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43-썸머캠프 첫날, wading poor, 스컹크 이야기

천마리학 2012. 5. 30. 17:15

 

 

 

*2011822()-썸머캠프 첫날, wading poor, 스컹크 이야기

 

843.

Monday, August, 23~14. Clear.

 

오늘은 아리가 Grange Pa가에 있는 University Settlement Ladybugs 캠프가 시작되는 첫날. 9시까지.

첫날이라서 엄마와 도리 그리고 할머니가 함께 갔다. 95분 전.

1층의 대강당 안은 볼을 가지고 뛰어노는 아이들로 왁자했고 활기찼다.

아리는 여기서도 나이가 가장 어린 축에 든다. 마침 같은 또래의 Oliver라고 하는 아이를 만났다. 올리버는 좀더 적극적으로 아리에게 접근하는데 비하여 아리는 말없이 머뭇거리기만 했다. 볼을 골라 놀게 하는데도 여전히 소극적. 그래서 할머니가 일부러 올리버와 볼을 주고받으면 아리의 기분을 부추켰다.

겨우 추슬러서 놀게 하는데, 아리는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노는 방법이 약간 다르다. 볼을 고를 때부터 바스킷 볼을 고르더니 다른 아이들처럼 차고 노는 것이 아니라 볼을 골대에 던져 골인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아리보다 조금 큰 아이들이 하고 있었다. 아리에겐 버거운 운동이다.

한참동안의 망서림 끝에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볼을 세 번이나 바꿔치기 했다. 중간 사이즈의 볼로 던져 올리다가 두 번은 골인! 할머니가 환성을 질렀다. 아리도 드디어 기분이 살아나며 할머니와 하이파이브!!

 

 

 

모여있는 아이들 속의 아리. 초록색 티셔츠의 뒷모습.

 

 

 

선생님이 나와 아이들을 둥그렇게 앉혀놓고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을 문 근처에서 보다가 돌아오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데 안쪽에서 아이의 외침소리가 들렸다. 그것을 빌미로 엄마와 도리는 기다리고, 할머니가 대강당으로 되돌아갔다.

수많은 아이들이 강당 끝 쪽의 벽에 줄늘어 붙어 서있었다. 선생님이 무슨 말인가를 하자 아이들이 우우우 맞은 편 벽을 향하여 달려가서 다시 줄 늘어선다. 그 속에서 작지만 아리가 재빠르게 뛰어 가는 것을 봤다. 다시 반대편으로, 다시 반대편으로. ··· 서너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번엔 술래 두 명을 정해서 중앙에 세웠다. 7, 8세 되어보이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였다. 달려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그 술래에게 잡히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또 다시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와아~ 맞은 편 벽 쪽으로. 함성과 함께 달리는 속에서 아리의 눈빛이 반짝이며 야무지게 달렸다. 그런데 두 번 째 할 때 아리가 중앙 부근에서 넘어졌다. 술래를 피하느라고 옆으로 와아~ 비켜가며 달리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아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맹렬하게 달려 벽에 도착했다. 큰 아이들 속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아리는 매우 재빠르고 적극적인 평소의 모습이었다. 8, 9세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아리 옆으로 가더니 아리에게 무슨 말인가를 했다. 유심히 봤더니 괜찮느냐고? 아리를 다둑이며 미안하다고 하는 눈치였다. 아리의 팔과 어깨를 살피고 만져주면서 거듭해서 괜찮느냐? 미안하다고 하고 아리는 괜찮다고 했다. 그러다가 이내 선생님의 지시가 내려지자 또 다시 달려서 맞은 편 벽 쪽으로 가느라고 아이들 속에 휘말렸다. 거의 다 도착하는 지점에서 아리가 넘어졌다. 얼른 일어나서 벽에 붙어 섰다. 아리가 아주 잘 적응하고 있었다. 대견하다. 큰아이들이 많아서 치이기도 하고 가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아리도 잘 대응하고 또 큰 아이들도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소 안심이 되었다. 건을 떠올렸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을 떠올렸다. 씁쓸!

 

 

 

낯설고, 제일 작은 축에 들지만 나름대로 혼자서 놀이를 시도해본다.

