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56-잠버릇과 에어쇼, 보스턴 트렁크 백!

천마리학 2012. 7. 2. 18:57

 

*스위스에서 올림.

 

*2011년 9월 4일(일)-아리 도리의 잠버릇과 에어쇼, 보스턴 트렁크 백!

856.

 

 

23도~17도. 6시 am 현재22도. Cloudy.

아침은 프렌치 토우스트와 비트쥬스와 치즈.

아침식탁에서의 화제는 아리의 잠버릇과 도리의 잠버릇.

간밤에 도리가 잠을 안 자서 엄마아빠가 심한 수면부족이기 때문.

엄마가 도리에게 눈 흘기며, 말도 걸지마! 하고 투정한다. 그래도 도리는 알 바 없이 방긋방긋, 그러다가 또 네 의사표시가 있으면 아악! 아악!^*^

“도리야, 언제 오빠처럼 혼자 잘 거야?”

이 말이 오늘아침 식탁화제의 발단.

그 말에 아리가 은근히 으쓱.

그래서 할머니가 흐음~ 정말 혼자 나던가?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잠들 때도 엄마아빠 할머니가 재워야하고, 밤중에도 깨어서 할머니 방으로 올라오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누구더라···?

아리가 싱긋 웃으로 ‘아리!’ 하고 손을 든다.

할머니 방으로 올라와서도 무조건 불 끄고, 할머니 끌고

침대로 가서 자기 옆에 눕게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누구지?

아리! 아리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럼 아리도 혼자 자는 건 아니잖아?

아리가 끄덕끄덕, 수긍하며 계속 계면쩍은 웃음.

 

 

 

 

이제 SK에 다니려면 정말 혼자 자야하는데··· 그럴 수 있을까?

아리가 끄덕끄덕.

으음, 두고 봐야지! ^*^

 

아리가 올봄부터(?) 혼자자기를 시도한 후, 할머니와 함께 잘 때보다는 편한 줄 알았더니 오히려 더 불편했다. 왜냐하면 자다가 자정무렵이면 잠이 깨어 울거나 할머니! 하고 불러대어 할머니 잠이 깰 수밖에 없기 때문. 함께 자도 심한 몸부림 때문에 잠을 깨고. 그래서 다시 함께 자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이 할머니의 불면증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로 감수해왔다. 그러다가 할머니의 수면부족이 심각해져서 이번 여름부터 할머니의 불면증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명분으로 혼자 자기를 다시

 

시작했고, 때맞춰 건이 한국에서 오는 바람에 명분이 돼주었다.

아리는 잠들 때 할머니의 이야기를 해주어서 재우고, 잠이 들면 살며시 나오고, 밤중에 깨어나 통통통통 할머니 방으로 올라오고, 할머니 방으로 와서 무조건 컴도 불도 다 끄고 할머니를 곁에 눕게 하는 폭군형 아리의 스타일은 여전하다.

 

 

 

도리도 잠은 수월하지 않은 스타일. 아리가 도리만할 때는 안고 자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생각해보면 아리 역시 일반적인 아기들의 수면시간보다 약간 부족한 듯. 지금도 그렇다. 도리도 잠이 넉넉지 않은 것 같다. 할머니가 평생을 잠 많이 자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우리집 식구들의 잠 패턴인가보다.

 

도로 끌고가서 세탁기 안에 들어있을 거라고 했다. 없었다. 아마 조금 피피를 해서 말라버린 모양이라고 짐작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간밤에 아빠랑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내일 SK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데 새로운 학교로 간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는 눈치여서 ‘아리는 잘 할 수 있을 거다’고 다둑여주었다고 했다. 긴장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빠가 특별히 메모도 남기고, 아리도 피피를 조금 저렸던 것이다.

바삐 서둘러 시간에 맞게 도착 했다.

 

 

 

 

 

 

학교스케줄.

8시 반까지 먹는 아침스넥을 JK 데이케어 룸인 <룸2>에서 먹고,

SK의 데이케어인 <룸5>에 가서 가방을 걸어놓고,

아리의 SK 교실인 <룸4>로 가면, 9시경부터 시작, 11시 반에 끝나고 그 사이에 스넼을 주는데 메뉴는 매일 바뀜. 그리고 오늘은 첫날이라서 알러지 체크 때문에 스넼이 생략됨.

