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8(일)-한약, 도리의 박수치기, 까밀라의 생일파티 869
Celsius(cf: Fahrenheit) 18°~14°, 6시 30분 am 현재 13°. Clear. 아리가 아리방에서 아빠랑 함께 자기 시작한 후 할머니는 편해졌지만 한편으론 소원해진 것을 역력히 느낀다. 이게 다 순리인 것을^*^! 요 며칠 동안 새벽이면 감기에 걸린 아리의 기침소리와 함께 도란도란 화장실에 가는 소리를 듣곤 한다.
오늘은 까밀라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날, 파티가 시작되는 2시에 맞춰 아리는 엄마아빠 도리랑 함께 집을 나섰다. 할머니는 그동안 집에서 작업을 계속했다. 7시가 가까워서 돌아왔는데 모두들 재미있게 보낸 모양이다. 아리는 손등에 한 타투를 보여줬다. 찍어온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시간을 보냈다. 도리는 사진속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도리는 오빠친구의 생일파티에서 마냥 즐거워하며 분위기를 즐기더라는 것이다. 동영상이나 사진 속에서도 그 모습이 역력했다. 할머니는 그 사진들을 컴퓨터 입력작업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아침 도리는 한 단계 또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지글지글 짝짝, 보글보글 짝짝···’하면 두 팔을 들고 움찔움찔 호응하면서 몸동작을 할 때 두 주먹을 쥔 채였는데 오늘 아침엔 드디어 손바닥을 펴서 마주치기 시작했다. 물론 소리는 안 나지만. 그래서 지금 도리가 아는 것은 사인랭귀지에서 잇(eat)와 드링크(drink)를 인식하는 것에 이어 손바닥치기 한 가지가 더 는 셈이다.
콧잔등에 주름을 잡아가면서 찡끗찡끗 웃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도 안 웃을수 없다. 아리도 어렸을 때 콧등에 주름이 잡혔었다. 그래서 미경이모가 ‘살인미소’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었다. 도리는 ‘보글보글 짝짝···’만하면 금방 따라하고, ‘만세~’하면 두 팔을 제법 들어서 반응을 보인다. 너무 귀엽다. 오, 세계적인 미소를 지닌 우리 도리!
잠자러 가기전에 식탁위에 놓인 할머니의 한약봉지를 발견한 아리, 재빨리 가지고 제방으로 가더니 가위로 따고 마시면서 나온다. 한약을 좋아하는 아리, 늘 할머니가 먹다가 남겨주는 4분의 1정도를 마시면서 많이 마시고 싶어해서 때로는 더 많이, 3분의 1쯤을 남겨주기도 하고, 또 마시는 도중에 봉지를 빼앗기기도 한다. 아리가 아래층에 있거나 제방에서 놀고 있을 때도 할머니가 약을 먹으면서 “아리, 약!”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마시고 간다. 그러니까 아리가 아직 안 일어난 이른 아침에도 할머니는 아리몫을 남겨두었다가 잠이 깨면 먹게 한다. 그런데 오늘은 제 손으로 따서 제가 먼저 꿀꺽꿀꺽. “엉? 할머니 약인데··· 잉잉잉” 미안스레 웃으면서 할머니에게 건네주고도 또 바싹 붙어서서 채근하더니 할머니가 두어모금 마시자마자 빼앗아간다.
한약을 좋아하는 우리 아리.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보약을 먹을 때마다 늘 먹인 탓이리라. 결국 지금도 아리와 함께 먹는 셈이다. 그것이 할머니는 즐겁다. 그래, 우리아리, 튼튼해지렴!^*^
까밀라는 오이지에 함께 다니던 아리의 친구이다. 페루사람인데 아리와 동갑인데도 여자아이라서 그런지 키가 작고 깜찍하다. 휴런의 유치원에도 같이 다녔는데 유독 아리를 좋아한다. 언제나 아리만 발견하면 쏜살같이 달려와 포옹하고, 말을 걸고, 반긴다. 아리는 무뚝뚝. 그래서 때로 민망할 때도 있다. 까밀라는 할머니에게도 그렇다. 할머니만 보면 꼭 하이! 하고 인사한다. 인사만 하는게 아니라 아리가 저쪽에 있다는 둥 묻지도 않는 말을 하면서 때론 할머니 손을 이끌고 아리가 있는 곳까지 가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할머니에게 항상 무슨 말인가를 한다. 이번주말에 아리를 저희집으로 초대하겠다는 둥, 아리와 내일 만나기로 했다는 둥, 저희 엄마가 아리를 금요일에 함께 놀러오라고 했다는 둥, 저희 엄마가 아리 엄마에게 전화할거라는 둥... 할머니도 잘 못 알아듣는 말을 쫑알쫑알. ^*^ 하여튼 귀엽다.
처음엔 어린 꼬마가 꽤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대충 짐작하면서 들었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서툴고 다만 뜻만 전달이 되는 것이어서 할머니가 속으로 웃었었다. 할머니의 영어무섬증 때문에 어린 꼬마가하는 말에도 지레 겁을 먹고 있었구나 하고.^*^
오늘도 아리를 특히 더 반가워하면서 늘 제 곁에 있도록 하더라는 것이다. 아리가 휴런 데이케어를 그만두고 유치원만 다니던 지난 봄 내내, 휴런 유치원에서 만나곤 했는데, 만날 때마다 아리를 발견하기만 하면 언제나 먼저 소리치며 달려와 허그를 하는가하면, 그때마다 아리는 무뚝뚝했지만, 손을 잡고 걷고, 걷기를 좋아했다. 까밀라 할머니가 우리집 플레이데이트를 하고싶다고 우리집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적어주기도 했고, 늘 집에서 아리이야기를 한다고도 했었다.
|
'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871-사진토크, 아리의 미로걷기와 도리의 모자놀이와 복숭아먹기 (0) | 2012.07.27 |
---|---|
870-CK로 보내는 첫번 째 엽서, 한글공부. (0) | 2012.07.25 |
868-이불 개키기와 피터 페리의 호숫가 놀이공원 (0) | 2012.07.19 |
867-아리에게 보내는 비밀엽서 (0) | 2012.07.18 |
866-발레리나 도리, 아리의 tic-tac-toe, 백팩 안 사기 (0) | 2012.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