 

 

오후에 픽업은 B(지하1)B3에서 오후 3시부터 430분까지 해야한다기에 B3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1040, 이로써 오늘 운동을 한 셈이다. 오후에 픽업하면 된다.

현재의 날씨다. 새벽 6시경보다 최저기온이 1도 내려갔다. 블로그방문자는 495, 흐음^*^

 

할머니가 컴작업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올라왔다.

이번 9월부터 아리를 보낼 예정인 Ogden School의 오전반 선택하지 않고 변경시킬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후반으로 바꾸면 오후반이 끝나는 330분 이후의 프로그램.

매일 530분까지 수영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요일마다 바꿔가며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늘 오전에 갔다가 알게 된 정보였다.

-컴퓨터, -스포츠, -댄스, -쿠킹, -아트.

매일 $9의 비용이 들고, 530분에 픽업을 하면 된다.

대신 오전엔 집에서 캐어를 해야 한다. 말하자면 오전 내내 아리를 캐어해야하는 것이 미안해서 할머니의 의견을 묻는 것이다. 하지만 아리의 교육상 좋을 것이라면 감수해야지 않는가.

방과 후 프로그램에 가지 않는 대신 데이캐어를 신청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경까지 온종일 밖에서 보내게 된다.

보낼 예정인 Ogden School의 오전반에 등록을 하면 Ogden School의 킨더가든에 다니는 아이에 한해서 데이케어 등록을 받아주는데, 킨더가든 수업이 오전 수업이 끝나면 역시 같은 Ogden School 내에 있는 데이케어에서 픽업을 해서 간식도 주고, 오후 6시까지 케어를 해준다. 비용이 $900 정도 든다. UT 소속인 OEIG나 아리가 전에 다녔던 같은 데이케어는 $1,400 인데 비하여 싸고, 우리집에서 거리도 가까워 꼭 스트리트 카를 타지 않아도 된다. 이번 96일부터 시작되는 학기부터 Ogden School의 킨더가든으로 바꾼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학교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2~3년 안에 좋은 지역의 단독주택으로 이사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터에, 2~3년 동안의 평판이 낮은 킨더가든에 보내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이사한 후에 그 지역의 좋은 학교로 보내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Ogden School이라고 해서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근처에 Grange Park에 인접하여 University Settlement는 어린이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어린이부터 성인용 프로그램이 많았다. 스파다이너 근처여선지 주로 중국인들의 이용이 많은데, 중국의 파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에 보니까 Grange Park의 이곳저곳에서 타이치를 하는 그룹들이 셋이나 있었다.

 

또 토요일에도 여전히 한국 킨더가든에 보낼 예정이므로 아리도 바쁘다.^*^

 

오후 430분까지인 픽업타임에 맞춰 할머니 혼자 컴퓨터작업을 멈추고 부지런히 갔다. 건물안으로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뒤에서 할머니~’하고 부르는 아리 목소리에 돌아봤더니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공원에서 놀면서 픽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내미는 노트에 픽업 사인을 하면서 오늘 아리가 어땠느냐고 물었더니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수영을 하지 않았는데 내일 하니까 수영복을 가져오라고 하기에 공원 내에 있는 노천의 웨이딩 풀(wading poor-공원 안에 있는 어린이 물놀이터), 엄마 말에 의하면 건물 내의 큰 수영장은 큰 아이들이 하고 아리처럼 어린아이들은 공원의 수영장에서 한다고 했는데···?

앞장 서는 아리를 따라 B층으로 내려갔다. 거기에 백팩이 있다는 것이다. 아리는 벌서 건물의 구조를 파악하고 있었고 매우 활기가 넘쳐있었다. 캠프가 좋았던 모양이다. 다행이다.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반대편 벽을 향하여 달린다.

 

 

 

백팩을 가지고 나오면서 아리는 바스킷 볼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대강당으로 갔더니 문을 닫는 중이었다. 아쉬워하는 아리를 달래기 위하여 건물 입구와 연결되어있는 G층의 로비에서 내려다보이는 B층의 수영장을 유리창문에서 한동안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형 수영장이다.