SK의 수업이 끝나는 11시 반 이후엔 <룸5>로 가서 오후 5시 반까지 보내게 되는데 점심과 오후 스넥을 모두 그 곳에서 제공한다.

픽업 할 때 언제나 아이디 카드를 지참하고 있을 것.

등록된 엄마, 아빠, 할머니 외의 사람이 픽업을 할 땐 꼭 전화를 먼저 해주고, 그 사람도 아이디를 지참할 것.

데이케어원장 이름은 로즈 메리, 원장보조선생님은 메리, SK 담당선생님은 브리트(Brite). 데이케어 담당선생님은 아만다와 티나.

지금부터는 아리의 스넥이나 먹는 것에 대해선 지참하지 않아도 되고 신경을 덜 쓰게 될 것 같다. 아리의 까다로운 음식습관도 바꿔지길 기대해본다.

 

다른 아이들도 부모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하기도 하고, 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리도 안 떨어지려고 했지만 그렇게 어리게 굴면 JK 로 가야한다는 말에 수그러들었다.^*^

 

 

 

 

 

 

 

오후에 픽업하러 갈때도 엄마와 도리랑 함께 갔다. 첫날이라서 어떻게 적응했나를 보기도 할 겸, 데이케어 학비를 내기 위해서였다.

아만다선생님의 이야기에 의하면 아리가 점심을 뚝딱 먹고 난 뒤에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첫날이므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눈치였다고. 1학기 때, 휴런 킨더가든에 다닐 때 같으면 오전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할머니가 픽업하여 그 시간 이후에도 늘 학교운동장이나 공원의 놀이터 등에서 놀다가 오후 6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갔지만.^*^

‘다시 놀게 된다’고 말해주었더니, ‘얏호!’ 외치며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우리가 데이케어교실에 들어섰을 때도 흘긋 보고 반가워하더니 이내 놀이로 돌아갔다. 선생님과 그런 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에도 아리는 여자아이구와 함께 종이 오린 것을 들고 노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역시 아리는 ‘놀기장이’이다.^*^

 

엄마가 사무실에 들려서 비용을 내고 아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운동장에서 또 놀자고 하더니, 반원형 철봉 위를 기어올랐다. 맨 위까지 올라가는 건 수월하지만 올라가서는 ‘도와주세요!’하고 소리쳤다. 할머니는 아리가 직접 손과 발을 잡아가면서 도와주기를 원했지만, ‘아리는 할 수 있다. 할머니가 말 하는 대로 움직여봐라!’ 하고 요령을 알려주었다.

“오른 쪽 팔을 아래쪽으로 옮겨잡고··· 몸을 뒤로 밀어서 오른 쪽 발을 쭉 뻗어서 아래쪽으로 옮겨 딛도··· 몸을 아래쪽으로 조금 더 밀고, 왼쪽 손을 ···‘

그렇게 내려와서는 으쓱 하며 후련해 했다.

더 놀기를 원했지만 엄마가 우겨서 다른 날 보다 일찍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 한 일을 물어보았더니, 옥터포서 게임, 하이드 앤 씨크, 터치게임을 했다고 하고는 길에서도 또 두손을 모아 디밀면서 틱톡틱톡! 게임을 시작했다.

멈춰서서 서너번 한 다음에 다시 걷곤 했다. 저만큼 엄마와 도리와 떨어지곤 했다. 피곤한 기색이 보이는데도 피곤하지 않다고 하면서 ‘집에 돌아가서 3층으로 가서 당구를 하자’고 했다. 아침에 가는 길에 할머니가 꾸물대는 아리에게 했던 말인데 그 말을 잊지 않았다. 자기가 원하는 것은 들을 때는 시큰둥하게 들어놓고도 나중에 꼭 들춰내고, 들어줄 기색이 아니면 ‘할머니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아리다.

복도에서 엄마 도리와 헤어져 3층으로 갔다.

빌리아드 룸에서 1시간, 아리가 피곤해하면서 돌아가자고 했다. 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