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65-2m. 낮달, 별똥별, 사인랭귀지, 컴뮤니케이션, 맥도널드는···

천마리학 2012. 7. 15. 19:08

 

 

 

 

*2011915()-2m. 낮달, 별똥별, 사인랭귀지, 컴뮤니케이션, 맥도널드는···

865.

 

Celsius(cf: Fahrenheit) 27°~11°, 630am 현재 20°. Clear.

“2 miters!”

아리와 함께 길을 걸을 때면 횡단보도 앞에서 으레 아리의 손을 잡거나 말로 제지하면서 할머니가 하는 말이다.

마크 퉤인이 아마존강 유역에서 일을 할 때 안전한 뱃길을 위한 수심을 잴 때, 일꾼들에게 20m 마다 표시막대를 세우라고 지시했었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마크 퉤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할머니는 아리가 횡당보도를 걸을 때 차가 다니는 도로로부터 2m, 교차로일 경우엔 양쪽 방향의 도로로부터 2m 안쪽으로 서게 하는 우리만의 규칙이다.^*^

오래 전부터 이 규칙을 아리에게 실행하도록 해온 터라 지금은 대체로 잘 지켜진다. 간혹 안 지켜질 때도 있지만.^*^

아리가 기분이 좋을 땐 아리 스스로 “2 miters!" 하기도 하고 ”3 miters!" 하면 할머니를 더 안쪽으로 끌어당기기도 한다.

 

 

 

 

 

오늘도 프론트 스트리트의 횡단보도 앞에서 아리가 “2 miters!”하면 하던 이야기를 제잘제잘.

그런데 마침 서쪽 하늘에 희미하지만 둥그렇게 달이 떠있었다. 할머니가 그걸 가리키며 설명에 고심했다. 뭐냐고 물었더니 알쏭달쏭하는 아리. 달이 낮에 떠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 ‘낮달’··· 이라고, 달은 밤에만 뜨는데 저렇게 낮에도 뜨고, 낮에 뜨는 달은 햇빛 때문에 희게 보인다···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대충 이 부분에서 설명하는 할머니도 어려움을 느끼고, 제대로 먹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빛의 과학을 말하기엔 아직 아리가 너무 어리다. 그런데,

아리는 불쑥 달 옆으로 날아가는 하얀색 비행기를 가리키며 슈터스타’(아리의 영어, 이 부분이 할머니가 이해가 안됐다.)라고 하면서 제 나름의 이야기를 펼쳤고 할머니는 대충 짐작으로 대꾸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커뮤니케이션, 말이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시 한 번 실감.

 

할머니가 아리를 거의 키우다시피 하고 있지만 아리가 자라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영어를 구사하게 되고, 영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할머니와의 의사소통이 막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리가 점점 아빠와 가까워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어떤 땐 아리가 못 알아듣는 할머니 때문에 가슴을 치며 울기까지 한다. 그럴 때마다 안타깝긴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에도 마찬가지다.

낮달을 설명하는 도중에 아리는 그 옆을 지나가는 작은 비행기에 더 관심을 가졌고, 그것에 대한 설명으로 할머니에게 슈팅스타 캔 캐취어 버드.’ 하더니 이어서 갈매기, 비들기, ··· 참새···’ 그래서 할머니가 아하 새들을 잡는다는 뜻이구나 하는 짐작을 하고 오리하고 덧보탰더니 노우, 슈팅스타 디든트 캣취 오리. 오리 이즈 온리 워터.’ 하는 것이다. ? 오리는 안 잡는다고? 오리는 물에 있는 거라고? 하면서 다시 독수리했더니 예쓰하고 호응한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펼치는데 할머니는 내심 슈팅스타?가 애매했다. 아리가 최근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스페이스 쉽 이거나, 아니면 슈팅이라고 하니까 부딪친다는 의미일 텐데··· 하는 짐작만 할 뿐,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슈터스타가 바로 shooting star, 별똥별이라는 것이다. 슈터스타라고 알아들으면서도 슈터는 맞는데 스타 부분이 제대로 이해 안 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스타도 제대로 알아듣긴 한 것이다. 다만 할머니가 슈터스타가 별똥별이라는 것만 알았더라도··· 에이 영어바보 할머니!

이런! 별똥별이란 단어를 새로 알게 되어 좋기도 하지만 소통이 안돼서 아리에게 더 많은, 더 적당한 이야기를 못해준 것이 안타깝다. , 커뮤니케이션!

 

 

 

 

 

 

오후, 픽업해서 오는 길에 아리는 맥도널드 근처에 다다르자 또 맥도널드에 가자고 조른다.

맥도널드 음식보다 집에서 엄마가 만드는 음식이 좋을까요? 나쁠까요?”

좋아요.”

그런데도 나쁜 음식을 먹자고?”

라스트 타임, 화이 드유바이 잇?” 지난번에 왜 그걸 사줬냐고? 요런녀석!

니가 하도 사달라고 해서 사준거지.”

할머니는 할머니가 쏜 화살에 할머니가 맞은 기분이 되어 변명 같은 대답을 하면서도 이래서 아이들 교육이 어렵구나 생각했다.

아리가 씨익 웃더니 5초도 안되어서 또 조른다.

나우, 유 트라이 어게인!”

이번엔 아리가 한 술 더 뜬다.

뭐라구?”

다시 아리가 씨익 웃는다.

 

 

 

 

 

좋아, 자주 먹는 건 좋지 않지만, 지난번에 할머니가 말한 거 기억하지?”

? 왓유세이?”

한 달에 한 번씩만 맥도널드에 가서 사주겠다고.”

아리가 그러잖아도 요즘 아리가 달(month) 이름을 오우고 있는 중이었는데···

아리가 사흘 전부터 유치원에서 나오자마자 제뉴어리, 페브유어리, 마치 앤 에이프릴···’ 하더니 그 다음은 더듬더듬, 그런데 옥토버를 빠트렸다. 그래서 계속 더듬거리는 메이, , 쥴라이 앤 어거스트와 셉탬버, 옥토버 부분을 주의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번에 간 건 셉탬버, 이젠 옥토버에 갈 거야.”

나우 이즈 셉탬버?”

예쓰.”

아리가 잠시 실망하는 눈치더니 할 수 없다는 듯, 포기하고 달 이름을 다시 외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소한 규칙을 말하면 우기지 않고 지키는 것을 보면 신통하기도 하다. !!아리!^*^!

 

아리가 다시 달 이름을 외우기 시작한다. 더듬거리던 메이, , 줄라이 앤 어거스트와 자꾸만 잊어버리던 셉탬버, 옥토버도 빠트리지 않는다.

굿 잡! 아리!

 

 

 

 

 

요즘 도리는 의자나 책상다리를 붙들고 서 있게 한다. 오래 가진 않지만 즐거워한다. 호기심이다. 또 장난감들 가운데 앉혀놓으면 장난감들을 이리저리 만지고 뒤적거리면서 한동안 잘 논다.

오늘도 할머니가 의자 옆의 식탁 옆 바닥에 앉혀놓았더니 손을 뻗어 약통들을 만지며 잘 논다. 약병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새로운 물건들이 있으면 호기심을 보이며 만져보고, 흔들어보고···

 

또 일주일 전부터 사인렝귀지를 틀어주면 제법 집중한다. 아리 어렸을 때 틀어주었던 테잎이다. 특히 잇(eat)과 드링크(drink), 두 가지 단어는 이해하는 듯하다. 유심히 바라보고 경청하는 것이 눈에 띈다.

엄마가 아주 열심히 보여주고 대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