집에 가지 말고 놀자고 조르는 아리와 함께 다시 공원벤치에 앉아서 엄마가 싸준 고구마지짐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노는 것도 좋지만 그저 놀고 싶어 안달인 들떠있는 아리를 잠재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아침에 싸준 쿠키와 포도, 베이글 반쪽 중에서 베이글은 먹지 않았다. 조그만 오렌지 한 개가 있었는데 그건 학교에서 간식으로 준 모양이었다.

먹고 놀자. 그래야 힘도 있고 스트롱 해지지···”

달래어서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오늘 재미 있었어?”

"

"누구, 친구도 사귀었어?”

맥스!”

, 그래? 몇 살이야?”

씩스.”

, 아리보다 많구나. 올리브는?”

?”

아침에 강당에서 만났었잖아. 그애 엄마랑. 아리랑 동갑이었는데···”

갸웃둥. 역시 아이들도 각자 통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친구를 만들었다니 그것도 다행이다. 아리는 처음엔 언제나 수줍어하며 말없이 살피기만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사람을 좋아해서 일단 탐색이 끝나면 스스로 말을 걸고 놀이를 청하는 스타일이다.

 

 

달리는 중에 어떤 여학새이 아리를 친 모양이다.

아리보다 큰 여학생이다.

그 여학생이 와서 아리에게 사과하고 있다.

아리는 수줍은듯, 괜찮다고 했다.

 

 

 

오늘 무엇을 하고 놀았느냐고 물었더니, 아리가 두 팔을 벌리고 눈을 감고 원, , 쓰리··· 텐까지 새고나서 눈을 뜨고 술래를 잡는 놀이의 시범을 보였다.

아리의 채근이 열화와 같다. 할머니가 무릎이 아파서 달릴 수 없다고 했다.

할머니, 노런, 져슷 워크, 아리 혼자 달려. 유노 할머니? 워크, 져슷 워크! 오케이?”

이렇게 강력한 협상이 있을까?^*^

 

술래잡기를 하고, 마침 얼마 전에 어린이 페스티벌이 있을 때 엄마랑 건이랑 와서 돗자리 깔았던 잔디밭에서 열 살이 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발로 축구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 아이는 공을 킥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페인트 모션만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제법 노련했다.

곁에서 보던 아리가 접근, “캔 유 플레이 위드 미?”

그 아이가 으아해서 아리와 할머니를 번갈아보면서 ?’ 하고 되물었다. 꼬마가 지금 무슨 소리냐? 나 하고 놀자고? 하는 것 같았다.

아리가 다시 반복해서 말했다.

캔 유 플레이 위드 미?”

아하! 그 애가 알아듣고 오케이 했다.

그 아이는 날랜 발놀림으로 거의 페인트 모션을 거듭하는 사이로 아리가 볼을 뺏을 시도를 한다. 어쩌다가 볼이 걸리면 찬다. 그러나 약하다. 그래도 아리는 좋아한다. 그때마다 얏호! 아하하하! 하면서 할머니를 향하여 기분 좋다는 표현을 한다.

그 아이는 아리를 배려해가면서 놀아주어서 고마웠다.

 

 

 

혼자서도 열심히 농구볼을 가지고 놀아본다.

 

 

 

아리는 결국 샌들을 벗고 양말 차림으로 열심이었다. 그러나 양말발로 차니까 더 아픈 모양, 딱딱해 하기도 했다. 처음엔 다소 굳어진 모습으로 볼을 점유했지만 점점 풀어지면서 아리에게 기회를 조금 더 주는 듯 했다.

캔 아리 킥 더 볼?”

어쩌다 발에 걸리는 볼이 양이 안 찬 아리가 볼을 차보면 안 되겠느냐고 주문했다.

슈어.”

페인트 모션을 멈추고 아리의 발 앞에 볼을 놓아주었다.

샌들을 다시 신고 힘껏 찼다. 놀 때보다 멀리 나갔다. 그 아이가 다시 놓아주었다. 두 번을 더 반복했다. 하하하하, 얏호!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할머니에게로 오는 아리에게 그 아이가 더 하겠느냐고 물었고 아리가 다시 가서 몇 번을 찼다.

 

아리가 수영장으로 가자고 하면서 서슴없이 앞선다.

