마랑 함께 집으로 돌아왔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할머니가 와하하하 웃음을 터트렸어.사뭇 긴장이 고조되어있던 아리가 으아한 눈길로 바뀐다.

할머니의 엄마가 놀라서 바라봤어. 그래서 할머니가 아프다고 한 손을 흔들며 매롱! 안 아프지롱! 그랬더니 할머니의 엄마가 너무나 놀라시는 거야. 그래서 말했지, 엄마 안 아파요. 보세요 괜찮찮아요 하며 손을 흔들어보였지. 내 캔을 찾으려고 거짓말을 한 거예요, 와하하하···”

하하하하하

아리가 통쾌하게 웃음을 터트린다. 이야기가 아주 실감난 모양이다.

어때 아리? 할머니가 스마트 했지?”

끄덕끄덕.

그러니까 아리도 항상 씽킹, 씽킹을 하면 스마트해지고, 스마트해서 똑똑장이가 되고 굿 리더도 되는 거야. 알겠어?”

끄덕끄덕.

 

 

할머니가 시들어가는 꽃잎을 이용하여 여기저기 집안을 장식한 꽃장식들-3

 

 

 

이야기가 끝나고 새벽에 대충 준비해뒀던 아침 식탁을 마저 준비하느라고 토스트를 시작하는데

레츠 플레이 할머니!”

아리는 플레이를 하자고 외쳐댄다. 책읽기를 했으니 이젠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아리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알았어 준비해. 아 옷부터 입어야지.”

피아노 위에 개켜져 있는 옷과 양말을 가져다 주면서 혼자서 입어보라고 시켰다.

할머니도 옷 갈아입고 내려올 테니까 그 동안 아리도 옷을 입고 있어. 알았지?”

노우. 할머니 두 잇

아리 혼자 입어야지. 혼자 입어봐. 아리는 할 수 있어! , 할머니하고 누가 더 빨리 하나 해보자.”

할머니가 이층으로 옷을 갈아입으려고 올라가려는데 엄마와도리가 이층에서 내려왔다.

할머니가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아리가 뒤따라 올라와서 양말 한쪽을 뀐 발을 내민다. 비틀어져 있었다.

돌리면 되지.”

머뭇거리며 할머니에게 미루는 아리를 독촉해서 스스로 하게 하고 내려왔다.

 

 

할머니가 시들어가는 꽃잎을 이용하여 여기저기 집안을 장식한 꽃장식들-4

 

 

 

이제 곧 다섯 살이 되는데, 혼자서 옷도 못 입고 양말도 못 신으면 아리는 똑똑장이가 아니잖아.”

다시 식탁준비를 하는데 팬츠를 입은 아리가 티셔츠와 남방셔츠를 두 개 들고 와서 어느 것을 먼저 입느냐고 묻는다.

, 아리가 팬츠를 혼자 입었네, 지퍼만 올리면 되잖아. 거봐, 잘 하잖아.”

남방을 먼저 입으라고 해놓고 팔 뀌는 것을 도와줬더니 단추는 스스로 하겠다고 한다.

단추 구멍을 제대로 맞춰 꿰어야하는 이유와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그런데도 세 번째 단추를 잘 못 꿰었기에 오히려 그것을 빌미삼아 단추를 꿸 때 주의해야하는 것을 더 확실히 설명할 수 있었다.

엄마랑 도리가 식탁에 앉아 먹기 시작했는데도 옷을 다 입은 아리가 이번에

아무튼,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이렇게 여유가 있는 것이다.

 

 

 

 

 

 

레츠 플레이 할머니!”

방으로 들어간 아리가 또 외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절대로 잊지 않는 아리, !

아리의 대답을 들으며 시간이 없으니까 조금만, 10분만 놀자, 알았지?”

"

들어가보니 아리가 벌써 방바닥에 배열해 놓고 있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매취게임 카드였다. 할머니가 거들어 배열을 마치고 게임에 들어갔는데 잘 되지 않자, 할머니가 저보다 더 많이 맞추자 고만 하겠다면서 카드를 거둬들이려고 한다. 지기 싫어하는 아리, 그 속을 알지 흠!

이대로 두었다가 이따가 학교갔다 와서 계속하면 되잖아.”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 제안이 마음에 드는지 카드 거두는 것을 멈추고 식탁으로 갔다.

 

얼마나 지속해낼 수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계속해야겠다.

 

 

 

 

 

<Maria Goes to School>

 

I get my backpack.

I get my pencils.

I get my ruler.

I get my eraser.

I get my crayons.

I get my sweater.

I get my brother.

I get my lunch.

I get my hug.

I get my 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