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4(토)-아리는 코리아킨더가든 첫날. 도리는 잠 혁명 중 874
Celsius(cf: Fahrenheit) 20°~13°, 7시 am 현재 13°. Clear. 새벽 3시 40분경, 도리의 울음소리에 잠이 깨었다. 도리의 침대가 엄마아빠방의 세면장으로 옮겨진 상태다. 처음 20 분 가량을 심하게 울어대더니 약간 소강상태. 이어서 다시 울어대는데 소리도 약해지고 시간도 10분 정도. 4시 15분쯤엔 울다 자다하는지 울음소리가 쉬었다 들리곤 하더니 4시 반쯤엔 조용해졌다. 도리는 지금 그동안의 습관을 바꾸려는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가 이렇게 마음이 조마조마한데 엄마아빠는 얼마나 조이고 있을까? 또 당사자인 도리는 얼마나 다급하고 힘들까? 할머니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래도 할머니는 다른 날보다 가벼웠다. 생각해보니 어제밤에 아리방에서 올라와 바로 잤지 때문이다. 헤아려보니 수면시간이 거의 7시간에 가깝다. 그동안의 6시간에 비해서 1시간 정도 늘어났다. 좋다. 1시간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생각해보니 우리집 식구들은 할머니를 비롯해서 잠에 문제가 있다. 할머니는 불면증. 아빠는 예민, 도리 또한 불면증? 아리도 잠시간이 약간 적은 편이고 일찍 자는 일 때문에 날마다 전쟁. 우후후··· 내림인가? 그렇다면 결국 할머니 탓이잖아^*^
도리야, 미안하다! 도리가 아빠에게 안겨서 할머니방으로 아침외출을 왔다. 할머니가 안자마자 책상위의 컴퓨터 자판으로 달려들어 마구 두들겨 내었다. 눈빛이 빤짝빤짝! 컴을 이렇게 좋아하다니. 할머니가 당겨 안자 악을 쓰듯 뻗대면서 몸부림치며 운다. 다시 자판기 가까이 손이 닿자 마구마구 두드리면 신이 나는 도리. 하던 작업을 어떻게 저장하고 갈무리할 틈도 주지 않는다. 와! 도리! 식사가 끝난 후에 아리에겐 한글 테스트를 했다. “오늘 이걸 해서 밖에 걸어놔야 CK가 보고 선물을 보내주겠지.”
아리가 모두 이어서 할머니가 다른 색으로 동그라미로 쳐주고, 칭찬해주었다. 아와 ㅏ, 이와 l, 오와 ㅗ,··· 의 구별이 아직 잘 안 되고 있다. ‘사과’의 ‘과’ 를 쓸 때 ‘l’로 표시해서 ‘사괴’가 되기에 ‘아’ 하고 말해 주었다. 한글의 글자체계 개념을 완전파악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건성인 듯 했는데 의외고 다 기억하고 거의 다 잘 했다. 부라보!
아침 9시경, 할머니만 빼고 모두 나갔다. 아리의 코리아 킨더가든 데려다주기. 엄마아빠의 용무 등. 그 사이에 할머닌 아무도 모르게 위너스(Winners)에 다녀왔다. 아리의 선물을 사기 위하여.
할머니는 모처럼 마음이 나서, 30분 정도의 걷기운동 겸 위너스 정도만 다녀올 작정으로 나갔다가 더 많이 걸었다. 위너스에서 아리가 좋아하는 아이런 맨(iorn man)을 5개 샀다. 초록색, 갈색, 블루, 조립식 아이런 맨과 레이스 카. 아직도 물건을 살 때마다 느끼는 건데 오늘도 마찬가지. 대충 짐작으로 $24 쯤 되리라고 짐작하고 있는데 $28에 가까운 금액을 말한다. 전 같으면 영어를 몰라서 그냥 넘어갔을 것인데 오늘은 의심스럽다는 표현을 했다. 말하다가 스치는 생각, 그래서 아하, 위드 택스(with tax)? 하고 말했더니 점원아가씨가 그렇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체계가 달라서 늘 헤깔린다고 했더니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늘 그런 얘기를 한다고 했다. 내 영어가 서툴러서 말하기 어렵다고 했더니 자기 아버지 보다 잘 한다고 하면서 자기 아버지도 늘 영어가 어렵다고 한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척척 받아주었다.
걷기가 약간 부족한 듯 하기도 하고 한동안 가보지 않은 도심의 길을 걸어볼 요량으로 웰링턴 스트리트로 들어섰다. 낯익은 거리, 낯익을 건물들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유니버시티 스트리트를 지나 아리가 두 살, 세 살 때 열심히 다녔던 ‘7마리 소 조각’이 있는 곳과 ‘코끼리가 있는 분수’까지 갔다. 지난 번 언젠가 왔을 땐 자리를 맞은편 길 건너로 옮겼던 7마리의 소가 제 자리에 와 있었다. 여전히 그 광장의 공사는 한쪽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아리와의 추억, 빅토리아 스트리트의 ESL에 다니던 때의 추억들이 되살아났다. ‘코끼리가 있는 분수’를 반환점으로 해서 돌아서면서 페트릭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리를 코리아 킨더가든에 데려다주고나서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사고 다시 코리아킨더가든에서 아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유니온 스테이션 앞의 동상도 돌아와있었다. 아, 동화 한편을 발상했다. <돌아온 ***아저씨>, 사진을 찍었다. 거리에서 줍는 이미지, 영감이 참 많다. 걷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 역안에 들어갔더니 시나몬 냄새가 풍겼다. 존이 생각났다.위장이 쓰렸다. 빈속이어서였다. 위장을 달래기 위해서한 개 사먹어야지. 그러다가 아하, 위장 식구들과 함께 먹을 시나몬 롤을 사기로 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시나몬 롤이 2개 밖에 없었다. 한 시간 쯤 후에 배달차가 온다고 했다.
그냥 돌아섰다.
오랜만에 스카이 웤(Sky Walk)을 걸었다. CN 타워 옆의 아쿠아리움(Aquarium) 공사 때문에 도중에 길이 막혀있다. 새로 난 출구로 내려가니 에어캐나다 센터 앞의 사거리, 내 콘도 건물 앞이었다. 안 가본지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많은 변화가 있다. 도시는 날로 진화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바로 옆 엘리베이터에서 식구들이 내렸다. “할머니이~” 반갑게 쫓아와 깡충깡충 뛰며 반가워하는 아리! 역시 이 맛이다. 그럭저럭 걸은 것 같은데 2시간이다. 등에 촉촉이 밴 땀을 식히며 아리 유치원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샀다는 치킨 샤와마(Chicken Sawama)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 후에 다시 나갔다. 역시 할머니만 빼고. 토요일이니까. 7시경에 모두 돌아왔다. 그 사이 할머니는 시집원고 정리 작업을 했다. 그랜쥐 파크(Grange Park)에 다녀왔다고 한다. 오며 가며 아리는 아빠에게 아리가 다니는 오그든 스쿨(Ogden School)의 유치원과 데이케어, 지난여름에 다녔던 UCC의 캠프, 도리가 11월부터 다니게 될 데이케어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고 한다. 잘 했다 아리! 아빠는 늘 출근을 하기 때문에 이야기만 듣던 곳들인데··· 잘 했어 아리! 밤에 할머니가 아무도 모르게 살짝 1층의 메일 룸에 가서 CK 의 이름으로 아리에게 줄 선물을 넣어두었다. 내일, 아리의 신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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