그 아이가 바이하고 말했다. ‘아리, 형에게 바이, 땡큐, 해야지.’ 아리가 바이 땡큐를 하고 수영장으로. 수영장에는 아리 또래의 여자아이가 비키니를 입고 아빠와 함게 물속 달리기를 하고 있었고, 엄마와 이모인 듯한 가족들이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아리가 그냥 있을 리 없다. 수영을 하겠다고 졸라댄다. 시간도 오후 6시 가까이 됐고, 바람도 약간 불고, 할머니도 힘들고, 그래서 집으로 가자고 했지만 막무가내. 결국 수영복을 갈아입혔더니 방방 뛴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으레히 관심을 갖고 시선을 뺏기는 아리가 오늘은 왠일로 그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혼자 논다. 할머니가 준비, ! 하는 구령에 맞춰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물속을 뛰고, 오른 쪽으로! 왼쪽으로! 하는 지시대로 달리면서 신이 났다. 그렇게 30분쯤 놀때 그 여자이이 가족들이 떠나자 아리도 고만 하겠다고 한다.

 

 

 

볼놀이를 좋아하는 아리.

시도해보는 슛!

 

 

 

돌아오는 길을 Ogden School 앞으로 오는 길을 택했다. Ogden School 의 운동장에 돔형의 철봉과 스탠드 철봉이 있었다.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아리가 먼저 스탠드 철봉에 가서 멍키바처럼 시도했지만 아리에겐 높고, 간격이 멀어 어려웠다. 할머니의 어깨를 딛고 옮아가기를 몇 번 하고 나서 이번엔 돔형의 철봉.

할머니가 꼭대기까지 오르게 했다. 그러나 막상 올라가보니 꼭대기 부분에서 무서워서 오도가도 못한 채, 동작 그만. 할머니 핼프!를 외치면서 굳었다. 이번엔 할머니가 그대로 둘 리가 없지^*^

꼭대기까지 올라가도록 시키면서 돔 안으로 들어가 팔과 다리 짚을 자리를 지시해가면서 어려워하는 아리를 종용했다. 어렵사리 꼭대기에 앉자 기분좋아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엔 내려오는데 무서워하면서 애를 먹었다. 할머니가 계속 이렇게 저렇게 지시에 따라 발과 손을 짚어가면서 중간 아래로 내려오자, 오우, 아이 노우. 니든트 핼프! 혼자서 하겠다고 할머니의 손을 밀어내면서 착지. 그러고나니 자신감이 생긴 모양. 할머니가 더 많이 피곤해졌고 시간도 늦어 내일 다시 와서 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만 가자고 했더니 오히려 이번엔 아리가 한 번만 더! 하고 기어올랐다. 녀석!^*^ 늘 이런 식으로 할머니는 아리를 키우왔다.

돔에 오르기를 하고나서 스탠드 철봉을 다시 할머니의 어깨를 밟고 끝내고나서야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지만 옆에 있는 오르막 내리막에서 장난을 치는 아리를 완전 떠나게 하는데는 정말 힘이 들었다.

아리의 놀거리는 또 있었다. 근처인 스파다이너 에비튜 코너에 tell 회사에서 근래에 설치한 대여용 자전거 설치가 자전거 한 대도 없이 빈 채로 있었다. 그 사이를 아리는 할머니, 이거 봐.’소리쳐서 할머니의 시선을 잡은 후, 직 잭으로 걸었다. 역시 할머니가 알려준 방법이다. 할머니가 가르칠 땐 힘이 들때도 많고 또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문득문득 잊을 것 같은 행동이나 말들을 아리 스스로 할 때는 기특한 생각과 함께 뿌듯하다.

 

 

 

혼자서도 열심이다.

역시 놀이에는 최고!

 

 

 

걸어서 집까지 오는 동안에 있는 맥도널드도 장애물이다.^*^

할머니, 아리 배고파! 치킨 너겟 먹고 싶어!”

