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16-공짜커피, 선생님면담, 페밀리 닥터, HCC운동장에서

천마리학 2012. 10. 18. 02:33




*20111117()-McDonald 공짜커피, 선생님면담, 페밀리 닥터

916.

Celsius 4°~-1°, 5am 현재 8°. Mostly Sunny.

 

아침 720분에 일어났다. 할머니는 간밤에 또 잠을 못잤기 때문에 힘이 들었다.

한글공부 대신 느긋하게 옷을 입히고 먹일 궁리를 했다. 씨리얼(쌀튀밥) 조금, 드링크제 요구르트, 당근, 블루베리 10, 만다린 5쪽을 장난쳐가며 먹게 하고 한약도 먹이고··· 그러는 사이 엄마와 도리가 내려오고, 아리가 토스트 두 쪽을 먹었다. 이게 왠일!





 

스쿨버스 타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지. 우리 아리는 언제나 처음이 문제지 처음 그 순간만 지나면 이내 잘 적응하지.^*^

아리를 스쿨버스에 태워 보내고 도리를 데리고 데이케어에 가는 엄마와 함께 할머니도 갔다. 바람이 시원하다.

데이케어에 도착했을 때도 도리가 방글거린다. 엄마 품에서 할머니 품으로 옮겨와서 이것 저것 만지면서 좋은 분위기다. 그러나 다음 순간 미셀선생님이 손을 뻗자 안 가려고 울기 시작. 엄마와 할머니가 문밖으로 나올 때까지도 울음소리가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처음보다 많이 적응이 된 셈이다.

 





마침 엄마에게 McDonald의 쿠폰이 있다고 해서 아침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하다가 돌아왔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할머니는 커피를 내려놓고도 마시지 못하고 출발했었다. Moca. 줄줄이 서서 커피를 사들고 떠나는 사람들, 출근하는 아침 풍경이다. 이런 것들이 할머니에겐 모두 새롭기도 하고 글감이 되기도 한다.

 






오후 3시 반, 할머니와 엄마는 아리의 유치원 선생님과의 면담시간(4~415)에 맞춰서 평소보다 1시간 반 정도 빨리 집을 나섰다.

미즈 브릿(Britt) 선생님은 아리가 클라스에서 매우 스마트하고, 리쓰닝도, 숫자 헤아리기도, 이야기 만들기, 물건정리도 모두 잘 한다고 했다. 수줍은 성격과 집중력에 대해서도 처음엔 약간 수줍지만 일단 선생님이 말을 하면 지시대로 따르는 것도 잘 하고, 이해도 잘 한다고, 전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클라스에서 가장 어린데도 스마트하다고 했다. 특히 놀 때는 매우 활발하다고. 거야 당근이지^*^

파이팅 아리!

 





면담을 마치고 도리 데이케어로 모두 갔다.

도리 역시 미셀 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의 공통적인 말이 매우 스마트 하다는 것.

엄마가 오는 것, 할머니가 오는 것, 오빠가 오는 것 등을 모두 인식하며, 데에케어 시간에도 의사표시가 분명하고, 거부표시를 정확하게 한다는 것. 고개를 흔들어 도리도리 해버리고, 밀쳐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원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밝아지면서 몸을 흔들고··· 이젠 혼자서 놀기도 한다는 것.






아무렴. 집에서도 우리 도리가 얼마나 똑똑한데····^*^

식탁에서 식구들끼리 대화를 나눌 때도 으레 아, 아악~ 소리 지르며 이야기에 동참하고, 오빠에게 장난도 걸고 오빠의 행동에 장단도 맞추는 도리. 할머니가 말하면 그 말에 맞게 반응을 보이는 도리인데··· 당근이지.^*^

데이케어에서 코리아 타운으로 갔다. 오후 630, 페밀리 닥터 예약시간이 조금 일러서 먼저 김밥 쇼핑부터 하고 닥터에게로 갔다. 아빠도 그 시간에 맞춰 바로 페밀리 닥터로 왔다.

김밥집에 들려서 이번 일요일(30일이지만 엄마아빠도 출근하고, 몬트리올의 따따쟌과 똥똥 달랏과 스위스의 앙드레, 송교수네, 존 아저씨 등 오는 손님들을 고려해서 앞당겼음)일요일에 에 할 도리 돌잔치에 쓸 김밥을 예약하고, 저녁식사용으로 4줄을 샀다.