맥도널드를 먹이지 않는 설명을 장황하게 해가면서, 다른 이야기를 꾸며가면서··· 맥도널드를 많이 먹으면 뼈가 약해지고, 뱃속에 저엄(세균)이 생겨 나중에 배가 아파지므로. 여행 중에 시간이 없거나 먹을 것이 없을 때. 지난 번 하와이 여행할 때 도 아빠가 운전을 계속해야하는데 먹을 시간이 없고 우리는 빨리 잠 잘 곳을 찾아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그래서 맥도널드를 사서 차 안에서 먹었잖아. 바쁜 어른들이나 집에 음식이 없는 사람들이 먹는 것 ··· 등등, 이유를 꾸며대며 집에 가서 엄마가 차려놓은 음식을 먹자, 했더니, 할머니는 먹지 말고 아리 혼자만 먹겠다고 한다. 말하자면 몸에 해롭다고 해서 한 말이다. 녀석!

사실 평소엔 먹지 않던 맥도널드를 지난 번 하와이 여행에서 먹었었다. 맥도널드 앞을 지나오면서, 맥도널드를 잊게 하기 위하여, 또 피곤해지고 잠이 와서 걷기 힘들어하는 아리를 집까지 걷게 하기 위하여 다른 이야기까지 꾸며 하게 되었다. 이야기를 끝내었더니 다시 해달라고 해서 반복했다.

 

집에 돌아왔을 땐 이미 7시가 넘었고, 아빠는 퇴근해있었고, 엄마는 할머니 좋아하는 쌈밥식탁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랑쥐 파크로 가는 길에 피어있는 족도리꽃

 

 

 

<스컹크 이야기>

어떤 아저씨가 공원에 산책 나갔어요. 그런데 어디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흠흠, 이거 무슨 냄새기? 푸푸 냄새 같은데 하면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펴봤어요. 그때 뭔가가 휙 지나가는 것을 봤어요. 다람쥐와 비슷한 동물이 아저씨를 지나서 나무위로 올라가는 거였어요. ? 저게 뭘까?

그 동물이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아저씨를 내려다 봤어요. 아저씨는 그 동물이 궁금해서 잡고 싶어졌지만 나뭇가지가 높아서 손이 닿지 않았어요. 그래서 막대기를 찾아서 나뭇가지 위로 뻗었어요. 닿을 듯 말 듯 닿지 않는 거예요. 깨금발을 딛기도 해가면서 폴짝폴짝. 그런데도 닿지 않았어요. 또 던졌어요, 또 안 맞았어요. 이번엔 바람이 불어서 나뭇가지가 흔들린 거예요. 에잇! 아저씨가 화가 났어요. 그래서 이번엔 들고 있던 막대기를 그 동물을 향하여 던지기로 했어요. 안 맞았어요. 집중! 다시 던졌어요. . 이번엔 맞췄어요. 막대기가 그 동물의 엉덩이에 맞은 거예요, 그 순간, 아주 고약한 냄새가 풍겼어요. 조금 전에 맡은 냄새였어요. 그 동물은 더 높은 위쪽의 가지로 옮겨 앉아서 아저씨를 보고 있었어요. 더욱 화가 난 아저씨는 그 동물을 노려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머리가 흔들흔들 어지럽고 점점 정신이 몽롱해졌어요. ,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다가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 때 저쪽에서 어떤 다른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보았어요. 그 아저씬 닥터였어요. 왜 그러세요? 여보세요? 정신 차리세요! 했지만 정신을 잃고 쓰러진 아저씨는 아무 말이 없었어요. 정신 차리세요, 어디가 아파요? 닥터 아저씨가 흔들어대니까 겨우 눈을 뜬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코를 푸푸 튕겨대었지만 닥터 아저씨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손가락으로 코구멍을 튕기는 시늉 푸푸에서(깔깔깔)

그게 뭐예요? 자꾸 물었더니 이번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거예요. 닥터가 이상해서 아저씨가 가리키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나뭇가지 위에 있는 스컹크를 발견했어요.

아하! 스컹크 냄새를 맡았군요. 스컹크는 자신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답니다. 이제 알았어요. 하고는 가방에서 약과 주사를 꺼내어 그 아저씨 팔에 놓아주었어요. 잠시 후에 아저씨가 깨어났어요.

닥터아저씨는 말했어요. 스컹크는 누군가가 자기를 잡으려고 하면 독한 냄새를 풍긴답니다. 알겠지요?

아저씨는 끄덕였어요.

그러니까 동물을 함부로 잡으려고 하면 될까요? 안될까요?

안될까···.

아리의 대답이다.^*^

끄읏!