 







리셉셔너 아줌마의 헤어스타일이 바뀌었다. 항상 찬바람 부는 인상의 아줌마,(우리가족들에겐 친절한 편이긴 하지만, 할머니의 농담때문.) 오늘 따라 더욱 곰살갖다. 엄마가 헤어스타일 바뀐 것으로 말문을 튼 덕분.^*^

 

온가족의 점검.

할머니, Ultra Sound 검사(, 콩팥, 쓸개, )결과-모두 이상 없음, 뼈약은 최소한 5년을 복용해야하며 복용하는 동안 칼슘을 충분히 보충할 것.

아빠 손가락, 가운데 손가락-보호대를 조금 더 착용하고 경과를 보고, 진료를 받은 다른 병원에서의 X-RAY 사진을 팩스로 보내 오게 할 것.






아리의 종아리 가끔 아픈 것-심하게 뛰어논 날 그러는 지 살펴 볼 것, 칼슘보충을 위하여 밀크(소이 밀크가 칼슘함량이 약간 떨어지긴 해도 괜찮음)나 두부 등 음식을 통한 칼슘섭취를 강화할 것(약보다 음식섭취가 소화흡수가 좋기 때문). 아직 성장통은 아님(성장통은 성장기에만 옴).

엄마-목감기 기운이 있긴 하나 별 문제 없음.

도리-백신주사와 독감예방주사는 지난번 맞은 백신 1차 주사가 체 한 달이 안 되었기 때문에 한 달이 차야 되고(엄마가 다음 주 부터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며칠 앞당겨졌지만 맞게 하려고 했던 것), 독감예방주사도 한 돌은 지나야 된다면서 모두 12월 이후에 맞도록.

사실 오늘은 도리의 검진을 중심으로 오는 날이어서 가족 모두를 같은 날로 몰아서 체크한 건데 정작 주인공인 도리의 주사 맞기만 뒤로 미뤄졌다.






 

주차장으로 오는 도중 할머니는 갑자기 배가 고파졌는데 마침 표튜기 식당 앞을 지나면서, 애초엔 김밥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서 먹으려고 했던 건데 먹고 가자고 했다.

표튜기식 통닭 한 마리($21) 시켜서 김밥과 함께, 컬리플라워, 브르콜리, 당근 등 익은 채소 샐러드와 상추와 보라색 양파를 섞어 식초와 후추로 버무린 생 채소 샐러드 한 접시씩. 아리가 고른 표튜기식 빵도 한 개,

아빠의 손가락이 불편하므로 할머니가 손으로 통닭을 뜯어서 각자의 접시에 나눠줘 가면서 푸짐하게 먹었다. 아리의 빵을 조금씩 뜯어 도리에게도 먹였다.

모두가 뜯어주는 닭고기들을 먹는데 특히 아리가 닭고기를 할머니가 입에 넣어주는 것도 잘 받아먹고, 접시에 뜯어놓은 것도 잘 먹었고, 도리 역시 엄마가 조금씩 떼어주는 닭고기를 잘 받아먹어 식사시간이 아주 즐거웠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고 찬바람이 불어서 눈도 서너 개 날리다 만 저녁, 밤길이 매우 추워 겨울이 바짝 다가온 느낌.

돌아오는 차안에서 갑자기 할머니가 재채기가 시작되었다. 재채기를 할 때마다 엄마아빠가 블레스 유!’를 하는데 아리만 가만히 있었다.

땡큐 엄마 앤 아빠! 우리 손자는 어디 갔나?”

그제야 아리가 블레스 유, 할머니!’ 하기에 할머니가 , 우리 손자가 여기 있었구나. 땡큐 아리!’ 하면서 옆자리의 아리 손을 잡았다. 아리 손이 따뜻했다. 아리 손이 참 따뜻하구나 했더니 아리가 할머니 손을 더 꼭 잡았다.

, 할머니 손이 차지?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는 길에 할머니가 아리 손을 감싸 주는데 지금은 아리가 할머니 손을 감싸주는구나. 아리가 잡아주니까 따뜻해서 좋구나, 역시 우리 손자가 최고야, 고마워 아리.”

아리가 슬며서 다른 손까지 펴서 할머니의 손등을 덮는다.

, 정말 좋구나, 고마워 아리!”

아리가 매우 뿌듯해 하며 미소를 보인다.

엎드려 절 받기지만 사소한 일들조차도 유도해야하고, 이런 것들이 곧 육아교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